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엄지발가락

안녕, 엄지발가락

$10.00
Description
꽃밭을 뛰노는 아이, 텃밭에 잠든 고구마, 임대공고 붙인 새집, 상상임신한 고양이, 눈인사 건네는 엄지발가락까지-
유진 시인의 첫 동시집 『안녕, 엄지발가락』은 ‘살며시 웃고, 조용히 울리는 삶의 노래’입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서 발견한 작고 따뜻한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낸 이 시집은, 농사와 교육, 생명과 연대, 계절의 숨결까지 품고 있습니다.
도시를 떠나 남해로 귀촌해 작은 텃밭을 가꾸고, 길고양이와 공존하며, 아이들과 논둑길을 걷고, 벚꽃잎을 삼키며 소원을 빌었던 시인은 말합니다.
“나는 시를 품고 살았다. 밭일하며, 길고양이와 이야기 나누며, 시는 자주 찾아왔다.”
유년의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아름답고 진실한 삶의 언어.
그림은 없지만, 마음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피어나는 동시집입니다.
저자

유진

부산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공업디자인을공부했다.아름다운가게(마산)와꽃피는학교(양산,대안초등학교)에서일했다.5년간담임을한아이들과산과들에서신나게뛰어놀며공부했고,자연농으로벼농사를지었다.이아이들과함께한5년은평생잊지못할추억이되었다.지금은자연이좋아귀촌해서남해에산다.손바닥만한텃밭에서농사짓고채식하며산다.시에푹빠져틈틈이시집을읽고시를쓴다.많은사람이시를쓰고읽는다면,세상은그만큼평화로워질것이라는상상을하며더나은세상을꿈꾼다.

목차

시인의말

1부.나무들의수다

봄이오면016우수1017우수2018
정월대보름에019하늘맑고푸른날에020
어느늦은여름날021입추022가을023
가을햇살024가을밤025단풍026
늦가을에숲길을걸으면027늦가을에는028
입동029어느새030

2부.손에손잡고

어느밤034임대공고035냉이036
어느봄날037손에손잡고038일기예보039
잡초와잡놈040뜨끔041수수밭에서042
찬서리내린어느날043나도모르게044
배추흰나비애벌레에게045재개발046
나도농부047남의집파리048
함께산다는건049문득050헛웃음051
수술중이다054흔적055
남해가는골에서1056남해가는골에서2057
선물058아침인사059믿거나말거나1060
믿거나말거나2062
삼동면복지회관목욕탕에서064
가만히보다가065
남해옥수수빵가게‘콘이,코니’1066
남해옥수수빵가게‘콘이,코니’2068
나는070

3부.꽃피는학교에서

눈인사074꽃피는학교075
아이들과나076돌아가는길078
동생태어난날079틀린글자찾기080
소원082전학첫날084현충일086
머털이088머털이의선물092
씨앗093학교앞도로에서094
벼털던날096할머니냄새098
밥도둑099행운100

4부.마음이흐려도좋은까닭

행복은104달라도닮아도105
황금알을낳는거위106애쓰지않아도107
첫사랑은108돌고돌아서109
시가찾아오는속도110그봄날112
멀고먼길113먼지114그아이115
간장종지1116간장종지2117균형118
벌초119부작용120큰용기121
마음이흐려도좋은까닭122오늘부터123

_시인의산문

단군신화에나오는곰처럼126

출판사 서평

시가삶이되는자리에서피어나는동시
유진시인의동시집『안녕,엄지발가락』은‘그림없는동시집’이라는이름처럼,
화려한장식없이맑고단정한말로삶의결을따라간다.
텃밭과길고양이,아이들과함께한시간,계절의변화,땅과하늘사이의숨결-
그모든것이이시집에서는동시가된다.
이동시집의가장큰미덕은자연과생명을대하는섬세한시선이다.
배춧잎에앉은애벌레를옮겨주며나비를기다리는마음,
거미집을걷어내며재개발을떠올리는장면,
파리채앞에서갈등하는내면의윤리까지.
작가는작은행동하나에서도도덕성과생태감수성을포기하지않는다.
또한이시집은‘동시’가어린이를위한장르라는통념을넘어서
‘삶의시’를지향하는동시의가능성을보여준다.
아이들에대한애정,자연에대한경외,타자에대한배려가
과장없이담담하게서술되며,그진정성은오히려강한울림으로다가온다.
‘엄지발가락’이라는제목의시에서시인은
구멍난양말사이로삐죽나온아이의엄지발가락에눈길을주고,
그아이와눈마주치며말한다.“안녕,엄지발가락.”
그인사는단순한장난이아니라,
보이지않던것을바라보고존중하는시인의태도이자,
삶과존재를따뜻하게인정하는문학의인사다.
한편,시집에등장하는아이들과의교육적실천은
시인이걸어온길의증거이자,시의토양이다.
‘꽃피는학교’에서아이들과보낸시간은시속에실명혹은별명으로등장하며
시를단지쓰는일이아니라‘사는일’과연결시키는중요한토대가된다.
이시집은말하자면,‘느린문학’이다.
삶을조급하게재촉하지않고,자연의속도에발을맞추며,
오래들여다보고오래기다리는태도가스며있다.
무지개다리를건널까말까망설이는마음,
벚꽃잎한장을잡고조용히삼키는소원,
상상임신한고양이를품에안고잠드는시간.
이런순간들이야말로오늘날동시가놓치지말아야할감각이다.
『안녕,엄지발가락』은어린이뿐아니라어른에게도필요한시집이다.
이시집은말한다.
‘좋은시는,당신이조금더좋은사람이되기를바라며말을건넨다’고.
그말을조용히받아안을줄아는이들에게,
이시집은잔잔하면서도깊은울림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