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소양으로역사와일화를살피고
예술가의눈썰미로순간포착한사진을입혀
풀벌레덕후가빚어낸맛깔스러운한상
이야기꾼의글,예술가의눈썰미로고른사진,인문사회과학자의잣대로살핀정보.이책《곤충인문학》은이세가지숨결을인문학으로꿰어늘어지지않게엮은인간과곤충의공존기이다.
46억년지구역사의인드라망속에있는인간과곤충.이들은항상서로관계를맺으며함께살아왔다.이책에는이런인간과곤충이함께빚어낸기기묘묘한서사들이한껏클로즈업한곤충의접사와함께향연을펼친다.때로는희극으로때로는비극으로오가며스토리텔링은우리가미처예상하지못했던세계를경험하게한다.아울러이책에는화가를비롯한작가,금융인등인류사에등장하는유명인은물론이거니와겸재정선과현재심사정같은우리나라화가를비롯한동서양에서있었던다양한사람들이빚어낸이야기들이등장한다.
《곤충인문학》은모두5장으로구성돼있다.
1장‘눈높이의매크로와발밑의마이크로가만나는서사’는‘양코프스키’라는이름에는동북아근현대사의비극이켜켜이쌓여있는‘네누니’이야기를비롯하여나비를쫓는《롤리타》의작가나보코프의이야기,야차굼바,인간의욕망이깃든학명,새날개밀수꾼등의이야기를다룬다.
2장‘예술가의눈,과학자의손끝에서변응하는풀벌레들’은지금의서양을있게한‘곽·궤·장’이야기를시작으로플랑드르화가,보이저호를타고우주여행중인기생벌,초충도,옥나방의외화벌이,독나방의떼춤등의세계로안내한다.
3장‘기문둔갑펼치는풀벌레의신묘한생존전략’은기똥찬똥벌레의똥집착기를비롯하여신묘한거미줄사용법,따라쟁이의기막힌속임수,혼수품사기꾼,참나무진액쟁탈전등을다룬다.
4장‘살갗이으스스한인류와풀벌레의공진화’는늘보털에어부바하여평생을사는120마리의나방이야기를비롯하여모스부호를보내는개미벌,풀벌레의신묘한생존전략,전염병매개체,반딧불이,왕바다리와꿀벌유괴벌,불임시술하는개미등을다룬다.
5장‘생태계의저울위에선인간과풀벌레들’은떼지으면굶주림을가져오는로커스트이자주전부리를비롯하여나뭇잎말고숨어사는소심한종벌레,스캐럽과풍뎅이,지극정성으로새끼를돌보는풀벌레이야기를다룬다.
이책은이처럼대륙문명과해양세력에겹치는곳한반도특유의버무리는감각으로잘빚은맛깔스러운풀벌레한상이다.재료는재료일뿐엮이고짜여야비로소쓸모있는정보가된다.이런생각으로저자는생각지도못한재료를어울려서기막힌맛과멋을냈다.인간과곤충이서로유기적으로작동하며문명을일구어왔듯앞으로도우주를향해나아가며또다른서사를만들어낼것이다.
책속에서
시인백석과소설가이효석은노비나를이상향으로그리며여러편의글을쓰기도했다.《조복성곤충기》에도유리가나온다.범사냥꾼으로이름난네누니일가가곤충을채집해외국의수집가에게팔았기에첩자로의심받았다.조복성이혐의를풀어주어노비나에초대받았다는사연을담고있다.<17쪽>
노년의나보코프부부는스위스로이주하여틈날때마다나비를쫓았다.76세의정정했던나보코프는다보스산맥에서혼자나비를채집하다가파른산길을구른다.병원으로옮겼지만,이어지는발열과감염증으로얼마후세상을떠난다.<28쪽>
여치가비교적똥똥한몸통에겉날개가배끝까지자란다면,베짱이는날렵한체구에날개가몸집의두배정도로길어서잘날아다닌다.여치무리는포식성이강해서여타의곤충은물론때로는청개구리나도마뱀까지잡아먹는다.매무새가식물의잎사귀와비슷하여풀숲에앉아있으면알아차리기어렵다.영어권에서는덤불귀뚜라미(Bushcrickets)라고부르는이유다.<88쪽>
어디서나흔하게볼수있는개미는생태계전반에걸쳐힘센포식자의지위를누린다.집단으로공격하며입에서개미산을뿜어내므로웬만한곤충은당해낼수없다.개미를닮은녀석으로는개미거미종류,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개미벌등이있다.<131쪽>
나무늘보는평생을나무위에서생활하며땅에는일주일에한번정도내려와볼일을본다.나무위에서는거의움직임이없으므로쑥대밭같은털에는이끼와같은녹조류가쌓인다.<1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