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아니라면 우리가 누구에게 (급진적 돌봄의 정치학)

서로가 아니라면 우리가 누구에게 (급진적 돌봄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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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유로운 개인”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상호의존적인 인간의 본질을 마주하다
린 시걸은 《서로가 아니라면 우리가 누구에게》에서 인간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으로 보는 근대적 관념은 실상과 어긋난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서구 자유주의 전통은 인간을 이성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상정하며, 타인의 개입 없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개인을 이상화해 왔다. 하지만 시걸은 이러한 자율성 개념이 현실의 인간 조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타인의 돌봄 없이는 생존할 수 없고, 성장과 노화, 질병과 상실을 겪으며 지속적으로 타인의 지지와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의존적인 존재이며, 이러한 의존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특성을 지닌다. 시걸은 바로 이 “상호의존성”을 인간 존재의 본질로 제시하며, 자율성과 독립은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실현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회가 이상화하는 진정한 자유란 고립된 개인의 자기결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신뢰와 지지 속에서 자신의 나약함까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자율성과 경쟁이 아닌, 돌봄과 상호책임의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하며, 상호의존을 부정하는 사회 구조는 오히려 인간성을 파괴한다고 시걸은 강조한다.
저자

린시걸

저자:린시걸
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심리사회학과에서심리학및젠더학교수로재직했으며,영국2세대여성해방운동의중심에서활약해온대표적페미니즘사상가이다.
오랜시간동안젠더,정체성,사회적정의,노화와돌봄,그리고집단적정서의정치성에대해연구해왔으며,저서로는《아웃오브타임OutofTime》,《급진적행복RadicalHappiness》,자전적회고록인《메이킹트러블MakingTrouble》등이있다.
또한,국제적반향을불러일으킨《돌봄선언》을공동집필한케어콜렉티브의일원으로활동하며,돌봄을중심에둔정치·사회구조의재구성을주장해왔다.

역자:정소영
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과를졸업하고영국런던대학교에서미디어및문화연구로석사학위를,(인)문학의위기담론에대한사회학적분석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학제를비롯해주류-비주류,공식-비공식,인간-비인간,현실-가상세계,젠더구분등권력의기재로작용하는다양한형태의경계가구축되고와해하는현상이주요연구대상이다.런던대학교,서강대학교등에서강의를했고,저서로《맛,그지적유혹》이있다.

목차

추천의글
서문:우리는서로에게의지하며살아간다
1장저런사람을엄마라고불러야할까?
2장교육의가치
3장페미니스트의삶
4장어려운문제는누구에게나있다
5장지구복구하기
6장돌보는미래
감사의말
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돌봄은사적인영역이아닌,
우리사회전체의공공과제다

린시걸은《서로가아니라면우리가누구에게》에서돌봄은더이상가족이나개인에게만맡겨져야할‘사적인영역’이아니라,사회전체가함께책임져야할공공의과제라고주장한다.지금까지의사회는돌봄을주로여성에게맡겨왔으며,돌봄을가정내부의비가시적인노동으로취급해왔다.이는여성의삶과경력에불균형한부담을주었고,돌봄노동의가치와중요성은사회적·경제적으로제대로평가받지못했다.하지만시걸은돌봄이단지유아나노인을위한한시적지원이아니라,인간생애전반에걸쳐필수적인행위이며,우리사회를지탱하는핵심적기반임을지적한다.누구나아플수있고,늙고,혼자가될수있기에돌봄은‘일부사람의문제가아닌모두의문제’다.시걸은돌봄이지속가능하려면공공영역에서적극적으로제도화되어야하며,보편적복지,의료시스템,돌봄인프라구축등을통해집단적책임으로다시조직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이는단지윤리적요구를넘어서,사회정의와민주주의실현의핵심조건이다.돌봄이공적자원으로전환될때,비로소모든사람이존엄하고평등한삶을누릴수있으며,돌봄을받는이와제공하는이모두가존중받는사회로나아갈수있다.

민주주의의토대를재구성한다

린시걸은《서로가아니라면우리가누구에게》에서“돌봄의정치학”이야말로민주주의를근본부터다시구성할열쇠라고주장한다.전통적민주주의는주로투표,법적권리,절차적정당성에집중해왔지만,시걸은이러한틀로는사회적불평등과인간의실제삶을제대로다룰수없다고본다.인간은본질적으로상호의존적존재이며,누구나돌봄을주고받으며살아간다.따라서진정한민주주의는모든사람이필요한돌봄을받을수있는권리를보장하고,돌봄을수행하는이들의노동이존중받는구조속에서만성립될수있다.
그러나현재의자본주의사회는돌봄을여전히사적인영역에두고,여성과저임금노동자에게이를떠넘긴채사회적책임을회피하고있다.이는곧돌봄의위기를초래하고,나아가공동체의해체와민주주의의약화를초래한다.시걸은이를“정서의위기”로해석하며,돌봄을배제한사회는공감,신뢰,연대같은민주주의의감정적토대마저잃게된다고분석한다.
그녀는돌봄을공공의가치로재정립하고,이를제도와정책의중심에둘때비로소모두를위한민주주의가가능하다고역설한다.돌봄중심의정치학은투표권이상의민주주의,즉누구나돌봄을받고목소리를낼수있는‘살아있는민주주의’를지향한다.이는돌봄인프라확충,돌봄노동의재평가,지역공동체의역할강화등구체적인실천으로이어질수있으며,궁극적으로는돌봄을통해더평등하고지속가능한사회로나아갈수있다는희망의정치학이다.

모두를위한상호의존의사회로

“모두를위한상호의존의사회”는린시걸이《서로가아니라면우리가누구에게》에서강조하는핵심이상이다.시걸은인간이본질적으로상호의존적존재임을인정할때,비로소지속가능하고정의로운사회를만들수있다고주장한다.우리는누구나돌봄을필요로하며,이는일생동안요구되는조건이다.따라서돌봄은특정계층이나가족,특히여성에게떠넘길막중한부담이아니라,사회전체가책임져야할공동의기반이되어야한다.상호의존의사회는약자나돌봄이필요한사람들을‘부담’이나‘예외’로보지않는다.오히려돌봄을중심가치로삼아,사회구성원모두가서로에게기댈수있는안전망을마련한다.이를위해선복지시스템,의료와교육,노동환경의근본적전환이필요하다.팬데믹은우리가서로에게얼마나깊이의존하고있는지를극명하게드러냈고,상호지원네트워크와자발적돌봄활동은상호의존의사회를향한새로운가능성을보여주었다.시걸은이같은일시적돌봄실천이지속가능하려면,돌봄이국가와사회의핵심정책으로자리잡아야한다고강조한다.모두를위한상호의존의사회란,자율성과독립성이라는개인주의적이상을넘어연대와책임을중심에두고모두가돌보고돌봄받을권리를갖는사회를뜻한다.이것이야말로우리가인간답게살아갈수있는조건이며,민주주의의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