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먹고 자고, 씁니다

오늘도 먹고 자고, 씁니다

$16.80
Description
‘안 팔리는’ 소설가와 ‘못 파는’ 편집자
두 사람의 진심이 완성한 ‘책’이라는 하나의 세계
작가와 편집자가 쓰는 일, 읽는 일에 매달려온 1년을 그려낸 작품. 우리가 지금 머무는 이곳에서 잠시지만 확실히 벗어나게 해줄, 그런 이야기가 도착했다.
─ 아오키 지에 (서평가)

읽기도 전부터 눈물이 맺히는 ‘출판업계’ 이야기.
성공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달리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진한 감동이 있다.
─ 일본 서점 직원 후기

일상에 드라마틱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조금 특별한 일은 늘 가까이 있다. 길에 나뒹구는 작은 돌멩이를 보물처럼 과자 캔에 모으는 것. 작가에겐 그런 순수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소설을 꼭 읽어보시길.
─ 일본 독자 후기

욜요미모노 신인상, 포푸라샤 소설대상 우수상, 서점대상 2위 등 크고 작은 수상 경력이 빛나는 베테랑 작가 오노데라 후미노리가 자신의 현실과 비슷한 인물과 배경을 소재로 쓴 자전적 픽션 『오늘도 먹고 자고, 씁니다』로 국내 독자들을 만난다.
적지 않은 작품을 발표했지만 성공작은 내지 못한 채 50대를 맞은 소설가 요코오 세이고. 이렇다 할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고 편집 경력 5년 차를 맞은 편집자 이구사 나타네. 두 인물이 번갈아 등장하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권의 책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오늘도 먹고 자고, 씁니다』는 ‘글 쓰기’와 ‘출판’, ‘편집’ 등 책을 둘러싼 행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작가와 편집자, 업계 사정을 내밀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읽을 만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요코오 세이고가 공들여 써온 소설을 편집자에게 퇴짜 맞으며 시작한다. 그후 요코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루틴대로 산책하다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쏘는 장난감 총에 가슴팍을 명중당한다. 안 그래도 쓰린 가슴에 물리적인 충격까지 더해진 상황. 그러나 요코오는 이 사건마저 다음 글감으로 쓸 수 있겠다며 태연하게 상처를 받아들인다. 출판사에서는 무던한 성격의 편집자 이구사 나타네를 요코오의 새로운 담당자로 결정하고 두 사람은 처음 긴자에서 인사를 나눈 후 계절이 네 차례 바뀌는 동안 천천히 손발을 맞춰간다. 차분한 성정의 두 사람이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기에 자기 일에서만큼은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친다. 이 작품에는 무슨 일이든 적당히 넘어가지 않고 제대로 해내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감동이 흐른다. 자신의 업을 대하는 자세가 언제나 존중과 최선일 때 그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 깊은 감흥을 전달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저자

오노데라후미노리

저자:오노데라후미노리
일상의디테일에빛을부여해곳곳이반짝이는삶을작품으로만드는작가.지바현에서태어나2006년단편작〈뒤로뛰어골인!裏へ走り蹴りめ〉으로올요미모노신인상을수상했고,2008년에는《ROCKER》로포푸라샤소설대상우수상을받으며소설가로데뷔했다.국내에소개된작품으로는2019년일본서점대상2위에오른《혼자라는건ひと》이있다.‘미츠바의우체부씨みつばの郵便屋さん’,‘타쿠조!タクジョ!’와같은힐링시리즈부터가족을잃고혼자남은주인공을소재로한《혼자라는건》과그후속작《거리まち》,《집いえ》,최근발표한《나는형사입니다ぼくは刑事です》에이르기까지,이책《오늘도먹고자고,씁니다》속주인공처럼오로지쓰는일에만매진하며활발한작품활동을이어오고있다.

역자:황국영
서울예술대학에서광고를공부하고와세다대학교대학원문학연구과에서표상미디어론을전공했다.문화마케터,기획자등의직업을거쳐지금은말과글을짓거나옮기는일을한다.《퉤퉤퉤》,《미식가를위한일본어안내서》,《クイズ化するテレビ:TV,퀴즈가되다》를썼고,‘바다가들리는편의점’시리즈,《음악과생명》,《나는앞으로몇번의보름달을볼수있을까》,《전남친최애음식매장위원회》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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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봄에만나여름을지나이듬해겨울까지,
보이지않는내일을향해달리는이인삼각의걸음

쉰이라는나이에여전히혼자원룸에살면서쓰는일에만몰두해온소설가요코오세이고는‘작가가될수밖에없는사람’,‘작가로살아야만하는사람’이라고자신을정의한다.이른시간에일어나쓰고운동하고쓰고걷고쓰고먹고하루를마감하는요코오의일상은오로지소설을집필하는일을중심으로돌아간다.그에게유일한여가는대학시절부터의친구유미코와술잔을기울이는것뿐.그런그가오랜구상을거쳐집필한작품의출간을거절당하고만다.

의사집안에서태어나당연히의사가될줄알았으나의대진학에실패한후충동적으로문학부전공을택한이구사나타네는대학시절에는복싱선수를꿈꾸다그마저실패하고출판사편집자가되었다.편집자5년차지만이렇다할히트작이없어조금은초조한상태.그런나타네에게요코오세이고작가를담당하라는과제가떨어진다.

『오늘도먹고자고,씁니다』는저마다의정체기를겪고있는소설가요코오와편집자나타네가번갈아화자가되어담담하면서도유머러스하게1년의세월을서술하는작품이다.누군가에게말하기도사소한일상적인시간안에요코오는‘쓰는’행위를,나타네는‘읽는’행위를커다란요소로더한채확실하게앞으로나아간다.같은듯다른하루하루를보내며열두달을지나온두사람앞에는이윽고『내리지않는비는없다』라는자전적소설한권이도착한다.어디까지가실제작가인오노데라후미노리의이야기인지,어디까지가출판사와편집자의진짜이야기인지가늠하기어렵다는것역시이책이지닌또다른매력이다.

작가오노데라후미노리는자신이가장잘쓸수있는이야기를통해세세한묘사,깊이있는캐릭터설정,균형의묘를살린구성등흠잡을데없는일상소설을완성해냈다.또한이작품은자신의일에진심으로임하는자세를보여줌으로써직업을다루는마음가짐에대해생각해보게하는훌륭한직업소설이기도하다.

쓰는사람과읽는사람
다른자리에있는두사람의소통과이해에관한이야기

인물들이번갈아화자가되는구성이소설장르에서크게특별하지는않다.그러나『오늘도먹고자고,씁니다』에서이구성이돋보이는이유는두사람의관계성에있다.우리는살아가면서상대방과반대되는입장에놓이는일을자주겪는다.물건을파는사람과사는사람,서비스를제공하는사람과받는사람,콘텐츠를만드는사람과소비하는사람.출판업계에서는쓰는사람과읽는사람이함께일한다.이책에서편집자로등장하는나타네는여자친구에게작가와편집자를이렇게설명한다.“하는일이달라.작가는쓰고편집자는읽지.”

내가서있는자리에서완전히반대쪽에서있는상대를바라보는일.상대의존재를생각하고그의입장에서보는일.작가인요코오도,편집자인나타네도자신에게주어진일을묵묵히해내는순간마다머릿속에서서로를절대지우지않는다.정해진시일에맞춰원고를집필하고약속된날짜에그것을보여주며평가를감수하는작가로서의삶과작가가힘들게쓴원고를감사한마음으로읽으며더나은작품이되게끔고민하는편집자로서의삶은다른자리에있어도결국독자에게더재밌는책,좋은작품을내보이고싶다는같은목표를향해함께걷는걸음이다.세상의많은일들이그렇듯,타인에대한이해가곧나를이해하는일이라는사실을오노데라후미노리는작가와편집자의관계성을통해독자에게분명하게전달한다.

삶을나아가게하는건,
단단하게쌓아온일상의힘

루틴대로하루를보내는요코오지만그의일상에서도생각지못한소소한일들은늘벌어진다.싼전자레인지를사서직접들고오느라근육통이생기고,급작스러운호우로널어둔이불이흠뻑젖는다.30엔짜리두부의뚜껑이어느날부터잘뜯기지않자오래망설인후고객센터에전화를걸기도한다.늘길에서만나는사람부터종종만나시간을보내는친구의변화까지인연에도변화가찾아온다.이렇듯작품이엎어지거나실연을당하는등의큰사건들도,생활에서부딪히는작은일들도,비가오거나맑은날씨도,낮도밤도,사실은모두이어져있다.일상은마치아무것도아닌듯하지만변화무쌍해서요코오와나타네의1년도처음과결코같지않다.

인간의삶은디테일한일들의연결이다.대단한사건들은몇번벌어지지않는다.큰변화앞에서우리가무너지지않을수있는것은단단하게쌓아온일상의힘이다.그렇기에요코오와나타네는오늘도먹고자고,쓰고읽고,걷고달리는일에정성을다한다.이두사람은결국가장중요한일은가장사소한일상을지키는것이라는사실을이또한정성껏독자에게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