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피

파란 피

$15.00
Description
어린이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하나 더 건네는
허교범 작가의 첫 단편집
어린이 장르 문학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 준 허교범 작가의 첫 단편집이다.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다양한 색채의 이야기 다섯 편을 모은 이 단편집에서 무엇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가 추리와 SF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가치와 신념이다. 다섯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탐구하고자 했던 것은 기발한 착상과 해법의 테크닉 같은 기법을 뛰어넘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주제와 관련돼 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메시지를 ‘무언가의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동등한 대가가 필요하다’, ‘우연처럼 보이는 일도 우연은 아니다’ 같은 메시지로 다양하게 변주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혐오가 일상화된 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틀이 되어 줄 것이다.
저자

허교범

1985년강원도홍천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했다.2013년비룡소에서주최한제1회스토리킹에『스무고개탐정과마술사』로당선되었다.「스무고개탐정」「이리의형제」「대장장이왕」시리즈와『어린변호사』등을썼다.여전히10대를위한추리와판타지를쓴다.

목차

-1초
-파란피
-파이널스트라이크
-추리
-죄의무게

출판사 서평

모든일에는이유가있다.
그래서이다섯이야기가시작되었다.

책에실린다섯이야기「1초」,「파란피」,「파이널스트라이크」,「추리」,「죄의무게」는추리,SF,리얼리즘,공포등장르는다양하지만모두‘모든일에는이유가있다’는하나의주제로가지런히여며진다.작가는내면의상처,차별,인간의욕망과오만,희생과속죄같은문제를그대로쓰지않고판타지적세계,비틀린시스템,특수한규칙으로치환해작품구석구석에숨겨놓았는데,숨겨진의미들이‘모든일에는이유가있다’라는메시지와연결되는맥락을발견하는것은이책을읽는또다른즐거움이다.

〔1초〕
그러나시월이는무슨일이일어났는지정확히알았다.
매년12월31일11시59분59초부터1월1일0시0분0초가되기까지1초동안시월이는시간을빼앗긴다.해가바뀌는순간딱1초간의식을잃는시월이.열살인시월이가살아온평생동안잃어버린10초라는시간은,교통사고로생을달리할수밖에없는순간10초동안세상을멈추게해시월이의생을다시시작하게만든다.이렇듯작가는기적을기적같이보이지않게하는판타지를일상을풍경으로펼쳐보이며독자에게낯선감각을선사한다.시월이가죽음목전에서생명을구한기적은착각일까,아니면신또는알수없는존재로부터온구원일까?시월이의경험이실제인지정신착란인지애매모호하게그려진서사는,우리가어떤존재하는현상을외부에서제대로관찰하고판단할수있는지에대한질문을던지며,세계는우리의인식을통해실재한다는인식론적관점을상기시킨다.

〔파란피〕
“그래도넌내유일한친구야.”
경준은평범한학생처럼보이지만,사실은특정학생을감시하고보고하는역할을맡고있다.특정학생은같은반친구인인화이다.인간처럼보이는인화는사실인공지능체로인공지능을연구하는연구소의실험대상이다.어느날인화는스스로자기손가락을칼로베어파란색피를보여주며“봐,피가파랗잖아?피가파란인간이어디있어?”라고경준에게묻는다.인공지능체인화가자신의‘파란피’를통해인간이아님을자각하자,그비밀을알고있던친구경준은‘관찰자’와‘친구’의경계에서갈등하기시작한다.작가는이작품을통해‘인간과인간이아닌존재를나누는기준은무엇인가’라는인공지능시대의근본이되는철학적사유와SF장르의재미,두마리토끼를잡고있다.

〔파이널스트라이크〕
“게임에서라도복수하려고.”
‘레이디언트소울’게임을즐기는연성은같은반친구준희에게‘똥개’라는별명으로놀림을당한다.현실의교실에서연성은준희에게아무말도하지못하고웃음거리가되지만,게임속에서는상황이다르다.하드코어서버에접속할수있는실력자인연성은게임속에서준희의캐릭터를반복해서쓰러뜨린다.현실과달리게임속에서는준희를압도하고통제할수있다는쾌감에사로잡힌연성의플레이는점점더과격해지고,결국준희는이일로담임선생님에게도움을요청하게된다.담임과의상담에서연성은“게임시스템일뿐.”이라며자신의행동을정당화하는데…….피해자와가해자가뒤바뀌는게임서사를통해시스템이허락한폭력과현실의폭력에대해다양한관점으로사유하도록이끈다.

〔추리〕
”이제추리의힘을알았겠지?”
쉬는시간마다추리소설을읽는아영에게같은반남자아이가“이런소설은읽어봤자아무소용도없다고우리아빠가그랬어.”라고시비를건다.그러자아영은“왜소용이없어?내가증명해볼게.”라며맞선다.작가는아영이라는인물을통해‘소설속허구’로치부되는‘추리’라는사고방식자체를증명한다.“추리라는건말이지,사실은복잡한계산보다직감에가까워.어떤물체를보자마자팍떠오르는거야.그러면처음에는어리둥절해져.내가왜그걸알게된걸까?그이유를하나하나따져본다음에야설명할수있게되지.느낌이먼저고설명이나중이야.”라는아영의대사는추리는논리가아니라인지의방식으로써일상속에서도작동하는사고방식임을뜻하며독자도‘추리하는사람’이되어야한다고넌지시전한다.

〔죄의무게〕
이런결과를원한게아니야.나는그저.
호재는‘입산금지’라는팻말이걸린학교뒤편산을지날때마다“언젠가꼭들어가보겠다”고장담했고,어느날같은반친구영서,태우,승아와함께출입이금지된산에들어간다.산속에서실수로돌탑을건드려무너뜨린아이들은겁에질려도망쳤는데,그후‘공물을바치면죄를용서해주겠다’는협박편지를받게된다.혼란과두려움속에서아이들은매달돈을바치기시작한다.처음장난과호기심으로시작한일은점점무거운짐이되어아이들의마음을짓누르는데…….믿음과권력의관계,공범의구조,죄책감같은화두를통해죄는숨긴다고사라지는것이아니라다른형태로돌아온다는것에대해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