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뻔한 울증 - 파란시선 180

속이 뻔한 울증 - 파란시선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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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덕룡

저자:신덕룡
1956년경기도양평에서태어났다.1985년[현대문학]을통해문학평론가로,2002년[시와시학]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시집[소리의감옥][아주잠깐][아름다운도둑][하멜서신][다섯손가락이남습니다][단월][속이뻔한울증],저서[환경위기와생태학적상상력][생명시학의전제][풍경과시선]등을썼다.김달진문학상,편운문학상,백호임제문학상본상,김준오시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샛길13
담배한대14
장마15
논두렁깡패16
중복17
야간산책18
첨병(尖兵)19
불두화20
아이캐슬타운21
동지가코앞이라고22
나무도안다23
여음(餘音)24
여기뭔가있어25
꿈이아니다26
입동27
십이월28
겨울비29
청매화30

제2부
혼잣말33
하지(夏至)34
불길하다,고요35
저녁이하는일36
스토브리그37
단월면사무소38
미스보닛39
아귀가맞지않는다40
농업인실용교육41
이명(耳鳴)42
참새와유리창43
루비목걸이44
굽은소나무45
늦장마46
어떤이웃47
빗소리48
여름숲49
매타작50
기웃거리다51
핸들링은없다52

제3부
한나절55
운주사가는길56
화이트빌리지57
에코브리지58
명아주지팡이59
마이너리거60
우기(雨期)61
네가누구건62
퀴즈를풀다63
붉은달64
시흥동산9265
이어폰66
끝이야밋밋하지만―호린험67
달마산배목수68
지금은궁리중69
절벽과길70
링반데룽71
타마린드시드72

제4부
무위사홍매화75
택배76
강경칼국숫집77
거울78
태풍이지나간뒤79
2인실80
뾰족해서그렇다81
동행82
IWANTYOU83
급성췌장염84
지리산둘레길85
야간운행86
데칼코마니87
풀잎속의자화상88
폭염89
결석(結石)90
들러붙었다는말91
산딸나무꽃92

해설이찬미미한것들을위한기도93

출판사 서평

[추천사]

그곳에가면붉은달을보겠다.휘영청월광아래자적(自適)하는시인을보겠다.달이차고이우는동안그는순환하는자연의섭리를온몸으로깨닫는다.갈등이있으나다툼은없고,상처가있으나아픔이없고,사랑은있는데이별이없는그곳.단월(丹月)에서신덕룡시인을만난다.시집제목은“속이뻔한울증”이지만그의시에는“뻔한”속이없다.시인은“시간의다양한표정”을탐구하고해석하고수용한다(?시인의말?).고향의풍경과그곳의삶이어우러지는채색수묵화를펼친다.“흔적없이사라”지고(?샛길?)“흔적없이지워”지는(?담배한대?)것들을따라가는시인이보여주고들려주는그림과노래가시집을채운다.먹먹하다.“수타사안뜰에꽃비쏟아진다”는진술로시작하여산문시형식으로이어지는발화로1연을구성하고,“자잘한무늬남겨놓았다/한시절훌쩍건너뛰는길목에”처럼2연을2행으로조직한시(?불두화?).시인은이형식의그물로단월에서마주하는각양각색의세밀화를포개놓는다.“어둠을긋고가는검은새”가날아가고(?동지가코앞이라고?),“빨랫줄에널어놓은옷가지들처럼”“늙은몸”이“바람에속해있”는“청매화”가서있고(?청매화?),“외로움을탕진하던굽은등과야위고텅빈뼛속을채우던생”을기록하는“굽은소나무”가“이장을끝낸무덤가에”“벌겋게말라죽”어있다(?굽은소나무?).그림이더욱깊어진다.그윽한심화(心?)를본다.찬연하게넘실대는이미지의향연.“다시못올손님처럼떠나가는이별이있으나별빛에섞여깜빡이는반딧불같은그리움은없다뙤약볕아래//수천수만의나뭇잎풀어저를감추는/한여름의숲”을읽고나는얼어붙는다(?여름숲?).“적막과그윽사이를비집고틀면서반딧불”이날아가는어둠을검지로가리키는시인.“잊혀진얼굴들이/하나둘깜빡거리고있는걸”우리는바라본다.(?기웃거리다?)이시집이품고있는극치의아름다움이다.형용사‘뻔하다’에는‘어두운가운데밝은빛이비치어조금훤하다’란뜻이있다.[속이뻔한울증]에울렁이는빛살.단월에뜬붉은달이“얇고연한고요에싸여있어감춰지지않는다”.우리는“꼼짝없이네게붙들렸다”.(?붉은달?)
―장석원시인

[시인의말]

단월에들어온지여러해되었다
여기서는시간의다양한표정을보며산다
시간은
이른아침부터찾아와
하루종일함께놀고
떠날때는아쉬운듯몇번씩뒤돌아보며간다
그때마다무언가남겨놓고가는데
그걸들여다보고만지고생각하느라바쁘다
그래서나는
어제와조금다르게산다

책속에서

<불두화>

수타사안뜰에꽃비쏟아진다바닥에내려쌓인다환하게더이상할말이없는모양이다말도물질이니곧흩어질테고열매를맺는일은더더욱부질없다는듯

자잘한무늬남겨놓았다
한시절훌쩍건너뛰는길목에

<혼잣말>

빨리와
언제까지참을수있을지나도몰라

노랑이가머리를박고저녁을먹는다반쯤남긴밥그릇을한참동안들여다보더니돌아선다허겁지겁먹던밥이줄어들때노랑이는조금만더조금만더먹어도된다고그래도충분하다고몇번이나망설이고또망설였으리라때를잊고돌아다닐동생점박이를떠올렸으리라그릇의테두리를핥으며쩝쩝거리는입맛,있는힘껏다스렸을거다혼잣말로중얼거리며

<산딸나무꽃>

화르르날아가버렸는데
뭔가남겨놓은게있다는듯

사람들이모여들었다화장(火葬)이다끝난,깜부기불조차숨이죽은아침이다햇살이풀어놓은손가락들따라가며밤새무슨알이라도슬어놓았는지한사코뒤적거린다당달봉사의예감과촉감으로짚어내려는눈치다타고남은잿무덤에대고중얼중얼,주문이라도외고싶은모양이다바람불고산딸나무꽃흩어지는날흰나비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