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까지 다정한 사람

혼잣말까지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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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속이 온실이라면 슬픔도 다정하기만 할 텐데"
혼잣말까지 다정한 사람은
슬픔과 다투지 않고도
이기며 살 수 있을 거예요.
타인을 사랑하기에 앞서, 나 자신을 먼저 안아주는 법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가장 모진 말을 건네곤 한다.
그 혼잣말의 결을 조금만 더 부드럽게 바꿔보자고 조용히 손을 내민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심히 흘려보낸 감정들
애써 괜찮은 척하며 덮어둔 마음들

그 작은 순간들을 다정하게 들여다보며
삶의 온기를 다시 데워준다.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은
지친 하루 끝에 불을 켠 방처럼
조용히, 그러나 오래 곁에 머문다.

당신의 혼잣말이 조금은 다정해져 있기를 바란다.
저자

황예현

저자:황예현
어떤글은사람을살릴수도있다는희망을품고부드러운예술의결안에서살아가는사람.연한것들의유연함과끈기를닮고싶어조용히,그러나오래쓰는사람.다정함을힘으로믿으며오늘도마음의결을따라문장을짓는다.

목차

1부
이름은달아나지않는다

울줄아는어른의심지16
일상적태도22
불행의증거25
나아감과지나감은같은말26
습관적낭만29
어른도종종미아가된다33
내세상은멸망하지않았다38
이토록귀여운사람들41
벽을쌓지않는여유42
누추한감정44
환대는기회와잘어울린다49
문학을빌미로53
사치보다가치56
메모장60
좋은사람의정의61
기꺼이돕는쪽64
불운을매듭짓고65
흩어질용기68
채비를마치고71
진실의감도75
중심을잡는일76
나를구할방법79
일기82
혼잣말까지다정한사람83
채집87
목마른초록88

2부
시절은원망하지않는다

매듭없는꽃다발94
만개95
서사96
소란한인연100
찰나103
혼란을소화하고104
목덜미를잡는심정107
슬픔을무릅쓰고110
눅눅한갈증111
생애고백115
헤엄118
그렇게시인이된다119
여기있어도될자격120
자주길을잃는사람123
삭막한결심126
멈추던밤128
기다리지않아도129
어쩌면같은것131
목이따끔거렸던건132
무렵134
너는내가아끼던장소처럼135
미완성인채로완성되는것139
간격142
진득하게사랑받는사람143
종이비행기를날리는일146

3부
바다는잠겨죽지않는다

당신은바다로있습니다152
모든생명은그리연약하지않다153
좋은어른의부재157
내끼니를챙기던사람160
작은존재들163
마음을데워놓는일166
새파란각오169
무례와무해170
오래묵은가치관174
증명177
아무것도아닐수가없는이유178
아주흔하더라도사랑181
슬픔의쓰임184
묻어둔말을살려주는그들187
어떤사연190
당신은구구절절내사람191
같은결194
나를해치는영광196
유서도유언도없이200
사색204
고맙다는말205
나를키운건슬픔보다사랑208
가시없이따가운211

작가의말각별한이야기212
추천의글216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대뜸좋은소식이듣고싶었다.시시한일상에가라앉는중인사람은뻐끔댈필요가있으니까.그래서무작정사람들에게좋은일이있는지물어보기시작했는데그때사람들의대답이얼마나소소하고사랑스러웠는지모른다.팔굽혀펴기를평소보다한개더했다는사람,곧여행을떠난다는사람,며칠을괴롭히던기침이잦아졌다는사람,불면증이있는데어젯밤드디어잠을푹잤다는사람,노래를부르는중에꼭음이탈나던지점을무사통과했다는사람도있었다.사람들은갑작스러운질문에당황하다가도금세재잘거렸고,자신에게일어난좋은일을떠올리며작게나마기뻐했다.

그렇게앙증맞고소중한이야기를듣다보니내기분도서서히떠오르는듯했다.그래서나도그들에게내소식을가볍게건넬수있었다.어제는먹고싶던과일을챙겨먹었고,미루던운동도다녀왔다고.오늘은가고싶은공연예매도성공했고,카페에서앉고싶은자리에도앉았다고.얼마전에는이런저런칭찬도받았고,수달을닮은구름도봤다고.

내소식을전하는일은사람들의소식을듣는일만큼좋은일이었다.좋은일이있는지물어주는사람은흔치않아서힘든일이있을때보다좋은일이있을때티를내기가더쉽지않았다.아쉽지만내곁에도힘든일이있을때허겁지겁위로해주는사람은많았지만좋은일이있을때달려와기뻐해주는사람은아주적었으니까.게다가사소한일이라면더더욱재잘거릴명분이없기도했고.

나는시시때때로사람들에게질문하고귀여운자랑도하면서살아야겠다.내힘듦의돌파구가사람들의좋은소식이라서,내어깨가무거워질때면나보다더무거운사람을찾아위안삼지않고더가벼운사람을찾아그기운을따라내는사람이라서다행이다.꼬이지않은마음이하루를잘풀리게하는힘이되어줄거라고믿고있다.

아직내세상이멸망하지않았다는사실에안도한다.이것이오늘내가전할수있는가장좋은소식인듯하다.
---「내세상은멸망하지않는다」중에서

바쁘지않으면불안했다.하루를꽉채우지않는나태함이몸서리치도록싫었다.매일30분이라도운동하겠다며헬스장을등록해놓고가지않는날의내가,언젠가는먼나라에사는이들과유창하게대화하고말겠다며영어공부를시작해놓고바쁘다는핑계를대며하지않는날의내가얼마나한심했는지.쉬어가는시간에도바쁘게쉬어야할것만같은기분에쫓겨온전히쉴수도없었다.하지만이렇게아등바등바지런을떨어도미처다끝내지못한일이남아있고,실수가존재하니아무걱정없이하루를마무리하기란불가능에가까워찝찝하게잠들곤했다.

나는내가애처롭다.완벽할리없는평범한인간일뿐인데완벽한일상을바라는미련함에쫓겨자주숨이찼다.잘하고싶다는마음,인정받고싶다는마음에도‘적당히’가필요하다는걸모르지않는데무작정잘하고싶었다.내게기대치가높다는건나를사랑한다는의미도되지만나를괴롭게하기쉽다는의미가되기도했다.내가나를쫓아오면도망갈곳도,숨을곳도없다.이런곤란한상황이매일반복되면피폐해져버리고말거라는건정해진결과.내게는나를구할방법이필요했다.

일단인정부터해야했다.달기만한하루는없다는걸인정하고,오늘의목표를다해내지못할수도있다는걸이해하고,아프거나버거울때는나를보살피는게먼저라는순서를깨닫고,단단한나를만들기위해서는부드러운마음이필요하다는걸잊지않아야했다.그리고치열하게사는만큼치열하게나를사랑해야했다.그러면치열하게살아도나를해치지않을정도의강도로살수있을테니까.

해야할일에압도당해허우적대는나를구하며사는건마땅히내가해야할일.바빠도케이크한조각을입에떠먹이고커피한모금을준다.아주큰마트대신구석진곳에자리잡은시장에가서채소를한봉지사오거나최대한천천히걸으며산책하게한다.그렇게내가여기있다는인기척을낸다.

쫓기듯사는건성실하면서나태한일.정상에오르기위해서는가만히세상을돌아보며쉬어가는시간도필요하다.그시간이나를다시생생하게살아나게할것이다.나는지금꾸물거리는게아니라꿈틀거리고있다.
---「나를구할방법」중에서

사람을좋아하는일이비난받을일은아니다.누구나알다시피사랑에는자유가허락되어있으니.다만사랑을잘하는사람은자신의마음만큼상대의마음도헤아릴줄안다.앞서는마음의목덜미를잡아진정시키고,그사람에게오래시선을둔다.너무앞선마음은속도만큼날카로워서사람을상처입히기쉽다.미처따라붙지못한책임감이나신중함의부재는날카로운마음을막지못한다.

끈기와열정으로도어쩔수없는것이있다면사람의마음이고사랑일것이다.아무리좋은마음이라고해도,당신이좋아하는음식,음악,혹은당신이아무리괜찮은사람이라고해도상대는원하지않을수있다는것을늘염두에두어야한다.그러므로아무것도강요할수없다는것을알아야한다.고려의대상에당신만있고상대는없는마음은변명의여지없이유해하다.

사랑은어떤것도장담할수없고,알맞은답도없어서많은과정과노력을무력화시킨다.그래도우리는사랑을원망할수없고,매일애타게원하고있으니,우리가사랑을지배하거나이길수있다는생각은버려야한다.물론사랑하는사람은모두어여쁘니너무기죽을필요는없다.다만내가하는것이사랑흉내가아니라정말로사랑이라면조금더사려깊을필요는있다.한사람이한사람을일방적으로쫓는듯한관계는불행함과동시에불안하다.상대방이도망치듯멀어진다면당신이멈춰야아무도넘어지지않는다.

사랑은이기적으로할수록본질과멀어진다.당장가질수는있어도오래볼수는없는사랑보다당장가질수는없어도오래오래볼수있는사랑이더사랑스럽다.늦은밤에문득그사람이보고싶으면당장전화하거나달려가고싶은마음이든다.그래도열번,아니스무번이라도꾹참아보는것은낭만이나사랑이부족해서가아니라그사람이편안한밤을보내기를바라는마음,꾸고있는예쁜꿈이쭉이어지기를바라는마음,단잠을자고일어나기분좋은하루를맞이하기를바라는마음,그사람을빨리보는것보다오래보고싶은마음이더크기때문일것이다.

그런사랑은비밀스럽고비겁한사랑이아니라조심스럽고친밀한사랑에가까울것이다.막무가내인마음을사랑이라는핑계로그사람에게떠밀지말아야한다.
-「목덜미를잡는심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