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투명한마음들이모여이룬커다란기적,삶의기록이주는뭉클한감동
우리는언제부터마음을숨기는어른이되었을까요?뙤약볕아래서있는미국송충이를보며“나방이되어빨리날아가버리면좋겠다”고나무의마음을헤아리고,“점점짧아져도주인을위해목숨을바치는”연필의몽당한몸뚱어리에서숭고함을읽어내는이기특한시선앞에서,어른들의굳은마음은툭하고무장해제되고맙니다.
《시가되어펼쳐지는노안아이들이야기》는나주노안땅에서자라나는아이들이연필을쥐고꾹꾹눌러쓴날것그대로의눈부신성장의기록입니다.초등학교3학년동생들의풋풋하고엉뚱한상상력부터,어느덧삶의무게를가방에비유할줄알게된중학교1학년들의깊어진사유까지,시집속에는저마다다른빛깔의나이테들이자라나고있습니다.
무엇보다감동적인것은이시집이이뤄낸‘연대’의가치입니다.매일다른교문을통과하던아이들이문학이라는다리위에서만나서로의목소리에귀를기울였습니다.혼자쓰면외로운일기였을글들이,함께모여시가되고책이되는과정을통해아이들은‘나도누군가의마음을움직일수있는소중한사람’이라는커다란용기를얻었습니다.
발표차례가올까봐두근거리는마음,먼저떠나보낸강아지를향한그리움,엄마의잔소리뒤에숨은쌘불꽃같은진심을알아채는영리함까지….이책에담긴84개의마음은세상그어떤화려한문장보다풋풋한울림을줍니다.지치고메마른일상을살아가는모든어른들에게,그리고나만의나이테를만들어가고있는세상의모든아이들에게이다정하고투명한시집을선물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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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되어펼쳐지는노안아이들이야기
푸른여름이시작되던지난6월,노안의아이들은한자리에모였습니다.
노안초등학교,노안남초등학교,노안중학교학생들이학교라는이름보다'함께배우는이웃'이라는이름으로만나시를읽고,시인을만나고,서로의이야기에귀를기울였습니다.그리고마음속에품고있던각자의생각과소중한감정을한편한편의시로피워냈습니다.
시는특별한사람만이쓰는것은아닙니다.세상을바라보는따뜻한눈,친구를생각하는마음,가족을향한사랑,그리고오늘을살아가는우리학생들이자신의이야기를솔직하게글로표현할때이또한한편의시가됩니다.
이번동시캠프에서아이들은다섯분의시인과함께시를만나고,시와놀고,직접시를쓰면서자신의마음을표현하는소중한시간을가졌습니다.초고를쓰고,함께다듬으면서낭독과시화활동을거쳐완성된작품들은저마다다른빛깔을지닌세상에하나뿐인작품이되었습니다.
이책에담긴시들은문학적인완성도를겨루기위해쓰인글이아닙니다.아이들이세상을바라보는시선과순수한감성,그리고성장의순간이고스란히담긴삶의기록입니다.한편한편을읽다보면아이들의웃음소리가들리고,작은고민과설렘,따뜻한꿈도함께만나게될것입니다.
무엇보다이번시집은노안생활권역내학교학생들이함께만들어낸교육공동체의아름다운결실이라는점에서더욱뜻깊습니다.서로다른학교에서생활하던아이들이문학이라는다리를통해만나함께배우고서로를응원했던시간은오래도록마음속에남을소중한추억이될것입니다.
이번동시캠프에따뜻한가르침을전해주기위해먼길을찾아주신다섯분의시인선생님들,정성껏행사를준비해주신노안초선생님들,그리고아이들의도전을응원해주신학부모님들께깊은감사의말씀을드립니다.
무엇보다용기내어자신의마음을글로써내려간우리아이들에게큰박수를보내고싶습니다.
이작은시집이아이들에게는“나도누군가의마음을움직일수있는사람”이라는자신감을,읽는모든분들에게는아이들의맑고따뜻한시선을다시만나는기회가되기를바랍니다.
2026년여름
노안초등학교장정병렬
책속에서
이응이골을막다
공이가운데구멍으로쏙
들어가
시옷은멀리서골을찼다.
신이나뛰다가
넘어져ㄴ처럼됐다.
미음이이응에게골안막고
뭐하냐고화를내서
뿔이나ㅂ
처럼변했다.
-「자음축구」강한승
도서관에들어온파리
책을간식으로알았나?
이책저책돌아다니며
맛을본다.
책맛을봤는데
배는안부르고
머리만똑똑해졌다.
-「파리」김시원
목이간지러워
긁긁긁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긁긁긁
항상내주변에이렇게
있기없기?
그만따라와모기
언제쯤갈래모기
제발좀저리가모기
내심장에불질러놓고
모기는여전히
나만좋아하지
-「모기」김건우
내가만든캐릭터
아무도따라할수없지.
누군가는베꼈다고해.
하지만나는알아.
이캐릭터는세상에하나밖에없는
나만의캐릭터라는걸.
노란귀에점박이옷
바로내가만든캐릭터
‘도리’야.
-「나의캐릭터」강기윤
2024년10월초
처음으로간수련회다
친구들과같이놀생각에
신이났다.
2025년3월초
그레스타드게코도마뱀을분양받으러간날
심장이풍선처럼터질것같았다.
나에게생명이왔다.
2026년3월초
어제드디어중학교에입학했다.
새로운친구들을만날생각에
학교를가기전부터설렜다.
-「나만의3대뉴스」김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