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공작 부인 (양장본 Hardcover)

기도하는 공작 부인 (양장본 Hardcover)

$15.52
Description
뛰어난 심리 묘사와 복선, 우아한 거짓과 치명적 진실이 켜켜이 쌓인 연애 단편 둘
현대 독자들이 읽어도 낯설지 않은 이디스 워튼의 100년 전 연애 이야기
이디스 워튼의 〈기도하는 공작부인〉은 니케북스 문학선 《불멸의 연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표제작 〈기도하는 공작부인〉과 워튼의 대표적 단편 〈로마 열병〉이 수록되어 있다.

〈로마 열병〉은 성격, 외모 등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두 명의 중년 여성이 로마의 석양 아래, 콜로세움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젊은 시절 함께 로마를 여행했던 오랜 친구이자 미묘한 라이벌인 두 사람은, 겉으로는 우아한 대화를 나누지만, 그 이면에는 질투와 비밀이 잠들어 있다. 대화가 과거로 향하자, 그들의 담소는 점차 오래된 기억과 숨겨진 감정을 건드리며, 서로의 삶에 감춰진 치명적 진실로 다가간다. 고요한 도시의 폐허를 배경으로 한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워튼은 사랑과 질투, 그리고 세련된 사회의 표면 아래 흐르는 인간 감정의 잔혹한 진실을 드러낸다.
표제작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이디스 워튼의 공간과 건축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배경으로 억압된 욕망, 뒤틀린 감정, 파국적 결말을 담고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게 풀어낸다. 구두점 하나까지 신경 쓴 세밀한 묘사, 강렬한 갈등 구조, 읽는 재미를 자아내는 인물 간 대화 등이 압권이다. 출중한 외모를 지닌 남녀 주인공과 의심 많고 소심한 훼방꾼이 나오는 연애소설의 정석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그런 연애를 그리기에 이디스 워튼의 문학적 토양은 너무나 다채롭고 풍요롭다.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정원을 설계한 정원사이자, 건축학적 지식도 풍부했던 이디스 워튼은 폐허가 된 대저택이 바로 눈앞에 있어, 이를 직접 보면서 설명하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이 장엄하지만 폐쇄적인 대저택이 자유분방한 공작 부인을 옭아매는 감옥 같은 공간이자 그녀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압박의 상징물이었음을 일찌감치 깨닫게 되는 독자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팽팽한 긴장의 끈에 얽혀 놓여났다 풀려났다를 반복하게 된다. 비밀스러운 로맨스 서사와 함께 주변을 맴도는 감시자의 눈길, 영원한 구속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공작부인의 조각상에 대한 탁월한 묘사는 연애 장르에 고딕적 요소까지 가미한다.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뉴욕 상류층 출신으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는 대신 집안의 명령으로 애정없는 남편과 억지로 결혼하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영위한 이디스 워튼의 자전적인 요소가 가미된 단편으로 당시 여성들에게 억압과 족쇄가 되었던 결혼 제도의 실상을 절규하듯 생생하게 전달한다.
〈로마 열병〉과 〈기도하는 공작 부인〉은 각각 웅장한 콜로세움과 이탈리아의 대저택을 무대로, 일견 낭만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한 상태로 시작된다. 하지만 금빛 로맨스에 대한 예측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기만적인 반전과 파멸적인 파국의 결말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두 작품은 파격적인 설정과 흥미로운 전개에 반전 요소까지 포함하여 100년이 지난 현대인들이 읽어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연애 단편들이다. 워튼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제도적·도덕적 한계 속에서 좌절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래서 그들의 연애가 더욱 강렬하고 영원히 기억되는지도 모른다.

왜 지금 이디스 워튼인가?
미국에서 손꼽히는 작가 이디스 워튼은 이미 10대 초반부터 문학적 재능을 발견하여 70대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 편의 장편과 80여 편에 이르는 중단편 소설 이외에도 시, 에세이, 여행기, 회고록 등 20여 권의 논픽션을 남긴 다작 작가이다.
신랄한 독설과 위트, 아름다운 표현력까지 갖춘 뛰어난 문장력을 가졌지만 과하지 않고 절제된 기법으로 이를 승화하여 술술 읽히는 것이 워튼 문체의 특징이다.
저자

이디스 워튼

1862년 1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네 살부터 열 살이 될 때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정규교육 대신 가정에서 교육받은 그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독파했는데 특히 문학, 철학, 종교 서적을 탐독했다. 다양한 독서의 내공으로 1878년 첫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 스물세 살의 나이에 열세 살 연상의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한 후, 불행한 결혼 생활과 상류사회의 이목, 작가적 야심 사이에서 갈등하다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다. 유럽으로 이주, 이후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유럽 지역의 역사, 건축, 미술에 대한 글과 소설을 썼다. 1913년 남편과 이혼하고 1937년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 1905년 장편소설 『기쁨의 집』을 발표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작품을 통해 평단의 명성과 대중적 인기를 모두 누리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워튼은 헨리 제임스, 싱클레어 루이스, 장 콕토, 앙드레 지드 등 유명한 문인들과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프랑스에서 전쟁 구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이 공로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발표한 『순수의 시대』(1920)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평생 소설, 시, 에세이, 여행기, 회고록 등 40여 권이 넘는 책을 남긴 워튼은 1937년 일흔다섯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순수의 시대』는 개인의 열정과 사회의 관습 사이에서 갈등하는 1870년대 뉴욕 상류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꼽힌다.

목차

작가 소개
로마 열병
기도하는 공작 부인
옮긴이의 글

출판사 서평

■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의 ‘불멸의 연애’ 시리즈
이룰 수 없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살아남은 얻은 100년 전 사랑 이야기

연애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경험으로서 문학 속에서 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니케북스 ‘불멸의 연애 시리즈’는 고전과 근대문학에 담긴 사랑의 모습들을 현대의 독자와 다시 마주하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시리즈는 연애를 단순한 낭만이나 감정의 발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제약, 개인의 욕망, 자유와 억압, 행복과 상처가 교차하는 장으로서 조명한다. 19~20세기의 작가들이 남긴 사랑의 서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사랑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연애를 둘러싼 인간 존재의 복합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문학 속 불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