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눈

그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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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한 시인의 등단 50년을 기념하는 시집이다.
한 시인의 생애를 따라오다 보면 인식의 깊이와 넓이가 조금씩은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인이 어떤 관점과 물질에 반응하여 자신의 존재성을 전개해 갔는지가 그 시인의 특이성을 언급할 사항일 것이다. 강영환 시인은 자신의 존재성이 민중에 있다고 생각하여 저항적 관점에 기반한 세계 인식을 처음부터 선보였고, 이를 자신의 실존적 장소가 되는 ‘산보도로’의 장소성과 주민을 통해 심화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관은 원형적 차원에서나 물질적 차원에서 같은 상상적 의미를 가진 ‘바다’ 이미지를 통해 전개되었고, 그 과정에서 바다라는 물질성을 통해 ‘해방’의 의미를 더욱 궁리해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다 확고하고 초월적 대 상인 ‘산’의 심상에 상상력의 질적 전화를 꾀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함께 초월적 삶의 지평에 대한 구도적 자세를 추구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강영환의 시적 세계를 정리하자면 ‘칼의 정신과 초월 의지’로 집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강영환의 시는 현실적 존재의 파동과 울림을 여실히 드러내는 감광지이면서, 보다 나은 삶과 존재에 대한 끝없는 탐색을 추구하는 상상화인 셈이다. 강영환 시인의 생애와 그의 시는 우리 인간의 보편적 꿈과 고뇌를 대변하는 장대한 파노라마라 할 것이다. 이 시집은 그런 시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총체적 조명을 담고 있다.
저자

강영환

강영환시인은1977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공중의꽃」,1979년《현대문학》에시천료(필명강산청).198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조「남해」당선.시집으로『칼잠』『불순한일기속에서개나리가피었다』『쓸쓸한책상』『이웃속으로』『황인종의시내버스』『길안의사랑』『놈-철들무렵』『눈물』『뒷강물』『푸른짝사랑에들다』『집을버리다』『산복도로』『울밖낮은기침소리』『물금나루』『공중의꽃』『집산푸른잿빛』『블랙커피』『출렁이는상처』,『내게로가는꽃』,『누구나길을잃는다』,『내안에파도내밖의바다』,『침묵』,『서쪽』,『무명도에기대어』시조집으로『북창을열고』『남해』『모자아래』가있으며지리산연작시집으로『불무장등』『벽소령』『그리운치밭목』『불일폭포가는길』,『지리산숲빈터』가있다.〈열린시〉동인,〈얼토〉동인,월간《열린시》주간역임.《남부시》편집위원,이주홍문학상,부산작가상,부산시문화상을수상하였다.

목차

목차ㆍ4
자서ㆍ3

제1부

위험한사랑ㆍ10
이명ㆍ11
그늘놀이ㆍ12
다시그늘놀이ㆍ13
그늘은아픔을삼킨다ㆍ14
슬픈이름ㆍ15
하늘모르는일ㆍ16
그늘똥ㆍ17
눈물함께ㆍ18
그늘화법ㆍ19
봄비,괘안타ㆍ20
입술가에핀꽃ㆍ21
자주뒤를본다ㆍ22
그늘첩첩한눈ㆍ23
둥지속으로ㆍ24
뭍에오른해무ㆍ25
까마귀떠난자리ㆍ26
길위에그늘ㆍ27
가는12월ㆍ28
그대왜우는가?ㆍ29
가시울을치다ㆍ30
버려지는것에는이유가있다ㆍ31
중앙동구름카페에서ㆍ32
흐르는강물처럼ㆍ33
바람이아프다ㆍ34
칼맛ㆍ35
가시숲화원ㆍ36
그리운안개ㆍ37
홀로앉기ㆍ38

제2부

가출ㆍ40
장군의귀환ㆍ41
살색ㆍ42
돌여인ㆍ43
쌍욕한번하고싶어ㆍ44
총을든여인ㆍ45
우리시대모델양ㆍ46
광화문에모인불빛ㆍ47
넋걷이ㆍ48
말랑한그늘ㆍ49
그늘속얼굴ㆍ50
쪼그리고앉은사람들ㆍ51
홍수ㆍ52
빨래널기ㆍ53
숨은그대ㆍ54
그늘섬ㆍ55
꽃양산그늘ㆍ56
먹물빛ㆍ57
무문관ㆍ58
풀려나다ㆍ59
나무아래ㆍ60
공차는아이ㆍ61
4월이된아이들ㆍ62
임진강고무신ㆍ63
새벽을간다ㆍ64
그늘부자ㆍ65
엄마그늘ㆍ66
봄그늘ㆍ67
쉼표그늘ㆍ68

제3부

센서등ㆍ70
그늘눈뜨다ㆍ71
사십계단을넘어서ㆍ74
집떠나기ㆍ75
유리컵4월ㆍ76
달팽이길ㆍ78
대숲그늘ㆍ79
청령포그늘ㆍ80
사물놀이ㆍ82
나에게위로를보낸다ㆍ84
다가지못한길ㆍ86
4월동화ㆍ88
그늘입은남자ㆍ90
이름에브롯치를달지않는다ㆍ92
생리통ㆍ94
낭패한속도ㆍ96
가자미식혜ㆍ98
모퉁이그늘ㆍ100
노을에매달리지않는다ㆍ102
그늘날개ㆍ104
백미ㆍ106
그여자의옷ㆍ108
자갈치여인ㆍ109
소잔등그늘ㆍ110

작품세계/민중의삶에대한관심과저항적현실주의-김경복ㆍ111

출판사 서평

강영환시의출발은그리낭만적인상황에서이루어지지않은것같다.그가등단한해(1977)를비롯해첫시집『칼잠』(1983)이나오는시기를고려하면모두박정희,전두환군부독재와함께언론표현의자유가막힌상태에서시적발화를한것으로보인다.의식있는지성인으로서세계에대한인식과발언이자유롭지못하다고파악하는순간시는분노와고통의형상을띠기시작한다.저항과부정의심리적투사는당연한이미지로제시된다.다음과같은시들이초기시의정조와이미지를잘보여주는것들이지않을까?

유리창을가리는것은안개만이아니다
해질무렵
서편을향하는새의큰그림자가무거워지고
닫혀있는덧문의
오랜세월열리지않는
유리창을가리는것은그림자만이아니다

…〈중략〉…

눈이부시거든눈을감고
창이빛나거든창을닫아
바람이몰아가는흔들림을
보아라바라보아라

-「유리창을가리는것은」(『칼잠』,1983)부분

마룻바닥에날을세워
차가움은뼈속깊이사무쳐도
이웃과이웃의어깨에부딪혀
끈끈한체온으로실어나른다
호명당하여떠나간이웃
돌아오지못할때
오,옆으로누워드는잠은
자주자주목이마른다.

-「칼잠」(『칼잠』,1983)부분

첫시집에서뽑은이두편의시에서볼수있는정서는부정과저항이다.먼저「유리창을가리는것은」에서살펴본다면“유리창을가리는것은안개만이아니다”에서확인할수있는것처럼‘아니다’란부정사의사용이두드러지게나타난다.그러면서세계를바라볼수있게하는‘유리창’을무엇인가가‘가리고’있다고파악하고있다.시적화자는세상의본질을제대로보기위해“바람이몰아가는흔들림을/보아라바라보아라”라고하면서‘바로본다’의의지적행위를피력하고있다.이는그의다른시에서“거꾸로흐르는피/바로바로쳐다보기위해/헐렁한바지움푹패인눈으로/늦도록홀로연습을한다”(「바로바로쳐다보기」,『칼잠』,1983)고말하고있는데서도알수있다.이것들은불의와기만에찬시대현실에대한직시와응전의자세를함축하고있는표현이다.깨어있고자하는정신을불러내고있는표현이다.이점은「칼잠」역시마찬가지다.시제목인‘칼잠’이란단어에서암시되고있듯“마룻바닥에날을세워”“끈끈한체온으로실어나른다”는표현은억압받는민중들의저항과부정의태도를함축하고있다.특히“호명당하여떠나간이웃/돌아오지못할때”“자주자주목이마른다”의표현에서무도한세력에끌려간민중에대한유대와연민의자세를보여주는것과함께저항과전복의행위를암시하는‘목마름’의이미지가이를더욱두드러지게한다.그럴때‘칼잠’은불의한현실에잠들지못하는민중의형상을상징하면서언제든‘칼날’의기세로민중의힘이분출될수있음을권력자들에게경고하고있는이미지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