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주렁을 달고

주렁주렁을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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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교사이자 시인인 황점태의 첫 동시집 《주렁주렁을 달고》는 자연과 사람, 노동과 일상, 말과 마음이 어우러진 정갈한 세계를 보여준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아버지의 땀, 어머니의 손, 할머니의 눈빛이 사과나무 가지처럼 한 편 한 편 시로 달려 있다.
〈코스모스가 폈대〉에서 ‘내 이름 처음 듣던 날’의 설렘을, 〈주렁주렁을 달고〉에서 ‘아빠의 가을엔 주렁주렁이 있다’는 노동의 깊이를, 〈사과나무 불빛〉에서는 세대를 이어 타오르는 사랑의 불씨를 만날 수 있다.
이 동시집은 ‘삶의 풍미’를 노래한다.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단순히 밝고 맑지만은 않다. 땀과 수고, 기다림과 떫은맛이 스며 있을 때 비로소 달콤한 맛이 완성된다는 것을 시인은 알려준다. 《주렁주렁을 달고》는 세대와 세대, 자연과 인간이 서로에게 열매를 내어 주는 시집이다.
저자

황점태

별과나무가많은경북영천
우물이있던집에서자랐지요.
어린동무들과소소한이야기를나누고살아요.
그들덕분에내마음이지금도조금씩자라고있거든요.

2018년《어린이와문학》동시등단.

출판사 서평

98퍼센트의단맛과2퍼센트의떫은맛으로완성되는삶의풍미
-황점태동시집《주렁주렁을달고》

황점태시인의첫동시집《주렁주렁을달고》는‘풍미(風味)’의시학을보여준다.시인은아이들의세계와어른들의노동,자연의시간과인간의손길을잇는섬세한감각으로일상에스며있는시의결을길어올린다.
“사전에는없어요/가을엔있어요”(〈단풍깻잎〉)라는짧은문장은그자체로시인의세계를설명한다.언어로정의되지않는것들,그러나삶속에실제로존재하는것들-그것이황점태동시의뿌리다.
〈주렁주렁을달고〉에서“그냥오는주렁주렁은없”다는아버지의사과나무는노동의성실함과삶의인내를상징한다.땀과태풍,벌레와무더위를견딘끝에맺힌‘빨간얼굴의주렁주렁’은단지과실이아니라,가족의시간과사랑의결실이다.이처럼시인은사소한일상속에서인간과자연의조화로운관계를발견한다.
〈타타타경운기〉의경쾌한리듬은자연과인간이함께타고가는인생의경운기를연상케한다.“귀뚜라미먼저구석에자리잡고/여치폴짝올라타고/메뚜기훌쩍날아타고”라는연에는존재의차이를허물고모든생명을환대하는시적감각이깃들어있다.
이시집의후반부로갈수록세대의기억이이어진다.〈사과나무불빛〉의아버지,〈작약밭〉의어머니,〈오래전일기〉의할머니가전하는따뜻한손의교훈은말보다깊다.그것은“아버지눈에서내눈으로옮겨지는말간불씨”로남는다.황점태의동시는바로이불빛-말로다하지못하는사랑과전승의온기를지켜낸다.
《주렁주렁을달고》는자연과인간,어린이와어른,과거와현재를하나의큰나무로세운시집이다.그나무에는언어의열매가주렁주렁달려있고,삶의맛이농익어있다.시인이“여린꽃으로피어작고어린열매를달았다”고고백했듯,이책은첫결실의기쁨과겸손을함께품은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