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속성과역사적맥락에서경제의문법을읽는다
패권과소재와식량,세갈래로짚어낸세계경제의작동원리
이책은일상속친숙한12가지사물에서출발하는세계경제입문서다.복잡한수식이나난해한경제학용어를나열하는대신,각사물이지닌구체적인속성과역사적맥락을경제의언어로옮겨독자가세계경제의흐름을하나의그림처럼직관적으로이해하도록이끌어준다.
이책은크게세가지축을중심으로펼쳐진다.
첫째,글로벌시장의주도권다툼과자원수급의역동성측면이다.현대산업의핵심이자기술패권의중심에있는반도체,석유,휴대폰,리튬,자동차가그매개사물이다.'산업의쌀'이라불리는반도체의위탁생산구조부터'셰일혁명'이가져온에너지지각변동,그리고포스트스마트폰시대를향한기술경쟁까지,첨단산업뒤에숨은경제적이해관계가여기서선명하게드러난다.
둘째,자산가치보존과현대산업의소재역할측면이다.인류의역사와궤를같이해온금,철,구리등금속자원을분석대상으로삼았다.금이화폐로자리잡게된역사적배경과실물자산으로서의기능은물론,친환경·경량화트렌드속에서재조명받는철강,친환경전기화시대의필수원자재인구리의경제적가치까지두루살폈다.
셋째,식량자원에얽힌세계정세와무역구조측면이다.우리가매일먹고마시는쌀,콩,밀,커피가그주인공이다.만주와한반도가원산지인콩이왜미국에서대량생산되었는지,거대곡물기업ABCD(ArcherDanielsMidland,Bunge,Cargill,LouisDreyfusCompany)가어떻게세계밀시장을쥐락펴락하게되었는지,그리고관세정책이불러온커피의세계화와공정무역이슈에이르기까지,저자의시선은일상의먹거리너머에있는커다란경제메커니즘으로뻗어나간다.
첨단기술소재부터매일접하는식탁위재료에이르기까지,12가지사물의결을따라가다보면어렵게만느껴졌던세계경제의흐름이자연스럽게손에잡힐것이다.세계경제의결정적순간들과국가간패권다툼의내막까지덤으로눈에들어온다.
경제입문서의미덕은지식을얼마나많이담았느냐가아니라,독자가다음에마주칠뉴스를스스로해석할수있게하느냐에있다.이책은뉴스에오르내리는가격과규제,국가간다툼이어디서비롯되었는지를사물하나하나의내력으로짚어주었다.그래서열두장을다읽고나면남는것은용어목록이아니라세상을읽는안목이다.경제를완벽히알지못해도,작은지식이쌓이면세계가조금씩다르게보이기시작할것이다.
책속에서
이제우리나라반도체의위상은주요산업분야에서꼭필요한사물의차원을넘어섰습니다.그대표적인예가,외교협상에서불리한상황일때반도체가중요한협상지렛대로기능한다는사실입니다.<17쪽>
그노력중하나가요즘급격히대두되고있는‘스마트글라스(SmartGlasses)’입니다.스마트글라스는안경모양을한작은컴퓨터라고부를수있는장치입니다.겉으로보기에는평범한안경에가깝지만,그안에는생각보다많은기술이숨어있습니다.<61쪽>
일단금의52%가장식품으로사용되고있습니다.또18%가우리가흔히금괴나골드바(goldbar)라고하는형태로민간투자용도로사용되고있습니다.그다음16%가각국가의정부나공공기관,국제금융기구같은곳에서안전자산을비축하는용도로,12%는공업용과치과용원자재로각각사용되고있습니다.<109쪽>
알다시피,《현대고고학의이해》는세계에서가장많이읽히는고고학인문서로,그권위가상당히높은책입니다.이책에서우리나라볍씨가세계의대표적인근원지로인정됐다는것은일부학자들의소소한의견이아니라고고학계의전반적인의견이라고봐도무방하다는의미입니다.<152~153쪽>
콩의원산지가우리나라라는사실을아주쉽게확인할수있는지명이하나있습니다.바로‘두만강’입니다.두만강은백두산남동쪽사면에서발원하여동해로흐르는강이죠.그럼,‘두만강’의뜻이뭘까요?두만강의한자‘豆滿江’은콩豆,찰滿,강江으로구성돼있습니다.이걸해석하면콩이가득찬강,이렇게되죠.<167쪽>
이런미군들이이탈리아커피점에가서어떤걸주문했느냐?“에스프레소에물을좀타주세요!”그러다보니까이탈리아커피전문점에서는“밖에미국인이왔어”라는의미의“아메리카노”라고말하면,자연스럽게원액에다가물을추가로타주기를원하는미국인이커피를주문하겠구나,라는식으로생각하고미리준비했답니다.이게지금‘아메리카노’의어원이됐습니다.<2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