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증후군 - 파란시선 181

솜사탕 증후군 - 파란시선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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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윤일

저자:박윤일
대구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교(구서울예술전문대학교)문예창작학과,경희사이버대학교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
2004년[시작]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솜사탕증후군]을썼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솔비가는길11
꽃피는목격자12
루시14
구두,발자국16
비닐하우스17
이름없는여행18
화분의가격20
여름의일21
야외수업―한하운유택에서22
낙과24
첫눈26
월광소나타27
횡성호28
천백살상담사30

제2부
솜사탕증후군35
들길의포클레인36
저항없이노을물드는저녁38
유빙40
십일월42
하라롱베리44
신성건철46
현우익스프레스47
천하장사선발전48
초침의자50
고추잠자리51
악기가되지못한이유52
곰배를찾아서54
계상정거도56

제3부
저물무렵61
해거리62
찢어진일기63
팬터마임64
항아리가있는옥상66
휴게실다음68
기연(奇緣)70
프라이데이72
꽃피는시절74
멍76
숟가락거울77
민들레꽃씨78
마포대교80

제4부
그네타기85
문빌리지86
봄의정원88
호랑나비90
작고못생긴참외91
수종사―종숙에게92
파산이후93
마지막이사94
늘봄공원96
햇살어린이집97
비올라를위하여98
어부바100

해설황정산아픈것들이서로를업는저녁―[솜사탕증후군]의고통과회복의상상력101

출판사 서평

[추천사]

등단이십여년만에첫시집을출간하는시인의원고,틈을두고읽었다.번번이수종사에이르러뒤페이지로넘어가지못했다.어느새시인의속웃음이사는산중턱의별채를기웃거리는나를발견하고는하였다.시인은가끔가족을위해조기에칼집을내고붉은고추채를썰어올렸다.조그맣게틀어놓은전축에서클래식이흘러나왔다.길쭉하게자란백도화나무수돗가에서휘었다.시인은클래식에띄엄띄엄가사를붙여노래불렀다.“함께음악듣느라충치가얌전해지는곳”(월광소나타),“그렁그렁한물밑에는아직도유선이흐르지요/복숭아꽃피는옛집도그대로잠겨있고요/젖물리는젊은미망인옆에는/활짝웃는코흘리개소년이붙어있어요”(횡성호),“새가흘리고간눈물로단맛을내요//특별하지않은날이지만특별하게”“가까이와서보실래요/가까이에서보면비극만은아니죠”(팬터마임),“한번도본적없는당신의웃음”(프라이데이).시인은누가봐도전혀어울리지않는노랫말을자연스레잇대놓는다.시인의‘속웃음’과‘입속말’과간주(間奏)로흘려보낸긴‘울음’이있었기에가능한일이지싶다.시인은자기몸을통해이미지를생성하고알게모르게품고산날것이발효될때까지기다릴줄아는사람이니까.끝까지자신을관찰하여객관화해내는사람이니까.소리나게우는자신을단속하여속웃음으로독자를위로하는사람이니까.언제나자신의느낌에충실한사람이니까.첫시집을출간하는속웃음충만한시인에게슬며시다가간나는자신의내면을들여다보는도기(陶器)술잔에백도화(白桃花)꽃잎띄워주고싶었다.
―이윤학시인

[시인의말]

스스로그러하게피고지는수레국화옆에
좀더머물러야겠다

책속에서

<꽃피는목격자>

그가눈물을흘렸다면믿으시겠습니까
바늘찔러도피한방울나올사람아니라했는데
12층에서뛰어내린그의몸이
나를스치면서가지가부러졌지요

그러니까내어깨를짚고요단강건너갔으니
오른팔기어이끌고갔으니
이런인연이모이면팔자가되는걸까요

이제결심과목적으로꽃피울것이기에
어제의내가아닌거지요

나를스쳐지나간그의몸은
빨간피로가득하고
피는이웃보다따뜻하고
바늘없이도눈물머금는사람이었다고

평생진술서를쓰면서살겠지요

늘그의눈길이던창문으로커튼날리는봄밤
주민들은뒷말하러나왔다가
돌아갈문잃어버린채
만개한목격담에넋을잃습니다

<솜사탕증후군>

저노인은뜬구름을모을때손이사라진대

설탕한스푼으로떠다니는구름도만들고푹신한솜도만든대
입속에넣으면흥얼거리던노래가녹아서기분이좋아진대
공휴일에는모터에서쉼없이풍선이날아오른대
그래서노인은졸음을참고하늘을날아다닐수있대

저노인은뜬구름을만들다가혼자가되었대
설탕묻은손이입술에닿을때마다곁이조금씩사라졌대
자전거바퀴가녹슬때까지페달을돌렸지만
가지고싶은네모난솜사탕은만들수없었대

세모구름을만들려고했는데
동그란구름을손에쥔오늘이지만
쓸데없는휴일로소풍을만들수있어서
사라지는손목이아프지않았대

<천하장사선발전>

특별히너에게만들려줄게자정넘은퇴근길눈꺼풀이무거울때버스뒷좌석에서알고리즘따라보았던이야기멋쟁이새가귀룽나무새순따먹는장면에서잠이들어퇴근마다처음부터다시보는이야기

설악바위산에힘센장사여럿있는데그중내가뽑은베스트장사를소개할게태백급장사는복수초란다쉽게오지않는봄을알리며들배지기기술로얼어붙은땅을힘껏들어올리지금강급장사는개미야제몸보다몇곱이나큰깽깽이풀씨앗을배지기기술로멀리까지끌고가지그다음한라급장사는솔잣새란다누구도넘보지못할높고단단한솔방울을조그만부리로깨뜨려독차지해백두급장사는목숨내놓고절벽만상대하는산양이야근육섞인몸집이낭떠러지에매달린그림자보다훨씬크단다이제마지막으로무제한급장사가남았는데이체급의승자를우리는천하장사라부르지

가장높은곳에사는바람꽃이가장낮게가장늦게피는것을아는설악산짐꾼이있는데그가내가뽑은무제한급우승자야85킬로그램냉장고를지게에지고두시간거리울산바위까지괭이밥꽃질무렵에서야배달한단다가파른능선을따라계조암까지300개의계단이더남았을때쯤나는또무거운눈꺼풀을이기지못해깜빡졸지만지팡이와한몸이된짐꾼의거친숨소리에다시눈을뜨곤해

그런데말이지이보다더힘센장사를나는알고있어천하장사도세상에서제일무겁다는눈꺼풀을매일밤장미란이역도들어올리듯번쩍들어올리는바로너야빨리퇴근하려고콜라시럽을두박스나한꺼번에옮기면서가끔너를생각해태산만한들들수있는건무거운것이아니라고말하던너를들어올릴수없는짐을지고서꼿꼿하게새벽을달리는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