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신부 (양장본 Hardcover)

왕의 신부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어느 날 당신에게 채소 왕국의 왕이 청혼해 온다면?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기묘하고 사랑스러운 동화 〈왕의 신부〉
채소밭에서 반지를 발견했는데, 그게 당근 왕의 약혼 반지였다면?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E. T. A. 호프만의 동화 〈왕의 신부〉는 이처럼 엉뚱하고도 매혹적인 상상에서 시작된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자로도 널리 알려진 호프만은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기묘한 이야기로 오랫동안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 그의 작품 속 세계에서는 일상의 작은 균열을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환상적 존재가 등장하고, 그 순간 현실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왕의 신부〉 역시 그런 호프만의 상상력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평범한 시골 처녀 안나. 어느 날 채소밭에서 당근을 뽑다가 반짝이는 반지를 발견한 안나는 신기한 마음에 그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 본다. 그런데 그 순간 반지는 손에서 빠지지 않고, 곧 그녀 앞에 기묘한 존재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다우쿠스 카로타. 놀랍게도 그는 채소 왕국의 왕, 즉 ‘당근 왕’이다. 그는 양배추 공작과 콩 귀족, 브로콜리 시종 같은 기묘한 궁정 인물들을 거느리고 나타나 선언한다.
“내가 아내로 고른 사람입니다.”
이렇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동화 같은 환상과 익살스러운 풍자가 뒤섞이며 독자를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안나에게는 이미 약혼자인 아만두스가 있지만, 채소 왕국의 왕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평범한 삶과 화려한 환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안나의 모습이 어딘가 인간적이고 사랑스럽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호프만의 환상은 단순한 마법 이야기가 아니다. 당근 왕과 채소 귀족이라는 기묘한 설정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듯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인간의 욕망과 허영, 그리고 어리석음에 대한 은근한 풍자가 숨어 있다.

호프만의 환상문학은 흔히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태어난 문학”이라고 불린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평범한 세계와 기묘한 세계가 갑작스럽게 맞닿는다. 어느 날 갑자기 인형이 살아 움직이거나, 그림자가 독립된 존재처럼 행동하거나, 채소밭 속에서 한 왕국의 왕이 나타나는 식이다. 하지만 그 환상은 단순히 기이한 사건을 보여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욕망과 허영, 그리고 거짓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왕의 신부〉에서 안나가 잠시 채소 왕국의 왕비가 되는 상상에 매혹되는 장면은 그 대표적인 예다. 지금까지 채소밭을 가꾸며 억척스럽게 살림만 해오던 시골 처녀 안나의 화려한 왕비의 삶에 대한 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허영심이 진실한 사랑을 흔들어 놓는다. 호프만은 이런 인간적인 감정을 무겁게 비판하기보다 유머와 장난스러운 상상력으로 가볍게 비튼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어둡고 무서운 환상이라기보다 기묘하면서도 웃음이 나는 환상에 가깝다. 당근 왕과 채소 귀족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호프만의 상상력이 절정에 이른다. 그들의 모습은 기괴하면서도 귀엽고 심각하면서도 우스꽝스럽다. 이야기 속 채소 왕국 귀족과 신하들의 기묘한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처럼 〈왕의 신부〉는 호프만 환상문학의 특징을 비교적 가볍고 경쾌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인 〈모래사나이〉 같은 작품이 인간의 불안과 공포를 강조한다면, 〈왕의 신부〉는 동화적 상상력과 유머를 통해 환상의 즐거움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이야기의 겉모습은 동화처럼 밝고 기묘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호프만의 이야기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은 언제나 단단해 보이지만, 아주 작은 상상 하나로도 흔들릴 수 있다. 채소밭에서 발견한 반지 하나가 평범한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왕의 신부〉는 그런 상상의 순간을 유쾌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환상, 인간적인 욕망, 그리고 결국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이야기는 재미와 함께 책을 덮고 난 후에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환상적인 세계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호프만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

E.T.A.호프만

E.T.A.호프만(1776~1822)은독일후기낭만주의를대표하는예술가로,법관으로일하면서음악·문학·회화를넘나드는창작을병행했다.모차르트를흠모해이름을‘아마데우스’로바꾼그는나폴레옹전쟁이후음악가로도활동하며오페라〈운디네〉를남겼고,문학에서는〈황금단지〉,〈악마의묘약〉,〈모래사나이〉,〈호두까기인형과생쥐대왕〉,〈수고양이무어의인생관〉등을통해현실과환상이뒤섞인기괴한세계와인간내면의분열을탁월하게형상화했다.그의독창적상상력은에드거앨런포,샤를보들레르,오노레드발자크,니콜라이고골등에게깊은영향을주었으며,46년의길지않은생애에도불구하고시대를앞선환상문학의거장으로평가된다.

목차

작가소개
1장~6장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왜지금호프만인가?
호프만의작품은수세기가지난지금도무대와스크린에서끊임없이되살아난다.호프만원작〈호두까기인형〉이매해겨울관객을불러모으고,〈모래사나이〉에서출발한발레〈코펠리아〉와오페라〈호프만이야기〉가여전히레퍼토리로살아있다는사실은그의상상력이시대를넘어작동하고있음을보여준다.환상과기괴함,유머와서정이교차하는그의서사는단순한낭만적장식이아니라,불안정한현실을살아가는인간의심리를정밀하게비추는거울로기능한다.
더욱이법관·작곡가·지휘자·화가·비평가로다양한직업에종사하며쉼없이살았던그의이력은오늘날의‘N잡’시대와기묘하게맞물린다.특히동화〈왕의신부〉처럼사랑스럽고환상적인이야기조차욕망과선택,내면의동요를은근히비추고있다는점에서,호프만의문학은현시대의작품이라고해도손색이없어보인다.지금호프만을읽는다는것은,현실과환상의경계가흐려진시대에인간마음의복잡성과예술적상상력의힘을다시확인하는일이다.


■시리즈소개
니케북스문학큐레이션
니케북스문학큐레이션은‘단숨에읽는손안의고전’을지향합니다.고전을통해오늘을이해하고,오늘의감각으로고전을새롭게만나는경험이되길희망합니다.
이기획은큐레이션이라는이름에걸맞게서로다른주제아래작품을선별한하위시리즈들로구성되어있습니다.시대를초월해독자들의사랑을받는고전의깊이는놓치지않되부담없이펼칠수있는만듦새까지고려했습니다.니케북스는오래된이야기들이다시살아나는순간을독자와함께만들어가고자합니다.

니케북스의‘환상과마법’시리즈
잃어버린상상력을되찾고경이로움을선물할신비로운이야기들

‘환상과마법’시리즈는인간의상상력과예술적상징이만나는지점에서태어난고전들의모음집이다.이시리즈는현실을넘어서는세계,보이지않는진실,그리고영혼의비밀스러운움직임을탐구한다.별과별사이를건너는여정,꿈과각성의경계,우연과운명의마주침속에서우리는인간존재의근원을다시바라보게된다.환상은현실을비추는거울이며,마법은단지신비한힘이아니라,세상을새롭게보는눈이다.‘환상과마법’은바로그거울과눈을독자에게건넨다.시공을초월해이어지는이이야기들은,이성으로다헤아릴수없는삶의깊이를언어반복을통한리듬감,상징의언어로드러내어,삶에쫒겨잊고살아가는상상과환상의세계로우리를안내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