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 하나 곧게 세우고 (이호원 시집)

등뼈 하나 곧게 세우고 (이호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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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시원》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이호원 시인은 그동안 상재한 시집으로 『낮달을 찾는다』, 『시간을 택배받다』, 『이호테우 겨울 해변』, 『눈물 냄새』가 있는 중견 시인이다. 이호원 시인의 작품들은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독자와 공유한다. 살면서 대하는 사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접근한다.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그들로부터 어떤 반대급부 없이 평온한 시선을 갖는다. 이호원 시인은 그들과의 만남을 즐긴다. 만나는 일로 행복하다. 그러기에. 사물로 하여금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하거나 의미를 애써 부여하지 않는다. 이는 어쩌면 지극히 객관적 시점이 될 것이다. 이들은 이미지만으로 이뤄진 행복한 시에 해당됨을 느낀다. 의미를 부여해서 갖는 부담감보다는 의미를 빼 버림으로해서 만나는 쾌감과 사물이 지닌 본질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이호원 시인의 뺄셈이 출발한다. 그러나 이호원 시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뺄셈은 무의미로 만나는 대상이 아니어서 시인이 느끼게 되는 인식의 틀이 제한적이지 않아서 독자들이 느끼는 대상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시인이 만나는 사물이나 대상이 독자에게 전달될 때 낯선 어떤 세계를 보여 주어야 하고, 무의미보다 어떤 낯섬을 보여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하는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이호원 시인의 이번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경향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것은 이호원 시인이 이전의 작품집에서 이어온 모습을 승계하고 있다. 그것은 유년의 기억을 불러와 회상하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겪었던 일들은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기는커녕 더욱 뚜렷이 살아오는 법이다. 유년이 성장한 공간인 고향을 터전으로 하는 정서는 시인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리고 정서의 가장 밑바닥에 고여 있는 기억들이기 때문이다.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체험이며 익숙한 제재인 것이다.
저자

이호원

《한국시원》신인상등단
한국방송통신대국어국문과졸
-부산문인협회회원
-청송시인회회원
-그림나무시문학회
-해운대문인협회회원
-≪한국시원≫〈본상〉수상,

시집
ㆍ낮달을찾는다(도서출판시원의책들)
ㆍ시간을택배받다(책펴냄열린시)
ㆍ이호테우겨울해변(책펴냄열린시)
ㆍ눈물냄새(책펴냄열린시)

목차

시인의말…4
목차…6

제1부

가슴에내리는비…11
계절이울리고간바람…12
검은천에싸인소리…14
고갯마루…15
그늘…16
길은있어도샛길은없다…17
녹아내려가슴아프다…18
돌아간길다시오고간다…20
동백섬인어공주…21
밤은고속으로달린다…23
뒷동산…25
달빛에새긴묵화…26
불면…27
블랙홀…28
산골푸른가을달밤…29
새벽달…30
흘러가는강물…31
여명을나르는새떼…32
풋감…32
타는가을…34

제2부

뭍으로가고싶다…37
그먼바다위에…38
그림자붉은한숨…39
던지고가는세월…40
두고온가을…41
등뼈하나곧게세우고…42
마중…43
바람집을짓고…44
별들이이고가는하늘…45
서낭당…46
수목장…47
숭어와놀이하는달빛…48
슈퍼문눈물…49
약속품은시계탑…50
잊어버린기억…51
청송가지…52
침묵의끈…53
피어오른연기…54
한이돌아간하늘…55
허공…56

제3부

가뭄은직불금…59
검은안개피어오른해변…60
길위에던져진봄…61
길섶흔들리는풀포기…62
달무리…64
떠날수없다…66
문고리…67
바람이두고간흔적…68
방황하는이정표…70
보름달빛따라가면…71
산은어깨동무하고…72
성불사종소리…74
가슴아픈기억…76
열어놓은것이좋아라…78
이별이란슬픔…80
이정표…81
지나온길은…82
팔각정…84
흐르는강물…85

제4부

가시나무심장…89
때이른봄바람…90
그가시내들…91
소중한비밀…92
돌섬의새…94
봄을기다리던것들…95
새들도고층을올린다…96
공을차올리던뒷마당…97
수영강재송포구…98
싹이났네…99
불효자…100
아파트공동구역…102
우수를찾는봄비…103
커튼뒤에아가들…104
터널예절…106
폭포는소리하지않는다…108
긴목을내밀고…109
흔들리는가슴을동여매…110

해설/뺄셈의미학ㆍ강영환…112

출판사 서평

흔들리는억새는
바람으로지은뼈다
숱한바람을허리에감고살아온
124ㆍ이호원시집
억새는고집이질기다
세간에부는바람을잘도견딘다
무슨말인지알수없어도
강남으로가는제비가내뱉는
모였다흩어지는언어를모아
하얀나비를뿌리고있다
하고많은사나운물결을타며
바람을맞고걸어왔지만
등뼈하나곧게세우고바람함께살아
억새웃음은뼈가단단하다

-⸢등뼈하나곧게세우고」전문

바람에흔들리고있는억새는바람으로지은뼈다.
억새가춤추는모습은바람이억새에게뼈를심고그뼈를단련시킨다고본다.바람은억새에게외부에서가해지는시련의하나다.억새는숱한시련을허리에감고살아와서고집이질겨졌다.그런바람은세간에부는바람을잘도견뎌낸다.강남가는제비가내뱉는숱한말들이무슨말인지알수가없어도그말들이모여하얀나비를뿌린다.강남제비는잘나가는사람들의상징이다.시적화자는그들이내뱉는언어들을모아나비를만든다.나비로상징되는의미는곧아름다운정서일것이다.새로운온기,혹은아름다운의미를이르는것이다.억새는몰아닥치는수많은물결을타넘으며바람을맞고살아왔지만다른사람들눈치보지않고등뼈하나곧게세우고바람과함께살아왔다.그런억새가갖는웃음은뼈가단단하다는자위를안긴다.억새는산에들에흔하게자라는들풀이다.억새에게인성을부여하고자신의상징으로내세운이작품은화려하지도않으면서스스로에게삶을반문해보는의미깊은철학을담아낸다.이호원시인이내세우는상징이눈에쉽게띈다는점에서편안하게작품을대할수있다

말없이흘러갈뿐입니다

돌아올마음도
버리고갈마음도
흐르는강물에두었습니다

가슴울리는숨소리
쉴언덕을잊어
흐르는물오리떼눈에두었습니다

탓하는눈물도
두고가는웃음도
어제도오늘도잊어버린
정처없는숨소리
흐르는강물에두고갈뿐입니다

-⸢흐르는강물」전문

이작품도삶의철학적상징이드러나는작품이다.
삶의모습에강물을상징으로내세운다.흐르는강물을보며살아온날과살아갈날들을짚어보는작품이다.소리내지않고흐르는강물처럼말없이살고싶은의지다.한번흘러가면돌아오지못하는강물처럼돌아올마음도내려놓고모든걸뒤로하고흐르는강물처럼돌아온다든가버린다든가하는덧없는일을강물에맡겨버린다든가하는마음도내려놓고가슴울리는숨소리지금살고있다는존재감으로쉴언덕을잊고물오리떼날아가는모습만눈에두었다고한다.누구를탓하는눈물도웃음도남기는이유까지모두잊어버린어디로갈지를정하지않은숨소리를흐르는강물에두고갈뿐이라는해탈하는모습을보여준다.
강물에서삶의의미를찾아내고그대상에서의미를지워버리는이렇듯이호원시인의작품은유년시절의장소적공간을끌어다여기에풀어놓고그동안의삶을되돌아보는자신의형상을그려낸다.그형상은억새로강물로환치되며그때드러나는사물은화려하지도않고뛰어나지도않고그저소박하고겸손하다.이호원시인의작품은덧셈이기보다는뺄셈에가깝다.지나온길보다가야할길이짧은여정을위해정리하고자신을확인해보는작업의일환으로뺄셈을마련한것같다.시인의뺄셈이주는의미는삶에대한긍정일것이다.긍정하지않고서는불가능한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