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땅이 왔다. 이태준과 현진건은 내게 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땅은 죽어서 묻힐 만큼의 땅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죽어서 묻힐 땅조차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땅은 사람에게 필요하다. 당장 먹고살 내 발아래의 땅이 필요하다.
<복덕방>도 이제는 이름을 잃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으로 불린다. 과거에 <복덕방>은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했었다. 새로운 동네에 가서 집을 얻으려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복덕방이기도 했고, 그곳에서 동네에 관한 정보들을 듣기도 했다. 어린 시절, 복덕방의 이미지는 매캐한 담배 연기와 장기를 두던 할아버지들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보았던 복덕방을 이태준의 소설 <복덕방>으로 다시 읽으니 그때의 삶이 보인다. 우리가 지금도 부동산에 대해 투기나 욕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왜 땅으로 돈을 벌려고 했는지 들여다보면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이 뒤처지고. 또 일확천금을 버는 사람들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또 인생의 말년에서 도저히 재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꿈이 되기도 했다.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용가 최승희와 아버지가 모델이라는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다. 명성이 있고 돈을 버는 딸을 둔 아버지도 자기 돈이 없으면 별수 없었다.
현진건의 <고향>은 태어난 땅에 관한 이야기이며 곧 조선 땅의 현실이었다. 조선의 기차 안에서 만난 조선인인 그는 ‘두루마기 격으로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서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은 세 나라에서 겪은 삶이 엉켜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돌아가 본 고향 땅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원래 조선일보에 발표할 당시 제목이 <그의 얼굴>이었고 현진건 단편집 『조선의 얼굴』로 출간되었을 때 <고향>으로 제목을 바꿨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의 얼굴』이란 제목 때문에 금서였다는 말이 뭉클했다.
어서, 이태준과 현진건을 만나러 가자.
2025.2. 북도슨트 임리나
<복덕방>도 이제는 이름을 잃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으로 불린다. 과거에 <복덕방>은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했었다. 새로운 동네에 가서 집을 얻으려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복덕방이기도 했고, 그곳에서 동네에 관한 정보들을 듣기도 했다. 어린 시절, 복덕방의 이미지는 매캐한 담배 연기와 장기를 두던 할아버지들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보았던 복덕방을 이태준의 소설 <복덕방>으로 다시 읽으니 그때의 삶이 보인다. 우리가 지금도 부동산에 대해 투기나 욕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왜 땅으로 돈을 벌려고 했는지 들여다보면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이 뒤처지고. 또 일확천금을 버는 사람들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또 인생의 말년에서 도저히 재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꿈이 되기도 했다.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용가 최승희와 아버지가 모델이라는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다. 명성이 있고 돈을 버는 딸을 둔 아버지도 자기 돈이 없으면 별수 없었다.
현진건의 <고향>은 태어난 땅에 관한 이야기이며 곧 조선 땅의 현실이었다. 조선의 기차 안에서 만난 조선인인 그는 ‘두루마기 격으로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서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은 세 나라에서 겪은 삶이 엉켜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돌아가 본 고향 땅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원래 조선일보에 발표할 당시 제목이 <그의 얼굴>이었고 현진건 단편집 『조선의 얼굴』로 출간되었을 때 <고향>으로 제목을 바꿨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의 얼굴』이란 제목 때문에 금서였다는 말이 뭉클했다.
어서, 이태준과 현진건을 만나러 가자.
2025.2. 북도슨트 임리나
[POD] 복덕방/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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