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된 판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

설계된 판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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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금융경제학 최고 권위자인 하버드 경제학자의 제언
현재의 개인금융 시스템은 우리를 등쳐먹도록 설계된fixed 판이다.
이 기울어진 판을 어떻게 재설계할fix 것인가.
한국 투자자들이 수조 원의 손실을 본 2021년 홍콩 ELS 사태는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ELS 투자자는 기초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 머물러 있는 한 최대 연 5% 안팎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반면, 지수가 매수 시점 대비 50%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하락 폭 전체에 준하는 손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 상품은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상품으로 인식하게끔 판촉되었다. 이와 같은 일은 2019년 한국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영국의 지불보증보험 사기 스캔들, 인도의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사태 등 시기와 지역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설계된 판》은 금융시장이 겉으로는 중립적이고 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자산과 정보를 가지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그 결과 부의 격차를 더욱 고착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특히 개인의 선택이나 금융 지식 부족이 아니라, “설계된fixed” 시스템 자체가 설계된 불평등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대 금융시장은 개인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상품 구조, 정보의 비대칭, 수수료 체계 등을 통해 금융 이해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 예를 들어 같은 저축이나 투자라도 부유한 사람은 더 낮은 비용, 더 전문적인 자문, 더 유리한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높은 수수료와 비효율적인 상품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금융상품 자체도 위험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 시장 변동이나 금융위기의 충격을 취약한 계층이 더 크게 떠안게 된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은 단순히 자본을 배분하는 중립적 장치가 아니라,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이 된다. 저자들은 이 문제는 금융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기본 금융상품의 구조 개선, 수수료 규제, 공공 옵션 제공, 자동화된 저축과 투자 시스템 등 제도적 개입을 통해 개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2025년 올해의 책
저자

존Y.캠벨

JohnY.Campbell
하버드대학교석좌교수로,1994년부터하버드경제학과에서강의해왔다.채권,주식가치평가,포트폴리오선택,가계금융등금융과거시경제학의다양한분야에걸쳐100편이넘는논문을발표했다.전미금융학회AmericanFinanceAssociation회장을지냈으며,전미경제연구소NBER자산가격프로그램의연구위원이자프로그램디렉터를역임했다.보스턴에기반을둔계량적자산운용사애로우스트리트캐피털ArrowstreetCapital을공동창업했으며,현재이사회멤버로활동하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_8

1부|설계된판:문제제기
1장문제의규모_15
2장금융의사결정의어려움_51
3장금융시스템의부패_77

2부|개인금융시스템의오류:영역별진단
4장소득과소비의등락을관리하기_107
5장교육과주거용목돈마련하기_129
6장리스크와함께살아가기_159
7장안정적인노후를준비하기_189

3부|판을재설계하자:해법
8장테크놀로지의약속과위험_221
9장‘넛지’말고‘쇼브’_247
10장더나은금융시스템은가능하다_285

감사의글_325
주_329
찾아보기_375

출판사 서평

★★★벤버냉키(2022년노벨경제학상수상),로버트쉴러(2013년노벨경제학상수상)추천★★★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Times2025년올해의책★★★

왜우리는금융에서계속불리한선택을하는가
2024년,홍콩항셍지수를기초자산으로한ELS(주가연계증권)에서대규모손실이현실화되면서수많은개인투자자들이수조원대의큰피해를입었다.은행과증권사를통해판매된이상품은지수가어느수준이상을유지할경우높은수익을제공하지만,기초지수가큰폭으로하락하면투자자가원금의상당부분혹은전부를잃을수있는구조였다.많은투자자들은이를안정적인상품으로인식하고가입했지만,결과는정반대였다.만기가도래하기시작한2024년초에홍콩항셍지수는최고점대비절반이하로떨어져있었고,수십만명의한국투자자들이총40억달러규모의손실에직면했다.
2019년DLF사태역시마찬가지였다.고위험구조의상품이충분한설명없이판매되면서대규모손실로이어졌다.비슷한일은한국밖에서도종종일어난다.영국의금융규제당국은지급보증보험불완전판매사건피해자들에게수십억파운드의손실을보장하도록명령했다.인도에서는2010년대초에변액보험판매사기사건이있었다.
이러한사건들은흔히‘투자자의판단착오’나‘고위험상품에대한이해부족’으로설명된다.그러나이책은전혀다른질문을던진다.왜이렇게많은사람들이,반복적으로,비슷한방식으로피해를입는가.
문제는개인이아니라,개인이마주하는선택환경자체에있다.금융상품은지나치게복잡하게설계되어있고,핵심정보는이해하기어렵거나눈에띄지않게제시된다.소비자는수많은옵션속에서합리적인선택을해야하는상황에놓이지만,실제로는비교가불가능하거나왜곡된정보에기반하여결정을내리게된다.그결과,사람들은반복적으로비슷한실수를되풀이한다.이책은이러한실패가개인의능력문제가아니라,애초에잘못설계된금융환경의산물이라고주장한다.


금융시스템은누구에게유리하게설계되어있는가
ELS와DLF사태는단순한‘상품실패’가아니라,금융시스템이어떻게작동하는지를보여주는단면이다.같은금융시장안에있지만,모든개인이동일한조건에서거래하는것은아니다.일부고객은더낮은비용과더투명한상품,더신뢰할수있는조언에접근할수있는반면,다수의개인은복잡하고비용이높은상품에노출된다.특히은행창구를통해판매되는상품일수록‘안정적’이라는인식이강하지만,실제로는구조를이해하기어려운고위험상품이포함되는경우가적지않다.
이러한차이는우연이아니라구조에서비롯된다.금융회사는고객의자산규모와수익기여도에따라다른상품과서비스를제공하며,수익성이높은상품일수록더적극적으로판매된다.그결과,금융은겉으로는공정한시장처럼보이지만실제로는이미유리한위치에있는사람에게더나은조건이돌아가고,그렇지않은개인은더불리한선택지에놓이게된다.이책은이러한격차가개인의선택이아니라시스템의설계에서비롯된것임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

‘좋은조언’은왜항상우리에게도달하지않는가
이러한금융상품불완전판매(금융기관이고객에게상품의운용방법,위험도,손실가능성등을제대로알리지않고판매하는것)사태에서반복적으로드러난것은,많은소비자들이‘전문가의추천’을신뢰했다는점이다.은행창구와PB상담을통해제안된상품은단순한판매가아니라‘조언’으로받아들여졌고,이는투자결정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다.그러나결과적으로이조언은고객의이익을충분히반영하지못했다.문제는일부직원의일탈이아니라,금융산업전반에내재된구조에있다.
금융기관은상품을판매함으로써수익을얻고,그수익구조는직원의평가와보상에도직접적으로연결된다.복잡하고수수료가높은상품일수록더큰수익을가져다주기때문에,자연스럽게그런상품이더적극적으로추천된다.이과정에서‘조언’은점점중립성을잃고판매전략에가까워진다.소비자는전문가의말을따르고있다고생각하지만,실제로는특정방향으로유도된선택을하고있는셈이다.이책은개인이더많은정보를공부하거나더신중해지는것만으로는이문제를해결할수없으며,조언을둘러싼인센티브구조자체를바꾸지않는한동일한문제가반복될것이라고지적한다.

기울어진판을어떻게재설계할것인가?
‘넛지’말고‘쇼브’
《설계된판》은금융시스템의문제를단순한규제강화나정보제공확대만으로해결할수없다고본다.지금까지의접근은주로소비자에게더많은정보를제공하고,더신중한선택을‘유도’하는데초점을맞춰왔다.이른바‘넛지nudge’방식이다.그러나ELS와같은사례가보여주듯,정보가늘어난다고해서소비자가더나은선택을하는것은아니다.선택환경자체가복잡하고왜곡되어있다면,약한유도만으로는구조적인문제를바꾸기어렵다.
이책이제안하는것은한걸음더나아간개입,즉‘쇼브shove’에가깝다.이는소비자가잘못된선택을하지않도록보다강하게선택구조를재설계하는접근이다.예를들어,지나치게복잡하거나고비용인상품은애초에기본선택지에서배제하거나,표준화된단순상품을기본옵션으로설정하는방식이여기에해당한다.또한소비자가별도의노력없이도최선에가까운선택을하도록돕는‘초이스엔진’과같은시스템이필요하다.핵심은개인이더똑똑해지기를요구하는것이아니라,개인이실수하기어려운환경을만드는것이다.사람들이금융을이해하는방식이아니라,금융이작동하는방식을바꿔야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