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꿈

괜찮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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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은 ‘별들의 파수병’
박노식 시집 『괜찮은 꿈』
박노식 시인이 제6시집 『괜찮은 꿈』(문학들 시인선)을 펴냈다. 그는 이 외에도 두 권의 시화집과 제5시집을 2024년에 펴낸 이력이 있다. 가히 폭발적인 창작열이다. 그는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온몸을 불태우고 있다.

“어느 날은 종일/눈이 비고/주위엔 새소리뿐,/헤어질 사람도/애써 맞이할 얼굴도/없으니,/돌부처 하나를 곁에 둔다.”“나는/여전히 앓고 있다”(「시인의 말」)
저자

박노식

2015년『유심』신인상등단.시집『고개숙인모든것』(2017),『시인은외톨이처럼』(2019),『마음밖의풍경』(2022-문학나눔),『길에서만난눈송이처럼』(2023),『가슴이먼저울어버릴때』(2024-문학나눔).시화집『기다림은쓴약처럼입술을깨무는일』(2024),『제주에봄』(2024).2018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현재화순군한천면오지에서시창작에몰두하며'시인문병란의집'큐레이터로활동하고있다.

목차

5시인의말


제1부상실이큰사람은침묵을일찍배운다
13무늬
14오래흔들리는잎들은
15괜찮은꿈
16산정위의별하나
17폐가
18모과
20슬픔을바다에뿌릴때불두화는눈을뜨고
22그러므로떠나는것은
23시인의이별
24구름의자화상
25나와무관한일
26그해겨울의동호해변
27계절밖으로난길
28연민-고흐의‘sorrow’에대하여
30새들의얼굴을기억하는것은
31가여운날
32가을밤의호수
33침묵

제2부나는우울의집에서태어나오래걸었다
37낙화
38나는낮달을보며외로움을키웠다
39연두
40흰,
42입술을다문꽃
43추함에대하여-송기원선생과백련재에머물때2022.12.9
44어느날의새벽-송기원선생께.2023.5.11.
46슬픔의길
47말투
48그사잇길에외로이서서
49구김이오는일
50아주오래혼자인사람
51부끄러움은어디서오는가-누운여자.1941,이중섭
52저녁은여전히사랑을끌고다닌다
53냉소적인이유

제3부한곳에마음을빼앗기는일은거기에설움이있기때문
57흐린날은생각이멀리간다
58여름의전설
59사과와새
60구름의예언
61빗속에서
62여름밤의별들은모두눈물을흘리지
64안부
65여름이오면
66이미바랜잎들
67달의표정을따라서
68풀벌레소리에귀를열고
69저녁편지
70안개의집
71비켜가는얼굴
72하얀것

제4부한때의상큼한노래는깨어진조각처럼뒹군다
75잊힌얼굴
76백로
77언땅
78눈雪같은그
79늦게아는건
80어떤아픔
81설원
82인내
83강물속에핀꽃
84겨울오후의풍경
85저녁의빗줄기
86입술을깨무는밤
87우리는그동안
88열이레달
89밤
90밤눈


91발문박노식의시집『괜찮은꿈』과운주사의꿈겹쳐읽기_곽재구

출판사 서평

일찍이사랑에대한시편을엮은제4시집『길에서만난눈송이처럼』에서그는“사랑은멀고/꺾인꽃은또꺾이고/나의노동은감옥”(「이른아침,멍하니까마귀울음소리를듣다」)이라고고백했다.시쓰기의치열한현장인그‘사랑의감옥’에서그는달과별,바람과구름,산과호수,꽃과새와나무들과함께지나온삶을반추하고내일의길을모색한다.이번시집은그여과의거름종이를투과한결정들의집합이다.

“맑은날,낙엽을들어하늘을비추면길이보인다//물방울이흘러간자리,내파란만장한길들이실핏줄처럼얽힌자국,살아보려고강물속에서발버둥치는청동오리떼의물갈퀴흔적들,//보이는것은쓸쓸하고깊은것은실체가안보인다”“오늘의푸른잎은어제의낙엽이건네준비애”(「무늬」)

눈에보이는현상은쓸쓸하고깊은실체는눈에보이지않는다.하지만거슬러보면지금의낙엽은어제의푸른잎이었고내일의푸른잎이기도하다.생명과우주의순환을떠올리게하는시간구조는새로운것은아니지만,그시간의강물속에서뒤척이는이랑과반짝이는찰나의의미를절제된언어로낚아채올릴때,그의시는빛을낸다.
가령흔들리는잎들을바라보며“잎마다표기할수없는악보들이숨어서”“나의귀는어느덧소리의애인이되었다”(「오래흔들리는잎들은」)라는구절앞에서독자의귀는나뭇잎처럼팔랑일지모른다.“떠나는것은/한권의책을다읽고표지의아름다움을가만히덮어두는일과같다”(「그러므로떠나는것은」)라는구절앞에서는오래전밀쳐두었던책을다시꺼내펼쳐보게될것이다.
총4부로이루어진이번시집의부제는제1부‘상실이큰사람은침묵을일찍배운다’제2부‘나는우울의집에서태어나오래걸었다’제3부‘한곳에마음을빼앗기는일은거기에설움이있기때문’제4부‘한때의상큼한노래는깨어진조각처럼뒹군다’이다.상실,우울,설움이라는단어도그렇지만,상큼한노래마저도깨어진조각처럼뒹군다는표현에이르면시인과이번시집의정서를어렵지않게짐작할수있다.
시인은“우울의집에서태어나오래걸었다”하지만그“고통이나를키”웠고그고통의향으로“내가존재한다”고노래한다.

“나는우울의집에서태어나오래걸었다”“창공을나는새의날갯짓만큼고통이나를키운셈인데,/나의이마에는새의혀가핥고간꽃잎의흉터가아직도남아있다//떨어진꽃잎은쓸쓸하여도그향은오래남아서내가존재한다”(「낙화」)

그러한믿음으로시인은폐가가된옛집에서“녹슨,붉은못하나를”꺼내들고,“누군가내갇힌문장밖에서머잖아친절한노크로말을걸어올지도모른다”(「폐가」)고희망한다.
시인이노래하는‘괜찮은꿈’이란결코낭만적인것이아니다.폭설로고립된한마리짐승처럼생사의갈림길에서부르는절체절명의노래다.“눈길에미끄러져바둥대던고라니”“여러번무릎을세우려다넘어지고그러나마침내일어서서,애쓰면서제길을걸어갔던거야”(「괜찮은꿈」)
그는고립을자초하는시인이다.별들이가장어두운순간에가장밝게빛나는것처럼그는“별들의파수병”또한자처하는시인이다.

“아주오래혼자인사람은관(棺)속의적막처럼텅빈눈으로꿈을꾼다밤이오면하늘이그를데리고가서별들의파수병으로세우고이른아침에내려보낸다”(「아주오래혼자인사람」)

박노식시인은광주에서태어나2015년『유심』신인상을받았다.시집『고개숙인모든것』『시인은외톨이처럼』『마음밖의풍경』『길에서만난눈송이처럼』『가슴이먼저울어버릴때』등을펴냈으며,2018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