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위한 시 쓰기

영혼을 위한 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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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기의 영혼을 만나는 순간을 놓치지 말라”
카이스트 석학교수 나태주 시인의 시 쓰기 강의록
“시는 상처 위에 피어나는 꽃이다.
외로움 없이 실패 없이 사랑 없이
시를 쓰려고 하지 말라”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울컥 마음속으로 솟아오르는 욕구가 생기면 참지 말고 써라. 그것이 시 쓰기의 시작이다.” 나태주 시인은 이어서 말한다. “마음에 사무치는 그 무엇이 있거든 어떤 방법으로든지 말로 표현해라. 그러다 보면 시가 써지기도 할 것이다.”
마음에 사무치는 그 무엇이 시의 씨앗이 된다고 한다. 길게 쓰려고 하지 말고, 굳이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남처럼 쓰려고 흉내 내지 말고 유언하듯이, 소리 지르듯이 쓰라고 조언한다. 쉽고 간결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
지지난해, 카이스트 총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그에게 교직원을 대상으로 문학과 인생에 관한 강연을 요청해왔다. 이 강연을 듣고 카이스트 측에서는 나태주 시인에게 학생들을 위한 시 쓰기 강의를 정식으로 의뢰했다. 이와 함께 석학교수 임명장도 전달되었다. 정식 교수는 아니었지만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 쓰기에 대한 강의를 한다는 것이 시인으로서는 무척 설레고 기쁜 일이었다.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내용을 정리한 강의록으로, 시를 쓰고자 하는 이들과 이미 시를 쓰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친근한 손글씨 편지와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갈피마다 시인이 직접 쓴 아름다운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진솔하고 정갈한 문체로 구성된 이 강의 노트에서 독자는 60년의 시력(詩歷)을 지닌 문장가의 깊이와 풍부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나태주

저자:나태주
1945년충남서천에서출생하여공주사범학교를졸업하고19세부터초등학교교사가되어2007년공주장기초등학교교장으로정년퇴임할때까지43년동안교직에있었으며1971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시「대숲아래서」가당선되어문단에등단한이후,50여년간꾸준한창작활동으로수천편에이르는시작품을발표했다.한국인이가장사랑하는시로「풀꽃」이선정될만큼독자들의적극적인호응을받았다.그동안펴낸책으로시집,산문집,동화집,시화집등200여권이있으며공주문화원장,한국시인협회장등을역임했다.받은상으로흙의문학상,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윤동주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유심작품상등이있으며현재는공주시의도움으로‘나태주풀꽃문학관’을설립,운영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1.시쓰기
1부시쓰기
무식
함께읽는시「꽃피우는나무」
떨림
함께읽는시「내가너를」
사람의마음
함께읽는시「고맙다」
감성과이성
함께읽는시「사는법」
입말과글말
함께읽는시「다리위에서」
시와산문
함께읽는시「산수유꽃진자리」
시쓰기
함께읽는시「두여자」
울컥과쓰윽
함께읽는시「지상에서의며칠」
마음은화택
함께읽는시「유리창」
중얼거림
함께읽는시「행복」
사물에게말걸기
함께읽는시「꽃들아안녕」
세가지마음
함께읽는시「산책」
시의첫문장
함께읽는시「사랑에답함」
의인법
함께읽는시「바람에게묻는다」
외워서쓰기
함께읽는시「멀리서빈다」
뺄셈으로서의시
함께읽는시「황홀극치」
발견의언어
함께읽는시「나무」
함께읽는시「호주머니」
함께읽는시「매미」
함께읽는시「비」
함께읽는시「고,벌한마리가」
민들레의시학
민들레의시학2
강아지풀의시학
함께읽는시「강아지풀에게인사」
꿀벌의언어
함께읽는시「기쁨」
저수지의시학
함께읽는시「돌멩이」
정,파,리

2부시를위한생각들

시는어떤글인가_생존,발견,영성
위기지학으로서의시
시는상처의꽃
움직이며쓰는시
세상에보내는러브레터
시마
곡비
세가지갈증
글씨와시
시받으러갑니다
함께읽는시「그리움」
서정과서사
함께읽는시「부탁」
시인의자기점검
함께읽는시「우는것도힘이다」
AI시대의시쓰기
함께읽는시「시」
시인의축복
자유로운영혼
나의시를위하여
금잔옥대
물보면흐르고
시인의자리
사람을살리는시
들여다보며시읽기
낳아지는존재로서의시
시,영혼의문장
시가사람을살린다

출판사 서평

마음의블랙박스를여는과정
나태주시인은우리인간의마음을일종의블랙박스와같다고비유한다.오만가지경험과기억과지식과감정을간직하고있는창고라는것이다.좋은시가나오려면우선이블랙박스의문이열려야한다.그런데거기에는오직한개의작고좁은문만있을뿐이다.시를쓸때의마음을시인은화택(火宅)이라고표현한다.불난집이라는뜻이다.그렇다면마음에불이났을때문을열고가장먼저나오는것은무엇일까?어떤생각과느낌일까.시를쓸때는무엇보다이감정의질서가중요하다고강조한다.

시의첫문장은신이주신선물이다
시의첫문장을쓰는일은인간의노력과능력만으로는불가능한신비의영역이다.시를쓰는과정은세찬물살이흘러가는깊은강물을건너는일과같다.아득하고멀고위태롭고어지럽다.이때는마음속에서돌덩이하나를꺼내징검다리를놓아야한다.그보이지않는돌덩이를꺼내어
놓는순간우리앞에는새로운길이열리게된다.뒤를돌아보지말고걸어나아가강건너편땅에발을딛는순간이시의마지막문장에마침표를찍는순간이다.

자기의영혼을만나는순간을놓치지말라
인간이자기의영혼을만나는순간은마치접촉이불량한전등불이꺼졌다켜졌다를반복하는상태와같다.오래꺼져있다가어느순간잠시반짝,하고불이들어올때
그때가영혼이밖으로그모습을잠시드러내는때이다.나태주시인은이순간을놓치지말아야한다고말한다.그순간의느낌과생각을찰나적인언어로포착해표현하는것이중요하다.그것도짧고간결하고단순한언어로구성하고표현해야한다.시인은그것이바로시의문장이라고말한다.

시는상처의꽃이다
나태주시인은시가‘상처의꽃’이라고말한다.인생살이를하다가받는온갖상처의꽃이다.그꽃뒤에는칼이있고그뒤에는외로움이있고그뒤에는그리움이있고다시그뒤에는실패가있고그뒤에는사랑이있고사랑뒤에는열정이그리고궁극적으로그뒤에는어리석은우리인간의욕망과소망이뒤엉켜있다.그래서우리에게는위로와치유가필요하다.시인은말한다.외로움없이,그리움없이,실패없이,사랑없이시를쓰려고하지말라.시는상처의꽃이다.이걸꿈에서도잊지말라.

책속에서

지지난해(2023년)의일입니다.카이스트KAIST의이광형총장님이직접전화를하신일이있었습니다.기회가되면한번카이스트에와서교직원을상대로강연해달라고.그래서일정을조율해서학교에간일이있지요.가보니,보직교수님들만모여서듣는강의였습니다.
평소하던대로문학과인생과세상의일에대해강연했습니다.강연을마치고점심식사시간에이광형총장님이제안했습니다.새학기가되면학교에와서학생들을상대로해서도강연해달라고.특히,컴퓨터공학부학생들을상대로AI로시쓰기공부와연구를좀해보라고.그리고서지난해(2024년)신학기에카이스트석학교수임명장을이메일로보내주셨습니다.정식교수는아니지만우수한학생들인카이스트학생들을상대로시쓰기에관해이야기한다는것이영광스럽고기쁘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그렇지만내가알고있는시쓰기에관한내용은많이부족하고산만하다는생각을하게되었습니다.그러기에좀더생각을가다듬고새로운이야기를보태어학생들에게들려줄교재를한번써야지,하는생각이들었습니다.
그러던차에넥서스출판사에서책출간을제안해주신겁니다.전화를준사람은편집장이었지만임상진대표님의관심과권유가있었던것으로압니다.두분에게감사의말씀을드리며이책이카이스트학생들뿐만아니라시에대해궁금하게생각하고시를어렵다고여기는분들에게도움을주는책이되기를소망합니다.
-책머리에

나는가끔스스로‘무식한사람입니다’라고말할때가있습니다.그렇게말하면듣는사람이화들짝놀라며동그란눈을하고나를바라보곤합니다.실상,최종학력이고등학교졸업이니그런점에서도맞는말이긴하지만내가말하는‘무식한사람’이란내나름대로다른의미를지닌말입니다.
-p.10

하지만말입니다.이떨림이,이떨리는마음이나로하여금80살이되어도여전히시를쓰는사람으로남아있게하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떨림은분명성가신것이기는하지만살아있는생명체의특성이면서인간이정말로인간일수있도록해주는조건가운데하나라고생각합니다.더욱이시를쓰는사람에게는필요한요건가운데하나라고봅니다.
-p.19

그러면시의소재가되는인간의감정은어떤특징이있을까요?감정은휘발유처럼빨리증발해버리고뱀처럼재빠르게숨어버립니다.그뿐더러,옷벗은사람처럼수줍어서쉽게밖으로나오려하지않습니다.이러한감정을어떻게하면밖으로데리고나올수있을까요?
-p.39

문장에서도물리학에서와같이상호작용의법칙은중요합니다.애당초외통수라는건없는것입니다.상호작용법칙이야말로질서의법칙이고생명현상그자체입니다.주고받는말가운데평화가열리고공평의세계가생깁니다.그구체적인방법이대화법입니다.혼자서하는말을독백이라하지만그근본은대화에있게마련입니다
-p.60

시인의능력가운데가장필요한능력은천지만물에게내마음을보내어그들의마음과나의마음이하나가되게하는능력입니다.이를감정이입感情移入이라고합니다.이쪽의감정이저쪽으로옮겨들어간다는뜻이지요.이걸영어로는엠퍼시empathy라고합니다.
-p.65

미술기법에조각의기법이있고조소의기법이있습니다.조각의기법은커다란덩어리에서불필요한부분을떼어내어작가가바라는형상을만드는방법이고,조소는기본적인받침대를세우고그위에필요한요소들을부착시켜작가가바라는형상을만들어내는방법입니다.
조각이밖에서부터안으로의방법이라면조소는안에서부터밖으로의방법입니다.이를다시금문학작품에비유한다면조소는산문쓰기의방법이될것이고조각은시쓰기의방법이될것입니다.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