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 문학들 시선 71

무안 - 문학들 시선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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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석면

저자:박석면
전라남도무안군현경면평산리에서태어났다.2022년『무안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무안문협,광주전남작가회의회원이다.

목차

5시인의말

제1부
13맨발십리길
14어머니는종일밭을매셨다
16상사화가또피었습니다
18송도항겨울바다
20망월
22어느면소재지풍경
23넌짝없이도사랑을할수있다지
24정현이묘소가는길
25눈꽃상여
26텃밭옆산모퉁이에
28고구마농사는자식농사다
30풀들의전쟁
32아!이제나도농민이다
34앉을자리가없다
36귀환
37무안
38친구아버지와아들
40수건으로눈을가린채

제2부
45누가무한히서러워하랴
46산모퉁이때죽나무꽃다밟을라
47참깨
48사람농사
50암태도사람들
52동지가선거에서적이되었다
54오사카성
55하루종일봄비가
56시간다보내버리지않았습니까
58대독축사
60말과총알
62갓꽃
64때밀이찬가
67죽은자의세계
68추모식
70토일이
72카프카서점
74물구나무서기
7630작전
78송기원시인의죽음

제3부
83나무에핀꽃만꽃인줄알았다
84수박
86우주는우주의것
88돈도없이성모님께바치는기도
90퍽퍽하고간이잘배지않은
92언제어디에서다시만나랴
94살아남은자의변명
96육아일기
98머리어깨무릎발
99시

제4부
103여자
104동전두개
106가설극장
108껌을씹으면서
110전라도시인
112나의안식처
114사격날나의임무는정찰병이었다
116꽃
1171981년7월18일이후

121발문시의대지를향한대장정_이영진

출판사 서평

학생운동,농민운동의리더
박석면은친형인박석무(다산연구소이사장,전국회의원)의영향으로고등학생때부터자연스레민주화운동의길로들어섰다.‘함성지’사건으로박석무,김정길,이강,김남주등이투옥되면서우리사회의모순을깨닫고이를해결할수있는길을가고자했다.
그는1974년광주일고2학년때유신철폐운동을전개했다.이듬해김상진열사추도식을주도하면서제적당했다.
감옥에서나온김남주는광주장동로타리인근에카프카서점을열었다.군부독재치하의유일한숨구멍이었다.박석면은이곳에서김남주와함께숙식하며책을읽고시를썼다.제적생으로백수와다름없던그가왕성하게시화전과문학발표회를치러낸것도모두이곳에기식할때이루어진일이었다.어쩌면김남주와카프카서점은박석면의또다른고향이자지울수없는내면일지도모른다.
대학진학에실패한그는1977년고향무안으로낙향했다.배종열씨의추천으로전국단위크리스찬아카데미(의식화)교육을이수하고농촌문제의본질,관과의싸움,농민권력향상등을위한농민운동을시작했다.
이력으로치자면그는농민운동사의첫장에이름이올라있는원로다.그는현재광주·전남농민운동역사관건립추진위원장이다.한국농민운동은물론민주화운동의새장을연것으로평가받아온‘함평고구마사건’의중심에도그가있었다.
농협전남지부와함평군농협이고구마전량수매공약을불이행해총160농가가막대한피해를입고농민들이피해보상대책마련을촉구하는상황에서군단위자생적계조직인‘무안농사형제계’를조직한그는1978년선두에서전국73명의전국농민운동가와8일간의단식투쟁에함께했다.이른바함평고구마사건은전국단위단식투쟁돌입으로번졌고결국당국이피해보상금액309만원을보상하고마무리됐다.

김남주시인첫시집발간에도관여
함평고구마사건이후군에서휴가나왔을때5.18을겪은그는1982년전남대에입학했다.이후탈반민속연구회와인사대극회를결성하고공연등문화운동을통해민주화운동에앞장섰다.한편으로그는김남주시인의첫시집『진혼가』의발간에도관여했다

광주항쟁이후3년쯤이지난1984년그가찾아왔다.“야!후배시인이라는놈들이감옥에있는선배석방운동도안하고시집출간해줄생각도안하고뭐하냐!”5월시동인지가두번째로세상에나온지얼마지나지않아서였다.나는담뱃갑은박지에눌러쓴「학살」연작을남도예술회관다방에서읽었다.남주형과함께징역을살던석무형이출감하면서몰래숨겨가지고나온시들이었다.결국‘남민전간첩’김남주의첫시집을내가편집장으로근무하는청사출판사에서출간하게되었다.(이영진시인의‘발문’)

이러한김남주와의인연때문인지이번시집에는「카프카서점」「전라도시인」등김남주와관련한시7편이수록돼있다.

“형님,어쩌면이런일이있을수있어요?/주위의집들이다헐려큰빌딩이들어서고/건설회사사옥이들어서고/고급호텔이들어섰는데/튀김집과카프카서점만이그자리에남아/하나는중국집으로/하나는아메리카노를파는커피숍으로이름만바뀌었다니/정말신기하지않나요/형님의꿈이아직도그곳에남아있는건아닐까요”(시「카프카서점」일부)

“그때는몰랐다/형의물구나무서기운동이/오장육부를바로세우는/단순한신체운동인줄로만알았다/바로서서세상을차마볼수가없어/거꾸로서서세상을보는하나의몸짓이었다는것을/땅에머리를박고거꾸로세상을보지않으면/세상을바로볼수없다는하나의메시지였다는것을/그때는몰랐다/직립보행이낳은문명의병폐를/물구나무서기를통해이겨내고자했던/처절한몸부림이었다는것을”(시「물구나무서기」일부)


시인이영진발문,박몽구표사,화가김경주사진
이영인시인의기록에따르면박석면은3년전부터다시시를쓰기시작했다고한다.그는이번시집을내기까지나이일흔이되도록시인으로살지않았다.하지만그는이미고교시절박몽구,이영진등과<울림>이라는문학동인을만들어맹렬한활동을펼치며시를썼다.‘행동문학’발표회는‘시가무기가되어야한다!’는선언으로당시로서는첨예한주장을펼쳤다.
그는고2때인1974년무렵쓴시10여편과최근3년여동안쓴70여편을친구인이영진시인에게보내출간을상의했고,문학들출판사와인연이되어시집으로출간된것이다.그와중학동기인이영진시인이발문을,화가김경주가인물사진을,그리고박몽구시인이표사를쓰며뜻을보탰다.

“아직도고향에돌아가지못했다/50년을고향에서살았는데/마지막고향엔아직돌아가지못했다”(시「귀환」첫연)

그는50년을고향에서살았지만여전히고향으로돌아가지못했다.그는나이70에시를통한자기갱신과자신을둘러싼세계의부활을꿈꾼다.그의마지막고향은‘시’다.그는“매일아침맨발로십리를간다”하지만그가“도착한곳은/출발했던바로그자리다”

“나는매일아침맨발로십리를간다/산넘고바다건너/어제는조금나루백사장노을길/오늘은감방산둘레길/엊그제는내어릴적뛰어놀던뒷동산에올라갔다/십리를맨발이부르트도록걸어찾아갔지만/그곳에는조금나루백사장도/감방산둘레길삼나무숲도/소나무에매어놓은송아지도/보이지않았다/나는매일아침십리씩걷는데도/내가도착한곳은/출발했던바로그자리다”(시「맨발십리길」일부)

이영진시인은그의시쓰기를고향으로의귀환의식과동일한것으로분석했다.박석면은“50년동안기꺼이제자리걸음의귀환을반복한다.”그럼에도그는아직고향에돌아가지못했다.“자신이설정한고향혹은시,순수한유년의절대공간등이그가이르고자하는귀착지인데이는오직그만이아는시공간이고아직쓰이지않은대지다.”

“이제겨우50년/17살풋내기/고향으로내려와/시에게묻는다/고향가는길을”(시「귀환」마지막연)

추천사

박석면과는고교시절부터‘울림문학동인회’를만들어함께시의밭을가꾸어왔다.그는올곧은생각을굽히지않는성품이면서도풍부한시심을지닌사람이었다.흙과살면서시쓰기를그만둔채살아오는모습을항상안타깝게여겨왔는데,나이70이되어서야첫시집을내다니참으로기쁘다.거짓이없는흙과함께하는시정신으로그만의시적영토를넓히길빈다.
_박몽구시인

박석면은긴익명성속에서‘그냥거기있었다.’그렇다.농부박석면의시와삶은평범과특별함이분리되지않은채물처럼무심히흘러간다.바닥에깔린둥근자갈들의색감을온전히드러내며목마른곳을향해움직일뿐이다.언제나‘타는목마름’으로고통스러웠던갈증의시대,스스로물이기를자처해온사람들의헌신과희생으로역사는한매듭씩앞으로나아갈수있었다.박석면그의시가그런물과함께오래도록흘러가기를.
_이영진시인,「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