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언어, 감성, 정신’의 삼중주로 빚은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
박준수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
박준수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
박준수 시인이 신작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문학들 刊)를 펴냈다. 그동안 태생적 삶의 뼈아픈 체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아픔을 직시하면서 영원한 사랑과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동경의 시심을 지켜온 시인의 특장이 이번 시집에서 한결 높은 성취를 자아낸다.
어느 날 시인은 표찰을 달고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 가는 나무 한 그루를 본다. “붕대로 감싼 뿌리는 먼 길을 가는 줄도 모르고/암연 속에서 묵상하듯 웅크리고 있다/지하 깊숙한 수맥을 더듬느라 여러 갈래로 뻗은 잔뿌리들,/자갈과 흙 사이에 흐르는 물을 길어/하늘 높이 퍼 올리던 억센 팔뚝에는 힘줄이 전선 가닥처럼/매듭져 있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묘사가 돋보인다. 시인의 관심은 이제 나무가 떠나온 자리로 이동한다. 시적 상념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가 떠난 후 이장한 무덤처럼 황량한 빈 구덩이에/바람이 떨어진 나뭇잎들을 모아 흙의 속살을 덮어준다/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그 자리에/매일 아침 말벗이 되어주던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하루 노동을 마치고 가지 끝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던 노을은/이제 빈 들판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실려 가는 나무 부분」).
말할 것도 없이 나무와 새는 인생의 비유다. 나무가 떠나온 자리, 곧 “빈 구덩이”를 통해 시인은 생명 있는 것들의 ‘터전’이 지닌 의미를 궁구한다.
어느 날 시인은 표찰을 달고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 가는 나무 한 그루를 본다. “붕대로 감싼 뿌리는 먼 길을 가는 줄도 모르고/암연 속에서 묵상하듯 웅크리고 있다/지하 깊숙한 수맥을 더듬느라 여러 갈래로 뻗은 잔뿌리들,/자갈과 흙 사이에 흐르는 물을 길어/하늘 높이 퍼 올리던 억센 팔뚝에는 힘줄이 전선 가닥처럼/매듭져 있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묘사가 돋보인다. 시인의 관심은 이제 나무가 떠나온 자리로 이동한다. 시적 상념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가 떠난 후 이장한 무덤처럼 황량한 빈 구덩이에/바람이 떨어진 나뭇잎들을 모아 흙의 속살을 덮어준다/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그 자리에/매일 아침 말벗이 되어주던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하루 노동을 마치고 가지 끝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던 노을은/이제 빈 들판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실려 가는 나무 부분」).
말할 것도 없이 나무와 새는 인생의 비유다. 나무가 떠나온 자리, 곧 “빈 구덩이”를 통해 시인은 생명 있는 것들의 ‘터전’이 지닌 의미를 궁구한다.
황금물고기를 보았네 (양장본 Hardcover)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