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고양이

평행우주 고양이

$18.00
Description
“실패한 경험이라도 나는 철저하게 더 기억할 거야.”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조작하는 비밀스러운 기술을 가진 자들과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진 자들은 미세하게 충돌한다. 기억을 삭제해도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남았고, 오히려 근원 없는 죄책감에 더욱 고통스러운 자들이 존재한다(「마인드 리셋」). 소방관의 PTSD를 치료하기 위해 파견된 로봇 루디는 혼수상태에 빠진 소방관의 기억에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삽입해 기억을 조작함으로써 그를 구하려 하지만, 그는 말한다. 실패한 경험이라도 철저하게 더 기억할 것이라고. 그렇다면 루디는 그를 구하지 못한 것인가(「루디」).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단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러니 지금의 이별에 연연하지 말라는 듯 홀홀 이 세계를 떠난 레나를 기어이 기억하고야 마는 주인공도 있다(「평행우주 고양이」). 무언가를 잊는다는 것, 다시 기억한다는 것, 누군가를 기다리고 지킨다는 것. 그 감정은 시대가 바뀌어도 유효하다. 존재와 기억, 윤리와 기술의 경계에서 출렁이는 세계를 다룬 여섯 편의 소설이다.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이준희 소설가의 첫 단편집

“이준희의 소설들은 우리가 신뢰해온 시간과 세계의 작동 방식을 뒤흔든다.” -김대현(문학평론가)
그러나 그 뒤흔듦은 격렬하지 않다. 다정하고 세심하며, 독자의 마음속에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감각처럼 부드럽게 다가온다. 아름답고 조용한 SF.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이준희의 이 같은 세계관은 더욱 고요하게 부풀었다. 그가 도달한 인간의 감정과 기억, 고요한 상실과 슬픔, 그리고 회복의 서사를 만나볼 수 있는 소설집이다.
저자

이준희

저자:이준희
세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여자의계단〉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함께쓴책《소방관을부탁해》,《최소한의나》가있으며,청소년평전《평화를위해쏘다안중근》을출간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다.현재중앙대학교와백석예술대학교에출강하며,삶과문학이공존할수있는방법을모색중이다.
인스타그램@traceof_0

목차


루디
대수롭지않은
평행우주고양이
심해의파수꾼들
마인드리셋
여자의계단
작품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기억과존재,타인의고통을묻는
조용한사유의SF소설들

기억은고통의형상으로존재하지만,그고통을신체에새기지않으면나는더이상내가아니다.자신의삶이기록한서사의책임을기꺼이감내하는주인공들.기억은조작이가능하고,얼마든지과거의내가아닌채로다시살수있지만,차마그생을선택하지는못하는이들의영혼을작가이준희는가만히위로한다.

평행우주를유영하는마음들,
조용한혁명처럼다가오는이야기들

장르로서의SF가아니라,인식의전환을가능하게하는하나의문학적감각으로서SF를다룬이소설들은현실과비현실,과학과감정,세계와개인의경계를부드럽게넘나든다.아무렇지않게흘러가던일상속에한순간,미세한충돌처럼개입하는다른차원의가능성.기억을지우는시술을받으려는사람들,심해도시에서태어난최초의아이,평행우주를넘나드는고양이,시간을조작하는기술들.이모든낯선요소들을이준희는아주조용하게,그러나설득력있게배치한다.이책은‘마음의소설’에가깝다.세계가무너질때,끝까지남는건결국사람이라는진실을되새기게한다.그모든평행우주에도여전히고양이한마리가조용히몸을웅크리고있을지도모른다는,아름답고이상한상상을가능하게만드는소설집이다.

세상의존재들에게안부를묻는마음

인간의의식은실제보다뒤처진다는내용의글을읽은적이있다.인간은무수히많은감각신호중일부만받아들일뿐이며,그것도약1/3초가지난뒤에야의식한다고.우리가현재라고의식하는세계는,사실1/3초늦은세계인셈이다.또하나.인간은50밀리초(0.05초)이하로제시되는자극에는반응하지못한다고한다.100밀리초(0.1초)이상은제시되어야반응할수있다고.분명존재함에도우리가의식조차하지못하는자극들,실제와의식사이에놓인1/3초지연된세계같은것들.늘이런세계가궁금했고,끌렸다.보통의감각과언어로는놓칠수밖에없는,그래서가능성으로존재해야만더욱선명해지는세계.이책에실린여섯편의소설은그가능성의세계에사는존재들에게안부를묻는마음으로쓴것이다._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