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양장본 Hardcover)

변신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아무도 가지 않았던 문학의 새로운 길을 발견한 선구적인 작가 카프카
그가 일을 마치고 고된 몸을 추스르며 써 내려간 《변신》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과 함께 무시무시할 정도로 독창적이고 기괴한 아름다움을 만난다
《변신》, 《심판》, 《성》 등의 문제작을 남긴 명실상부 20세기 문학의 최고봉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는 독선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순종하며 일 때문에 늘 부재중이던 어머니 때문에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상처는 평생토록 치유되지 않았으며 역설적으로 이런 불행한 경험이 ‘카프카적(위협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혼란스러움)’인 문학의 토대가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해 침대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위 문장으로 시작하는 《변신》은 아무런 맥락 없이 초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한 인간의 비극을 지극히 간결하고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환상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이것을 풀어나가는 독창적인 전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보다 더 현실적일 뿐 아니라 현실의 모순과 문제를 더욱 극명히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현실 세계가 펼쳐진다.

왜 카프카인가?
부조리한 세계 앞에서 개인이 느끼는 무력감과 공포를 상식을 뛰어넘는 초현실적 상황으로 풀어낸 것이 카프카 문학이다. 카프카는 우리가 꾸는 꿈을 문학의 한 장르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카프카는 양말을 뒤집듯이 순식간에 꿈과 현실을 뒤집어놓고는 독자에게 낯익은 현실을 달리 보기를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달리 볼지는 독자 개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정답은 없다.
평소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인적 없는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충격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카프카는 그의 지론대로 세기를 초월하여 독자에게 자유로운 방법으로 제한 없는 영역에서 상상력과 판단력을 펼칠 수 있는 무한한 장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

프란츠카프카

저자:프란츠카프카
1883년7월3일체코의프라하에서태어나프라하에서정규교육을받고프라하에서직장을다녔으며1924년6월3일사망한후프라하에묻힌‘프라하토박이.실존주의,초현실주의등현대문학의형성에지대한영향을끼친작가로평가받는다.억압적인아버지,체코어가아닌독일어를사용하는유대인이라는모순에둘러싸여자신의정체성과사회적소외감을끊임없이의식하는삶을살았다.대표작으로는《변신》,《심판》,《성》등이있다.

역자:정상원
연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현재는번역과연구활동을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광기와우연의역사》,《마주보기:에리히캐스트너시집》,《쇼펜하우어:쇼펜하우어와철학의격동시대》,《조제프푸셰:어느정치적인간의초상》,《보이지않는소장품》,《감정의혼란》등이있다.

목차


작가소개
변신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왜카프카인가?
부조리한세계앞에서개인이느끼는무력감과공포를상식을뛰어넘는초현실적상황으로풀어낸것이카프카문학이다.카프카는우리가꾸는꿈을문학의한장르로만들었다고할수있다.즉카프카는양말을뒤집듯이순식간에꿈과현실을뒤집어놓고는독자에게낯익은현실을달리보기를요구하고있다.어떻게달리볼지는독자개개인에게달려있으며정답은없다.
평소“자신보다더사랑했던사람의죽음처럼,사람들로부터멀리떨어져인적없는숲속으로추방당한것처럼,자살처럼충격을주는책이필요하다.한권의책은우리안의얼어붙은바다를깨는도끼가되어야한다.”라고말한카프카는그의지론대로세기를초월하여독자에게자유로운방법으로제한없는영역에서상상력과판단력을펼칠수있는무한한장을제공하고있다.

시리즈소개

니케북스의‘실존과경계’시리즈
불확실한시대를사는현대인에게20세기문학이답하다

니케북스20세기문학선‘실존과경계’는20세기문학이던진근본적인질문에주목한다.이시대의문학은인간존재의불안과자유,고독과책임이라는실존의문제를전면에드러냈다.삶과죽음,자아와타자,현실과환상의경계에서탄생한이작품들은문학이감당해야할저마다의몫을지고있다.
내면의독백과사회를향한목소리가한권의책으로만들어질때,문학은개인과세계를연결하는통로가된다.여기실린작품들은시간이흐르며퇴색되는그저그런고전이아니라,지금우리에게말을거는살아있는문학이다.삶을감각하게하고,질문을유예하지않으며,우리안의경계를흔든다.서사보다질문에,해답보다모순에집중한20세기문학의통찰이여전히유효한이유다.각언어권전문번역가들의원문에충실한번역과21세기의시선으로풀어낸역자해설은독자와작품의거리를좁혀줄것이다.

책속에서

어느날아침뒤숭숭한꿈에서깨어난그레고르잠자는자신이흉측한벌레로변해침대에누워있는걸발견했다.그는철갑처럼딱딱한등을깔고누워있었는데,고개를조금들자아치형의단단한마디들로나뉜둥그스름한갈색배가보였다.이불은금세흘러내릴듯배위에간신히걸쳐져있었다.몸뚱이에비하면형편없이가느다란다리여러개가어찌할바를모르고눈앞에서애처롭게버둥댔다.
p.10

이불을젖히기는아주쉬웠다.숨을들이켜서몸을조금부풀리자이불은저절로흘러내렸다.그러나그다음이문제였다.무엇보다도그의몸이유난히널찍이퍼져있는탓이었다.몸을일으키려면손과팔이있어야하는데그가가진거라곤가느다란다리여러개뿐인데다가,그것들은쉬지않고제멋대로꿈틀대며영말을듣지않았다.다리하나를구부려보려고하면그다리가제일먼저쭉뻗어버렸다.그러다가가까스로그다리를원하는대로움직일수있게되었지만그러는동안다른다리들은고삐풀린망아지처럼맹렬하게법석을떨어댔다.
p.19

아무도혼자집에있으려하지않았고,그렇다고집을아예비워둘수도없었기에식구중적어도두사람은집에항상남아있었다.사건이일어났던바로그날,하녀는―그사건에대해무엇을얼마만큼알고있는지는분명치않지만―당장해고해달라며어머니에게애걸복걸했다.그러고는15분만에작별을고하게되자눈물을글썽이며해고해줘서고맙다고했다.
p.63

여자들이옆방에서책상에기대어잠시숨을돌리는동안그레고르는소파밑에서기어나와네번이나방향을바꿔가며허둥댔지만,무엇부터챙겨야할지도무지알수가없었다.그순간휑한벽에걸린사진이눈에들어왔다.온통몸에모피를두른귀부인의사진이었다.그는급히기어올라가액자유리에몸을찰싹붙였다.뜨겁게달아오른배에와닿는액자유리의느낌이상쾌했다.적어도이사진만큼은,지금온몸으로덮고있는이사진만큼은,그누구도빼앗지못하리라.그는거실쪽문으로고개를돌려서여자들이돌아오는지살폈다.
p.85~86

이제그레고르는부상으로인해움직일수있는능력을영원히잃어버린것같았다.당장은자기방을가로질러기어가는데도늙은상이군인처럼아주오랜시간이걸렸고,천장을기어오르는건꿈도꿀수없었다.하지만그레고르는상태가이토록나빠진데대한보상을너무도충분히받게되었다고생각했다.이제는저녁무렵이면거실로통하는문이어김없이열렸기에그는한두시간전부터그문만뚫어져라보곤했다.문이열리면거실에서는자신의모습이보이지않게끔어두운방안에누워불밝힌식탁에둘러앉은가족들을바라볼수있었다.예전과는달리사실상모두의묵인속에가족간의대화도들을수있었다.
p.97

이젠청소부할멈이있었기때문이다.나이지긋한과부인데오랜세월건장한덩치로온갖풍파를견뎌냈을것같이보였고,그레고르를전혀혐오스러워하지않았다.호기심도별로없었는데하루는우연히그여자가그레고르의방문을열었다가그레고르를보게되었다.화들짝놀란그레고르는쫓아오는사람이없는데도이리저리달리기시작했다.반면에청소부할멈은깍지낀양손을배에얹은채그저놀랍다는표정으로서있었다.그때부터할멈은날마다아침저녁으로문을슬그머니열고는그레고르를들여다보기를거르지않았다.처음에는그를자기에게오라고부르기도했는데딴에는친근하게군답시고“이리와봐!늙다리말똥구리야!”,“아이고,저말똥구리좀보게!”라고말을붙였다.
p.107

“방금말한그대로요.”
잠자씨가대답했다.그러고는양옆의두여자와함께일렬로가운데신사에게다가갔다.가운데신사는처음에는잠자코서서머릿속으로이상황을새로재구성하려는듯바닥만내려다보고있었다.
“그러시다면저희가나가겠습니다.”
그는이렇게말하고는뜬금없이비굴하기까지한태도로자신의결정에대한허락을내려달라는듯이잠자씨를바라보았다.잠자씨는눈을크게뜨고는신사에게고개만몇번끄떡였다.그러자신사는곧장복도쪽으로성큼성큼걸어갔다.그의두친구는말이오가는동안손동작을멈추고귀기울여듣다가얼른그의뒤를따라종종걸음을떼었다.마치잠자씨가앞질러서복도로가서는자기들을대장에게서떼어놓을까봐겁을내는듯했다.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