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

$15.16
Description
“좋은 시에는 신이 주신 문장이 들어 있다”
시인 나태주가 뽑은 국내 명시
103편의 눈부신 위로
“좋은 시는 평생 내 삶에 울려 퍼지는
찬란한 종소리와 같습니다.”

국민시인 나태주가 한평생 가슴에 품어온 시 103편의 울림을 전한다. 그의 첫 시 해설집인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는 병마와 싸우며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시인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자신을 일으키고 희망을 찾게 해주었던 국내 시들을 수록했다.
이번 두 번째 연작 해설집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에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외국 시인의 뛰어난 작품과 국내 문학 거장들의 명시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독자들은 시를 읽고, 시인이 연필로 꾹꾹 눌러쓴 듯한 감상문과 해설을 따라가며 시인의 호흡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깊은 정서의 여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슴 떨리는 사랑의 설렘부터 고즈넉한 산사의 향기와 희망에 부푼 소년의 아침노을 같은 표정, 누군가 서럽게 울며 떠나는 일이 있을 것 같은 흐린 날씨 같은 문장들 그리고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후회와 탄식, 분출하는 열망과 그리움이 함께하는 이 책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는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큰 기쁨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조지훈의「낙화」는 나태주 시인이 젊은 시절부터 입에 달고 살았던 시였다. 힘든 인생 모래알 씹는 것 같은 날들을 살아가며 시를 읊조리다 보면 마음에 물기가 생기곤 했다. 이런 시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 위로였을까. 평생 자신의 2층 방에서만 갇혀서 살았다는 미국 현대 시의 자존심이라 일컬어지는 에밀리 디킨슨. 그의 시 「내가 만약」은 영문학자 고故 장영희 교수가 특별히 사랑하고 아꼈던 시였다고 한다. 러시아의 국민 시인인 푸시킨의「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일찍이 나태주 시인이 결혼을 한 후 신접살림을 차린 신혼부부의 방에도 걸려 있던 문장이었다. 「캄캄한 깊은 잠이」는 폴 베를렌의 시로 그가 연인이었던 랭보를 총으로 쏘아죽인 후 그 사건의 초심 판결 선고를 받은 날에 쓰인 시라고 한다. 짧은 시 문장에 격렬한 마음의 고통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한국 시가 지녀야 할 가장 높은 품격을 지닌 시라고 극찬한 월북 시인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에서는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 높고 깊은 산속에만 산다는 그 아름다운 갈매나무가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시가 한평생 가슴에 남아 기억된다면, 분명 그것은 인생에 울리는 찬란한 축복의 종소리임이 틀림없다. 네가 꽃 한 송이를 피우면 세상 전체를 밝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응원과 사심 없는 위로와 축복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ㆍ 이 책은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나태주 엮음)와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나태주 엮음)에서 저자가 엄선한 시를 모아 다시 엮은 개정합본입니다
저자

나태주

저자:나태주
풀꽃시인나태주
1945년충남서천에서출생하여공주사범학교를졸업하고19세부터초등학교교사가되어2007년공주장기초등학교교장으로정년퇴임할때까지43년동안교직에있었으며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대숲아래서」가당선되어문단에등단한이후,50여년간꾸준한창작활동으로수천편에이르는시작품을발표했다.한국인이가장사랑하는시로「풀꽃」이선정될만큼독자들의적극적인호응을받았다.그동안펴낸책으로시집,산문집,동화집,시화집등200여권이있으며공주문화원장,한국시인협회장등을역임했다.받은상으로흙의문학상,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윤동주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유심작품상등이있으며현재는공주시의도움으로‘나태주풀꽃문학관’을설립,운영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1
서러워마라
머지않아때가온다

눈이온다|신경림14
내가만약|에밀리디킨슨16
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알렉산드르세르게예비치푸시킨18
커브|폴엘뤼아르19
방랑길에|헤르만헤세20
어머니께|헤르만헤세22
너는울었다|이반세르게예비치투르게네프24
좋은약|나태주26
젊은시인에게주는충고|라이너마리아릴케28
등꽃아래서|송수권30
마지막기도|레프니콜라예비치톨스토이33
두번은없다|비스와바심보르스카35
내인생은장전된총|에밀리디킨슨38
집|가브리엘라미스트랄41
행복|헤르만헤세44
청춘|사무엘울만46
시집「풀잎」의서문|월트휘트먼49
아이를얕보지마세요|로버트베이든파월52
연꽃피는날이면|라빈드라나트타고르54
원무|폴포트56
서정시를쓰기힘든시대|베르톨트브레히트58
아내를위하여|이시카와다쿠보쿠61
살아남은자의슬픔|베르톨트브레히트64
나무|조이스킬머66
미뇽|요한볼프강폰괴테68

2
사랑했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할것이라고

이별노래|정호승72
바람의말|마종기74
푸른밤|나희덕76
애너벨리|에드거앨런포79
내가죽거든|크리스티나로제티82
우연|쉬즈모84
상처|조르주상드86
청명한공기|폴엘뤼아르88
핑크|아우구스트슈트람90
첫아침|빌헬름뮐러92
슬픈노래|프랑시스잠94
내사랑은|존스베리96
첫사랑|요한볼프강폰괴테98
선물|기욤아폴리네르100
선물|사라티즈테일102
친구보내고|왕유104
거리에비내리듯|폴베를렌106
구절초|박용래108
외할머니|나태주110
부부|함민복112
가재미|문태준114
밤바느질|이백117
산에서|요제프폰아이헨도르프118
그리움|유치환120
너는한송이꽃과같이|하인리히하이네122
결혼생활|칼릴지브란124
술노래|윌리엄버틀러예이츠126

3
혼자우는
밤을위하여

섬|정현종130
어느무신론자의기도|이어령132
갈대|신경림136
서시|윤동주138
영혼에관한몇마디|비스와바심보르스카140
병病에게|조지훈144
하이쿠|탄타이키147
편도나무에게|니코스카잔차키스148
가을|라이너마리아릴케150
해질녘|다니카와ㅤㅅㅠㄴ타로152
옛날을생각함|요한볼프강폰괴테154
인생의비극은|무명시인156
해질무렵|아우구스트슈트람158
캄캄한깊은잠이|폴베를렌160
숲에게|다니카와ㅤㅅㅠㄴ타로162
취하라|샤를피에르보들레르164
수선화|윌리엄워즈워스167
밤|가브리엘라미스트랄170
가을날|라이너마리아릴케172
저녁별|사포오174
나의방랑생활|장니콜라아르튀르랭보176
쉽게쓰여진시|윤동주178
흰구름|헤르만헤세181
맑은밤의시|소강절183
낙화|조지훈185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백석188

4
희망에는날개가있다

나하나꽃피어|조동화194
풀|김수영196
상승|사를피에르보들레르198
제주바다1|문충성201
때는봄|로버트브라우닝204
삼월|에밀리디킨슨206
상쾌한여행|요제프폰아이헨도르프208
감각|장니콜라아르튀르랭보210
아침릴레이|다니카와ㅤㅅㅠㄴ타로212
서풍의노래|퍼시비시셸리214
희망에는날개가있다|에밀리디킨슨216
산너머저쪽|카를부세218
여행으로의초대|샤를피에르보들레르220
씨뿌리는계절,저녁때|빅토르마리위고224
그런길은없다|메기베드로시안226
능금나무에서|전봉건228
벙어리장갑|오탁번230
다리위에서|이용악233
지금은좋은때|에밀베르하렌235
높은산속의저녁|헤르만헤세238
묘비명|나태주240
살아야겠다|폴발레리242
풀잎|박성룡243
봄의말|헤르만헤세245
용기|요한볼프강폰괴테247
출처248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책머리에

좋은시는언제읽어도좋다
좋은시는언제읽어도가슴이떨리고
가슴이떨리다못해울음이나오게한다
그래서좋은시를읽을때는조그만인내심이필요하다
자꾸만가슴밑바닥에서부터삐져올라오는
울음을달래야하고약간의눈물을다스려야하고
슬그머니그것들을외면할줄알아야한다
그것도하나의기교이고학습
정말로좋은시가세상에있다는것은
살맛없는세상을살맛나는세상으로바꾸는일이고
사람을살리는일이고지구를살리는일이다
그것은결코양념이아니고밥이고반찬이다
서론이아니고본론이고결론이다
오늘은좋은시에게고개를숙인다
고맙습니다몸을낮춰인사를드린다
오래오래함께해주시어감사합니다
앞으로더오래오래함께해주십시오
시들어가는목숨살려주시니감사합니다.

2025년새봄
나태주씁니다.

‘그립고아름답고슬픈눈이온다.’는마지막문장이가슴에남아울렁거린다.커다란종에서울려나온종소리가멀리까지가서사람들마음에맴돌며오랫동안지워지지않듯이.모처럼좋은시를읽는일은그어떤것과도바꿀수없는기쁨이다.
-p.15(나태주,「눈이온다」(신경림)중에서)

이보다힘찬웅변이없다.인생에대한웅변,삶에대한웅변이다.어느날살아가다가지쳤거나우울할때소리내어읽으면좋을문장이다.용기를얻을것이다.스스로반성이될것이다.아,아직은아니구나.아직은가능하겠구나.
-p.19(나태주,「청춘」(사무엘울만)중에서)

조연이있기에주연이있는것이라고생각한다.아무리주연이라해도자기관리를잘하지않으면하루아침에나락으로떨어지고만다.모름지기자기를챙기면서살아야할일이다.아니다.다른사람을챙겨주면서살아야할일이다.
-p.53(나태주,「아이를얕보지마세요」(로버트베이든파월)중에서)

참부드럽고그윽한세상이다.누군가고운한사람,하루종일연꽃송이를바라보고있는것같은,고즈넉한향기가전해진다.시그자체가기도이고명상이고노래다.순결한사랑의고백.우리도이런시를통해조금씩마음이맑아진다.
-p.55(나태주,「연꽃피는날이면」(라빈드라나트타고르)중에서)

괴테란인물을내가제대로알게된것은2007년병원에6개월장기환자로입원해있을때.병세가호전되어병원지하층서점에서책한권을사서읽었는데그책이바로괴테의『이탈리아기행』.그야말로전인적인간.그품이놀라웠다.그것은병으로조그마해진내가더조그마해지는순간이었다.시인으로서의괴테.오로지사랑스럽다.이분은나이를암만먹어도사랑스럽다.꿈을꾼다.늙지않고죽지도않는다.사랑의기쁨이지극하면슬픔이되기도하리라.-p.69(나태주,「미뇽」(요한볼프강폰괴테)중에서)

사랑했다고,사랑한다고,사랑할것이라고.사랑의헛헛함,덧없음이여.원대함이여.‘착한당신,피곤해져도잊지마’이말한마디에우리는그만무너져버리고만다.그냥,무조건착한사람이되어버리고만다.사랑앞에서일어나는기적,사랑의힘이고시의힘이다.
-p.75(나태주,「바람의말」(마종기)중에서)

시인은말한다.아니꿈꾼다.기다리는사람,용기없는사람,슬퍼하는사람,기뻐하는사람에게는각각서로다른여러가지모양새로시간이오지만사랑하는사람에게는영원히오는시간이라고.정말그랬으면좋겠다.
-p.96(나태주,「내사랑은」(존스베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