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자리

머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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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성정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머무는 자리』는 현대시의 난해함과 파격 대신, 시 본연의 가치인 ‘공감’과 ‘위로’를 선택한 정통 서정시집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자연의 생명력에서 시작해 일상의 소박한 진실을 지나, 가족이라는 이름의 깊은 사랑에 닿는다.

1부 ‘햇살이 내어준 자리’에서는 동백, 겨울 산, 고사리 등 자연의 숨결을 시인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2부 ‘무늬 없는 그릇’에서는 콩나물국밥, 낡은 소파 등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삶의 이면을 통찰한다. 마지막 3부 ‘사라지지 않는 말’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치매, 보행기 등 노년과 가족의 서사를 담아내며 읽는 이의 눈시울을 적신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해설을 통해 "성정희 시인이야말로 서정시의 계보를 충실히 잇고 있는 시인"이라 평하며, 그의 시가 가진 정갈하고도 깊은 울림에 주목했다. 복잡한 수식어 대신 진심 어린 언어로 쓰인 이 시집은,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내 곁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마음의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성정희

제주특별자치도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9년 〈한국문인〉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사임당문학 시문회, 시산문 회원
제12회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시 부문 특선
시집 『잠옷 같은 그 말』

목차

1부 햇살이 내어준 자리
동백이 지고 … 12
겨울 산 … 13
작은 생명 … 14
한 송이로 모이는 이름 … 15
봄을 기다리는 것은 … 16
산을 품은 호수 … 18
첫눈 … 20
흔들리면서 남은 것들 … 22
말이 거름이 되는 날 … 23
하얀 꽃 앞에서 … 24
고사리 … 26
벼슬 나무 … 27
스투키 … 28
돌하르방 봄 … 30
삼다도 … 32
여름 숲 … 34
삼월 … 36
가지치기 … 38
키위 … 39
기도와 식탁 … 40
개나리 … 42
오지 않는 손 … 44
석촌호수 … 46
선을 지키는 자 … 48
햇살이 내어준 자리 … 49
앉은자리 … 50
4월의 초청장 … 51
시댁 가는 길 … 52
이어지는 숨 … 54
보톡스 맞고 오는 봄 … 55

2부 무늬 없는 그릇
무늬 없는 그릇 … 58
말의 온도 … 60
낙타 그림자 … 62
총각무 … 64
콩나물국밥 … 66
일등급 … 67
귀가 열렸을 때 … 68
낮과 밤 … 70
변비와 뇌물 … 71
재지 않는 날 … 72
구직 … 74
조준 … 76
성당 가는 길 … 78
밤나무 세 그루 … 80
날개가 돋은 날 … 82
허리를 굽히는 일 … 84
적당이라는 값 … 86
아메리카노는 푸른색 … 87
바닥의 숨 … 88
짝 … 89
짝사랑 … 90
낡은 소파 … 91
너를 붙잡으려고 … 92
사랑 항아리 … 94
저녁에는 술잔을 들자 … 95
거품을 지우는 일 … 96
쉽게 쓴 시 … 98
비밀이야 … 99
별이 빛나는 밤 … 100
밥심 … 101
고리 … 102
사파리 관광 … 103
오늘은 … 104
꽃과 손 … 106
십일월의 저녁 … 107
누수漏水 … 108
뜨겁게 비벼줘야 해 … 110
기울어지는 등 … 111

3부 사라지지 않는 말
팔월 소나기 … 114
아버지와 뻐꾸기 … 116
감자와 몽당숟가락 … 118
사라지지 않는 말 … 120
치매 … 122
비엔나커피 … 124
푸른 하늘 … 125
아들 전화 … 126
골목이 긴 집 … 127
신고식 … 128
그 소녀를 찾고 있다 … 130
보행기 … 132
남자의 눈물 … 134
만월 … 136
이슬이 된 기도 … 138
곶감 … 139
엄마 목소리 … 140
아버지의 소변 통 … 142
네모와 동그라미 … 144
어머님의 교훈 … 145

해설
인간에 대한 믿음과 자연에 대한 사랑 … 148
_이 승 하 (시인 · 중앙대 교수)

출판사 서평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시가 된다”

■ 서정의 원류를 찾아가는 정직한 발걸음
현대 문학이 실험적인 파격과 독백에 함몰되어 독자와의 거리를 넓혀갈 때, 성정희 시인은 오히려 '서정의 본질'로 회귀한다. 이번 시집은 시경(詩經)의 민요적 생명력과 서양 서정시의 인간미를 동시에 품고 있다. 시인은 억지로 꾸며내거나 과장하지 않는다. 그저 햇살이 내어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세상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정갈한 언어로 옮길 뿐이다.

■ 자연에서 삶으로, 다시 사랑으로 흐르는 삼중주
이번 시집의 구성은 거대한 생명의 순환을 닮아있다.

1부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 속에 깃든 생명에 대한 예찬이다. 흔들리면서도 남는 것들에 주목하며 자연의 섭리를 배운다.
2부는 삶의 지혜와 유머가 돋보인다. '무늬 없는 그릇'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일상의 순간들을 담았다.
3부는 이 시집의 정점이다.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소변 통, 어머니의 보행기 등 아픈 현실마저도 시인은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으며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준다.

■ 웅숭깊은 시간의 맛, ‘정격’의 힘
이승하 평론가는 성정희의 시를 가리켜 “전통 지향적이고 정격”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낡은 방식을 고집한다는 뜻이 아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시가 마땅히 지녀야 할 격조와 소통의 창구를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보톡스 맞고 오는 봄’이나 ‘비엔나커피’ 같은 감각적인 소재들조차 시인의 손을 거치면 오래 묵은 장맛 같은 깊은 성찰의 언어로 변모한다.

이 시집은 단순히 읽히는 책을 넘어, 누군가의 머리맡에서 위로가 되고 누군가의 가슴 안에서 따뜻한 등불이 될 것이다. 삶이 무거워질 때, 혹은 사람의 온기가 그리울 때 이 시집의 어느 페이지든 펼쳐 보길 권한다. 그곳엔 반드시 당신을 위해 햇살이 내어준 자리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