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님도 오늘은 시인이다

보살님도 오늘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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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복 아래 품어온 60년의 서정, 삶의 파도를 시로 잠재우다
거제경찰서 현직 경찰관으로 민생의 최전선을 지켜온 하강섭 시인이 환갑의 나이에 첫 시집 『보살님도 오늘은 시인이다』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20대에 품었던 시인의 꿈을 40년 만에 꽃피운 이 시집은, 거친 사건 사고의 현장과 고요한 사찰의 경내를 오가며 길어 올린 생의 기록입니다.

시인은 스스로를 ‘야전사령관’이라 명명하며, 취객들의 고성과 긴박한 무선 지령이 난무하는 고단한 밥벌이의 현장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제복을 벗은 시인의 눈은 담장 밑에 환하게 웃는 개불알꽃과 여름의 여왕 자미화에게로 향하며, 자연의 모든 존재에게 다정한 안부를 건넵니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고향 진주의 흙내음과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텃밭에 봄동 씨앗을 뿌리고 노을 따라 떠나신 아버지, 자식들의 전화 한 통을 기다리며 하얀 고무신처럼 순하게 사셨던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은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적십니다.

"꽃들은 단박에 와서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처럼, 시인은 삶의 모든 순간이 찰나이며 제행무상의 이치임을 담담하게 고백합니다. 팍팍한 세상을 조금은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아가자는 그의 목소리는, 치열한 하루를 견뎌낸 우리 모두에게 따스한 위로와 쉼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저자

하강섭

경상남도진주출생
2021년〈에세이문예〉시부문신인문학상수상
2024년〈다솔문학상〉대상수상
곰솔문학,에세이문예회원
현재거제경찰서근무

목차

1부꽃잎에새긴연서戀書
수국씨에게시를써주다…12
수국축제장가는길…13
자미화씨에게…14
능소화…16
8월의목수국…18
꽃과나비…20
꽃무릇…22
꽃의미학…24
눈물꽃…26
봄을배웅하며…28
구절초당신…30
가슴앓이…31
그리움의편지…32
야생화…34
겨울에핀꽃한송이…36
들꽃에대한보고서…38
들꽃처럼살고싶다…40
개불알꽃이인사한다…41
너는바람인가…42

2부아스팔트위를걷는야전사령관
야전사령관의직감…46
오늘실습은휴식…49
당신은시인입니까…52
등걸잠자는취객…54
어떤날의자화상…56
상처들이서서히아물기시작한다…58
소주병의비애…60
8월의마지막밤…62
송도방파제는어디로갔을까…64
화양연화1…66
화양연화2…68
졸업과이별…70

3부어머니의무명수건
봄동겉절이…74
유월의끝자락에띄우는여행…76
여름일기…78
오늘도코스모스는피는데…80
오일장…82
어머니기일에…84
계절따라맛따라…86
가을들판의참새들…88
겨울아침…90
외포항물메기탕…91
미루나무의추억…92

4부단풍,그뜨거웠던안녕
가을이니까1…96
가을이니까2…98
가을이오면…100
위양지의가을…102
너는왜가을을모를까…104
가을처럼우리사랑하자…106
가을은축제의계절…108
가을서정…110
그대오시려나…112
그여인…113
사랑이갈급한단풍…114
구월을보내며…116
말벌의애상…118
시월의마지막날…120
숲속의나무벤치…122
단풍주…124
가을벤치…125
가을속을걷다…126
가을언저리…128

5부제행무상의바람이머무는곳
제행무상의이치…132
보살님도오늘은시인이다…134
청곡사가는길…136
미래사가는길…138
바람이고싶다…140
화포천의새벽산책길…142
세상을살아가는방정식…143
추봉도에서의하룻밤…144
우정에꽃이핀다…146
사객의밤…148
금순아보고싶다…150
여름휴가길…152
너희들은알까…154
하얀그리움…156
행복한삶아름다운인생…158
그놈때문에…160
교실이을씨년스러웠다…162
갈매기들의향연…163
두갈래길…164
기숙사의기밀…166
친구가그리운날…168
사랑은봄비를타고…170
밤꽃향기에피어난사랑…172
봄을시식하다…174
커피의유혹…176
경남수목원에서…178
아내의수작…180
봄을기다리는마음…182
그대선이자리…184
오월이오면…186

해설
따뜻한향수와인정,그리고자연관조의서정…190
_공광규시인

출판사 서평

아스팔트위의‘야전사령관’이건네는가장뜨겁고다정한위로
-낮에는시민의안전을,밤에는시어(詩語)를지키는경찰관시인하강섭의생의기록
■제복뒤에숨겨진40년의문학적열망,마침내꽃피다
모든인생에는저마다의파도가치지만,하강섭시인의삶은유독그물살이거칠었다.거제경찰서현직경찰관으로근무하며민생의최전선에서고군분투해온그는,20대에품었던시인의꿈을환갑의나이가되어서야비로소한권의책으로묶어냈다.『보살님도오늘은시인이다』는단순한개인의기록을넘어,치열한밥벌이의현장에서도끝내서정을놓지않았던한인간의승리이자눈물겨운자기고백이다.
■‘야전사령관’의직감으로포착한생의비애와환희
시인은자신을‘야전사령관’이라칭한다.술취한이들의고성과비명이난무하는지구대의밤,살얼음판같은일상을견디는그의손에는수첩이들려있다.사건보고서가아닌시를적기위함이다.
제2부「아스팔트위를걷는야전사령관」에서는제복을입은자의숙명과비애가날것그대로드러난다.등걸잠을자는취객의악취속에서억새꽃처럼하얗게세어버린자신의머리카락을발견하고,소주병의비명을들으며자신의상처를반추하는시인의목소리는지독히사실적이면서도서글프다.
■어머니의무명수건에서발견한‘제행무상’의철학
시집의또다른한축은‘그리움’과‘불교적성찰’이다.텃밭에봄동씨앗을뿌리고노을따라떠나신아버지와,자식의목소리를기다리며하얀고무신처럼순하게사셨던어머니에대한사모곡(思母曲)은독자의가슴을먹먹하게적신다.
그리움의끝에서시인은사찰을찾는다.수국과능소화,자귀나무가피고지는찰나를바라보며그는“모든것은변한다”는제행무상의이치를깨닫는다.아내를‘보살님’이라부르며함께길위의꽃들에안부를묻는시인의시선은이제투쟁이아닌관조와포용의경지에닿아있다.
■이시대모든‘길위의시인’들에게전하는헌사
하강섭의시는어렵지않다.투박하고정직하다.그러나그안에는평생을정직하게몸으로살아낸사람만이가질수있는묵직한힘이있다.“조금은느긋하게,조금은여유롭게”세상을살아가자는그의권유는,각자의전장에서지쳐가는우리모두에게건네는따뜻한소주한잔이자깊은포옹이다.
독자들은이시집을통해거친아스팔트위에서도꽃은피어나며,비바람을견뎌낸단풍이가장붉다는평범하지만위대한진리를다시금확인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