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계엄 이후 122일 동안 쓴 250편의 시
박종화 시집 『계엄수첩』
박종화 시집 『계엄수첩』
2024년 12월 3일, 이른바 ‘계엄 사태’ 이후 122일 동안의 소회를 250편의 시로 기록한 시집 『계엄수첩』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저자인 박종화 시인은 그날 이후 거리로 나섰고 광화문 겨울 천막에서 새우잠을 잤다. 이 시집은 그 현장의 기록이다. 박 시인의 표현으로는 “122일 동안 매일같이 생 날것으로 쓴” 시집이다.
그는 “광화문 겨울 천막에서/잘 때/차가운 등 때문이 아니고/마려운 오줌 때문도 아니고/오직/고통스러운 것은/그 와중에/날마다 시를 쓰는 것”이었다고 ‘자서’에서 고백한다.
시집을 펼치면 ‘윤석열, 이상민, 김상욱, 윤상현, 조경태, 한동훈, 나경원, 최상목, 김민전, 전한길, 지귀연, 심우정’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계엄이 터지고 희비가 교차하던 순간순간의 상황들, 한 시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한 분노와 반성과 희망의 감정이 시구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즉각 생각한다/굳게 결심한다/젊은이들 대신해서/총을 맞아 주자고//살 만큼 살았다고/더 살아서 딱히 할 일도 없다고/입술 물고 서럽게 결심한다”(「계엄이 터졌다」)
“야/내란범들/이리 와서 일렬로 서//내가 한 구절씩 부를 테니 따라서 불러라/부러울 것 없는 나는 정말 상놈의 새끼”(「나는 정말」)
“눈 뜨면 뉴스/이러다가 내가 먼저 미쳐버리겠다//뭘/할 수가 없다//이게/사는 건가”(「이게 뭔가」)
“까면 깔수록/더 소설 같고 영화 같은 사건//이런 영화와 소설을/우리는 현실로 이겨냈지만//승리라는 두 글자로 마감하기엔//아직 끝난 게 없다”(「까면 깔수록」)
광화문에서 계엄 저지와 극복을 위해 함께 싸운 송경동 시인은 이번 시집을 이렇게 추천했다.
“이 시집은 지난 내란의 겨울에 대한 피눈물 나는 시적 기록을 넘어 험한 시대와 광장의 노래꾼으로, 시인으로, 붓쟁이로 살아온 그의 평생이 담긴 눈물과 분노의 결정이기도 하다. 나의 역사이기도 하고, 우리의 역사이기도 한 시편들 앞에서 숙연해진다. 내란 주요 종사자였던 노상원의 수첩에 그려진 세상이 아닌 박종화 형의 『계엄수첩』을 받아들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계엄의 여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민중음악가, 싱어송라이터, 서예가, 공연연출 총감독’ 등 박 시인의 다양한 이력을 한마디로 줄인다면 무엇일까? 그는 다재다능한 사람이지만 그보다 먼저 ‘실천하는 한 시민’이 아니겠는가. 관념이 아닌 현실을, 위선이 아닌 진실을 직시하는 시인의 전언에서, 진심을 담아 전심전력으로 살아가는 오늘 이웃들의 초상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광화문 겨울 천막에서/잘 때/차가운 등 때문이 아니고/마려운 오줌 때문도 아니고/오직/고통스러운 것은/그 와중에/날마다 시를 쓰는 것”이었다고 ‘자서’에서 고백한다.
시집을 펼치면 ‘윤석열, 이상민, 김상욱, 윤상현, 조경태, 한동훈, 나경원, 최상목, 김민전, 전한길, 지귀연, 심우정’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계엄이 터지고 희비가 교차하던 순간순간의 상황들, 한 시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한 분노와 반성과 희망의 감정이 시구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즉각 생각한다/굳게 결심한다/젊은이들 대신해서/총을 맞아 주자고//살 만큼 살았다고/더 살아서 딱히 할 일도 없다고/입술 물고 서럽게 결심한다”(「계엄이 터졌다」)
“야/내란범들/이리 와서 일렬로 서//내가 한 구절씩 부를 테니 따라서 불러라/부러울 것 없는 나는 정말 상놈의 새끼”(「나는 정말」)
“눈 뜨면 뉴스/이러다가 내가 먼저 미쳐버리겠다//뭘/할 수가 없다//이게/사는 건가”(「이게 뭔가」)
“까면 깔수록/더 소설 같고 영화 같은 사건//이런 영화와 소설을/우리는 현실로 이겨냈지만//승리라는 두 글자로 마감하기엔//아직 끝난 게 없다”(「까면 깔수록」)
광화문에서 계엄 저지와 극복을 위해 함께 싸운 송경동 시인은 이번 시집을 이렇게 추천했다.
“이 시집은 지난 내란의 겨울에 대한 피눈물 나는 시적 기록을 넘어 험한 시대와 광장의 노래꾼으로, 시인으로, 붓쟁이로 살아온 그의 평생이 담긴 눈물과 분노의 결정이기도 하다. 나의 역사이기도 하고, 우리의 역사이기도 한 시편들 앞에서 숙연해진다. 내란 주요 종사자였던 노상원의 수첩에 그려진 세상이 아닌 박종화 형의 『계엄수첩』을 받아들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계엄의 여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민중음악가, 싱어송라이터, 서예가, 공연연출 총감독’ 등 박 시인의 다양한 이력을 한마디로 줄인다면 무엇일까? 그는 다재다능한 사람이지만 그보다 먼저 ‘실천하는 한 시민’이 아니겠는가. 관념이 아닌 현실을, 위선이 아닌 진실을 직시하는 시인의 전언에서, 진심을 담아 전심전력으로 살아가는 오늘 이웃들의 초상을 떠올리게 된다.
계엄수첩 (박종화 시집 | 122일 동안 날것으로 쓴 250편의 시)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