소리꽃 (김영환 시조집)

소리꽃 (김영환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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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리꽃, 삶은 굽이굽이에서 길어낸 꽃 닮은 소리, 사람 닮은 시조 편
《소리꽃》은 시조집, 정형의 틀 안에서 자유로운 말의 날갯짓이 살아난다. 고창이라는 땅과 물, 바람과 햇볕이 수만 년을 아주 천천히 북돋은 공간 곳곳을 훨훨도 날아다니는 언어다. 산천이 문자와 문자 사이, 행과 행 사이를 누빈다. 누비며 잘도 고창 땅 사람들의 말쏨씨로 벼려놓았다.

시집 제목으로 붙들려 나온 《소리꽃》은 우리나라 첫 여성 명창 진채선을 읊었다. 여성 소리꾼이 전무한 그그그 시절, 지엄한 법도의 그 정형의 틀 안에서 그 틀을 깨고 천하로 달음질해 나갔던 그의 이야기를 품었다. 그를 낳은 소리의 태로부터다. “얼씨구 절씨구나 백의를 걸치고서/삼천리 금수강산 모두가 하나되어/바닷가 모래언덕에 소리꾼이 모이네” 그가 이룬 첫,의 걸음이 얼마나 많은 소리의 소리로 이어졌는가? 고창이라는 거대한 소리언덕배기에 든든한 사람의 이야기를 틀 안에서 틀 바깥으로 펼쳐내어 놓는다. 우리에게 드리운 역사의 나날, 세시의 풍정, 사람의 향기가 차고 넘치는 제1부 소리꽃을 휘휘 굽이돈다.
가까운 바다, 구시포 바닷가에서 휘영청 풀어내는 사랑가 한 대목이 뒤질세라다. 가을 선운산 고랑을 피비린내로 흘러넘치는 꽃무릇 슬픈 노래로, 서해 검붉은 검푸른 낙조로, 사계절 합장하는 시인의 곁 개이빨산의 합장묵언의 수행으로, 맑은 숨소리는 참당암과 선운산, 도솔산과 곰소만 노을로 또 붉다, 붉다.
3부 상사화 편은, 꽃의 노래편이다. 가을 숲 태우는 그 꽃으로 하여, 명자꽃, 동백, 수선, 목련, 백련에서 해당화, 능소화, 홍련, 장미, 백양꽃, 배롱나무꽃, 위도상사화, 가시연꽃, 백도라지, 아그배꽃, 색에서 색으로 향에서 향으로 그 너머로 활활 불타오른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고향 생각(4부)과 풍경소리(5부)는 사람의 이야기다. 제 낳은 시원 어머니로부터 회한 어린 그림움 편편이 삶의 깊은 고동에서 고동으로 이어진다. 포크가수 박우물의 곡이 붙은 그의 시는 노래로 피어난다. 부록으로 담은 고향 생각과 구시포 바다의 노래를 흥얼, 흥얼거리는 콧소리가 시조집의 매듭을 묶는다. 다시 풀어낸다.

그에게 시란 그렇다. 아주 고운 눈물, 세상 그 어느 촘촘하 채로도 다 걸러내지 못하는 눈물이려니. “나의 시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아픈 삶을 맷돌에 갈아내어 채로 걸러낸 눈물이라고나 말할까 보다.(펴내는 말 가운데서).”
저자

김영환

시조시인.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습니다. 2011년 「대한문학」 시부문으로 등단하였습니다. 한국·전북문인협회 회원, 전라시조문학회 부회장입니다. 2010년 제7회 꽃무릇시화공모전 최우수상, 2014년 제16회 가람 이병기추모 전국시조 현상공모 장원, 2023년 전라시조문학상, 2023년 고창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고창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원목공예 『허강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집으로 『바람과 구름과 비』가 있습니다.

목차

004 - 펴내는글

제1부. 소리꽃
014 - 소리꽃
016 - 감성무(感性舞)에 취하다
017 - 청산에 살라 하네
018 - 그리움 벼리다가
019 - 사계절 고운님
020 - 이별을 내려놓다
021 - 5월의 풍경 -月湖亭舍에서
022 - 공허(空虛)란 무엇인가
024 - 사군자
026 - 이강주
027 - 허강(虛腔)은 말없다 하네
028 - 하늬바람
029 - 충정이 넘쳐나니
030 - 을사년 새 아침에
031 - 단오야 응답하라
032 - 인명사전
034 - 태양은 떠오르고
035 - 안중근 유묵 서각 전시회

제2부. 구시포 바다의 노래
038 - 오동꽃
039 - 구시포 바다의 노래
040 - 꽃무릇 비가(悲歌)
042 - 만월
043 - 자귀나무
044 - 석정의 벚꽃
045 - 서해 낙조
046 - 개이빨산
047 - 갈잎에 잠들다
048 - 참당암(懺堂庵)
049 - 선운산 풍경
050 - 도솔산에서
051 - 곰소만 노을
052 - 선운산 단풍
053 - 선운사(禪雲寺)
054 - 서해랑길에서

제3부. 상사화
056 - 상사화
057 - 명자꽃
058 - 동백꽃
059 - 수선화
060 - 목련화
061 - 백련화
062 - 선운산 꽃무릇
063 - 분홍 상사화
064 - 해당화
065 - 능소화
066 - 홍련화
067 - 장미꽃
068 - 백양꽃
069 - 배롱나무꽃
070 - 위도상사화
071 - 가시연꽃
072 - 백도라지
073 - 아그배꽃

제4부. 고향 생각
076 - 고향 생각
077 - 어머니 1
078 - 어머니 2
079 - 어머니 3
080 - 기다림
081 - 회한
082 - 잠 못 드는 밤에
083 - 나 없어라
084 - 비우고 나니
085 - 사유가 깊어지니
086 - 일상을 돌아보며
087 - 그리움 1
088 - 그리움 2
089 - 그리움 3
090 - 삶이란
091 - 취한 밤이 서럽다
092 - 비움으로 살란다
093 - 멧짐승 소리

제5부. 풍경 소리
096 - 보름달 1
097 - 보름달 2
098 - 새벽달
099 - 갈잎의 노래
100 - 목부작 바라보니
101 - 상현달 비추나니
102 - 봄이 오는 소리 1
103 - 봄이 오는 소리 2
104 - 풍경소리
105 - 파밭
106 - 샘물식당
107 - 과하주
108 - 고구마
109 - 백련사
110 - 그리스로마신화에서
111 - 뭉게구름
112 - 애기단풍
113 - 석곡 목부작
114 - 친구 생각
115 - 기러기 날아가고

부록. 시조 노래
118 - 고향 생각
120 - 구시포 바다의 노래

출판사 서평

[펴내는 글]

시인의 행복

행복하게 산다는 것 누구나 꿈꾸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서부터 살아오는 과정에서 부대끼며 생채기를 아우르고 다듬어서 생기는 추억이 또렷하게 피어나는 응축된 예쁜 시어를 끄집어내 음미해 보는 행복도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한 미소가 절로 피어오르는 피붙이 같은 삶을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으나 인생 여정에서 이상적인 삶은 녹록지 않음이라. 따라서 다양한 사회적, 학문적, 예술적인 분야에서 자기 발전이나 공동체의 삶을 통해 행복이란 단어를 찾기 마련일 것이다.
나의 시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아픈 삶을 맷돌에 갈아내어 채로 걸러낸 눈물이라고나 말할까 보다.
쉽게 말하기 어려운 표현이다. 그 누구엔들 아픔이 없고 응어리진 상처가 없겠는가. 하여 그러한 상처들을 예쁜 언어로 어루만지면 한 편의 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아픔까지도 어루만지며 글을 통해서 동행하는 아름다운 행복이 아닐까. 이게 내가 말하고 싶은 행복이다.
요즘은 시조 짓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어 행복감을 배가하고 있다. 절제된 음보의 함축성에서 주제에 걸맞은 시구를 떠올리는 감정이입에 매료되었을 때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다.
새가 소리를 내 울고 있는 것과 예쁜 소리로 노래하는 것은 같음과 다름이란 분별의 차이 없는 시인의 감정이다.
뭉게구름의 형상이 자연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지워지고 또 다르게 형성된 구름을 바라보듯 행복이란 늘 변하는 시대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속앓이도 하고 삭이며 뱉어내기도 하듯이 시인의 행복이란 갈망과 절망 속에서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짓듯이 시어를 토해내는 일이다.
밤새워 번뇌와 회한에 젖어 추억의 책갈피를 들추다가 지금도 잠들지 못한 낮달을 보면서 한 편의 시를 지어 본다. 이게 시인의 행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