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실 오디세이 (박종현 시집)

밤실 오디세이 (박종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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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려움이 자라면 뿔이 된다 뿔이 자라면 길이 된다
[밤실 오디세이]는 박종현 시인의 네 번째 신작 시집으로, 「밤실 오디세이-밤실」 「뿔」 「입동」 등 63편이 실려 있다.

박종현 시인은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1992년 [현대문학] 추천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쇠똥끼리 모여 세상 따뜻하게 하는구나] [절정은 모두 하트 모양이다] [한글 날다] [밤실 오디세이], 명상수필집 [나를 버린 나를 찾아 떠난 여행 1, 2] 등을 썼다. 제2회 박재삼사천문학상, 제35회 경남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는 그 시를 쓴 시인의 마음 경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의 마음을 밝히는 일이며, 그 마음의 경계를 밝히는 것이라 하겠다. 하나의 마음이 사물을 만나 빛을 밝히고 그림자를 만든다.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을 비추는 것처럼, 마음은 인간의 모든 경계에서 달처럼 비춘다.
시는 때로 세밀한 표현의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큰 그림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이번 박종현 시인의 시집 [밤실 오디세이]는 인생사의 희노애락(喜怒哀樂)과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베를 짜듯 직조해 놓고 있다. 고향에 대한 예찬이면서 동시에 삶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서사이다.
시는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직관에 의해 성찰하는 것이다. 시인은 ‘삶/죽음’의 경계를 ‘걷다’라는 말로 표상하고 있다. 시인에게 걷지 못하는 것은 죽은 것이다. 그래서 “게도 사람도 자벌레도/해와 달, 별도 걸어서 하루를 건넌다/심지어 동백나무나 애기똥풀도 해를 등진 채/제 그림자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걷는다”. 그리하여 박종현 시인은 “걷는 이를 바라보는 일은 그가 남긴 그림자를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림자를 가진다는 것은 살아 있음이요, 사랑하는 표상이다. 그래서 “동백나무나 애기똥풀도 해를 등진 채/제 그림자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걷는다”. ‘삶-사랑’의 표상을 걷는 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고향집 뒤란에 선 늙은 회화나무 내가 먼 길을 나설 때마다/담 너머 긴 그림자를 드리워 내 걸음을 배웅해 주다가도/내가 쳐다보면 짐짓 돌아서서 딴청을 피운다”라고 읊고 있다. 이 회화나무 그림자의 걸음이 사랑으로 환치되자, 회화나무는 부모님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시인은 “나를 키워 준 이가/또 한 분 계셨다”라고 성찰한다. 시인에게 고향의 회화나무는 ‘나’를 키운 분이다.(「밤실 오디세이-회화나무 그림자」) (이상 성선경 시인의 해설 중에서)
저자

박종현

저자:박종현
경상남도창녕에서태어났다.
1990년[부산일보]신춘문예,1992년[현대문학]추천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쇠똥끼리모여세상따뜻하게하는구나][절정은모두하트모양이다][한글날다][밤실오디세이],명상수필집[나를버린나를찾아떠난여행1,2]등을썼다.
제2회박재삼사천문학상,제35회경남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밤실오디세이1
밤실오디세이-밤실-11
밤실오디세이-고과살-12
밤실오디세이-부부-13
밤실오디세이-가위눌림-14
밤실오디세이-회화나무그림자-15
밤실오디세이-나는굴피집에산다-16
밤실오디세이-천국행-17
밤실오디세이-오백원짜리-18
밤실오디세이-누가왔다갔나보다-20
밤실오디세이-송사리의집-21
밤실오디세이-제비나물이된달개비-22
밤실오디세이-보름달-23
제2부밤실오디세이2
밤실오디세이-당산제-27
밤실오디세이-시크릿하우스-28
밤실오디세이-담뱃굴모텔-30
밤실오디세이-살바르산606호-32
밤실오디세이-쇠뜸부기사촌,무논에서울다-34
밤실오디세이-도둑댁-36
밤실오디세이-볼기짝에반짝이는똥별-38
밤실오디세이-고향집-39
밤실오디세이-시읽는별-40
밤실오디세이-장승-42
밤실오디세이-얀테-43
밤실오디세이-봄을몰고오시는어머니-44
제3부섬이된바다
뿔-47
다이어트하는청바지-48
보톡스부작용-50
코사지,그녀의등뒤에꽂고싶다-51
부처님오신날-52
보온용이아닌보온병-53
자유의여신상-54
이대팔-56
섬이된바다-57
염습-58
구겨진-60
삼지닥나무꽃-62
붉은-64
설사-65
제4부세렝게티아빠
은행잎은침엽수다-69
세렝게티아빠-70
입동-71
오디,붉은머리오목눈이가훔쳐보다-72
티사강의꽃-73
늙은등산화-74
나는더하기였다-76
의자-명퇴하던날-77
나는신이다-78
인공호흡-80
대퇴골두무혈성괴사-81
고양이키스-82
대장내시경-83
제5부비토섬으로간여자
오도재-변강쇠의후예-87
첫사랑-88
노안-89
백반증-90
비토섬으로간여자-91
혹씨-92
맹그로브한그루-94
노루-96
실로암-97
주상절리-98
마다가스카르섬-99
환한세상하나만나다-100
해설성선경달과천개의강-101

출판사 서평

추천사

채상우(시인)
[밤실오디세이]에는[오디세이]와「도화원기」가포개져있다.예컨대「밤실오디세이-얀테」에는“나돌아가리라/무릉도원둥지튼/밤실”,이렇게적시되어있다.그런데생각해보면좀이상하지않은가.[오디세이]는귀환의서사다.그리고오디세우스는우여곡절끝에고향이타카로돌아가는데성공한다.이에비해「도화원기」는방문의서사이며안타깝게도실패담이다.즉도화림(桃花林)을잠시다녀온무릉의어부뿐만아니라그누구도복숭아꽃들로찬연한숲너머의마을을다시는찾지못한다.이처럼이타카와도화림은겹쳐질수없는공간이며,그의미의자장과벡터는다르다.그런데흥미롭게도박종현시인은이두곳을‘밤실’로끌어당긴다.그렇게할수있는까닭은‘밤실’이과거시인의실제고향이자지금은“마음속지도”“세상한가운데”이기때문이다(「밤실오디세이-밤실」).“세상한가운데”곧시인의내면중심에자리한‘밤실’의중력은이타카와도화림의시공간을휘어버릴만큼강력하다.요컨대‘밤실’은박종현시인이유년시절을보낸고향이자종국엔돌아가길희망하는귀착지이지만그곳은영원히닿을수없는잃어버린미래다.그런데박종현시인의이낭만적상실감은고통(노스탤지어(nostalgia)의한축인‘알고스(algos)’혹은「도화원기」끄트머리에적혀있는유자기가앓는‘병(病)’)속으로휘말리지않는다.어떻게이런일이가능한가.이에대해서는단박에말할수있는소이연이있는데,바로시인의‘어머니’다.이제는하늘의별이된시인의‘어머니’는봄이면“꽃다지”“그노랑을가꾸기위해”“또봄을몰고오”시는분이며(「밤실오디세이-봄을몰고오시는어머니」),“살아생전”“시한편도읽지않았”지만“아들의시는안읽고도다”아시는분이다(「밤실오디세이-시읽는별」).그러니이렇게말해도되지않을까.바로저‘어머니’가이타카이자무릉도원이며‘밤실’이라고,그리고다름아닌‘시’라고말이다.따라서박종현시인의시쓰기는그리고그가쓴시는‘어머니’를만나러가는오디세이일수밖에.다만갸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