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여행

칠십 여행

$18.50
Description
『칠십 여행』은 33년간 직장인으로 역할을 다한 한 여성이 은퇴 후 10여 년간 세계를 걸으며 여행과 인생이 하나의 에세이로 녹아든 글이다.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창작 수필로 등단한 저자가 3대륙 12개국의 풍경을 27편의 에세이에 담았다.

중년보다는 조금 더 무게가 기울어진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로 살기 시작한 지금. 책은 풍경, 사람, 사물, 공간 네 개의 장으로 나뉘지만 모든 이야기는 그 끝에서 인생으로 돌아온다.

칠십. 누군가는 이미 지나온 시간이고 누군가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곳을 향해 걷고 있다. 이 책은 33년간 한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누군가의 아내로, 어머니로, 며느리로 살아온 시간을 넘긴 뒤에야 비로소 ‘나’의 시간을 맞은 그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에서 풍경은 볼거리를 넘어 까맣게 잊고 있던 젊은 날이고 함께 늙어온 사람의 얼굴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펭귄 무리를 보며 문득 누군가의 첫걸음을 떠올리며 풍경은 언제나 과거로 이어지고 과거는 다시 지금의 나를 비춘다.

‘여행을 쓰려 했는데 결국 나를 쓰고 있었다.’는 고백이 이 책의 본질이다. 궁전의 황금빛 방들 사이를 걸으며 이름으로 불리지 못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일. 2천 년 전 유적 앞에서 문명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일. 이국의 묘지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는 일. 이 책의 모든 풍경은 결국 삶으로 귀환한다. 세상을 보러 떠났지만 결국 마주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는 메시지가 이 책을 여행 에세이가 아닌 인생 에세이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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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여진

그녀를키워준8할은제주의바람이다.
스물셋에고향을떠나33년간섰던교단에서내려와나이칠십이되어간다.결혼을하고,아이를낳고,주말부부로버티고,아버지를보내드렸다.
누군가의아내로,누군가의어머니로,누군가의며느리로의삶은늘타인을향해있었다.그러다이제야비로소‘나’를위한시간이왔다.
나를느끼며만나는진짜인생여행길.여행객이되었다가다시여행자가되기를반복했다.풍경앞에설때마다지나온삶이떠올랐다.할슈타트에서첫사랑을,코타키나발루노을에서신혼시절을,펭귄이집으로돌아가는길에서아이들의첫걸음을.여행을쓰려고시작한글은결국나를쓰는글이됐다.평생의테두리를벗어나익숙하지않은세계를훑으며만난이야기를이책에담았다.

숭실대학교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수료.창작수필로등단해안양문인협회,창수문인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석수도서관수필반모임을운영하며문집4권을발간했다.제43회안양백일장장원,제38회경기여성기·예능경진대회수필부문수상,국무총리상,부총리겸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경기도지사상,경기도교육감상수상했다.

블로그https://blog.naver.com/rajer98

목차

프롤로그

CHAPTER1-풍경
1.그날의노을이내게말하려던것코타키나발루,침묵하는하늘아래
2.첫사랑처럼간직한마을할슈타트,시간이멈춘호숫가에서
3.바다를내려다본날그레이트오션로드,끝없는수평선과마주하다
4.깎이고다듬어진풍경처럼내삶도그렇게반들거렸다게이랑에르와송네피오르,피오르의시간
5.리틀펭귄이가르쳐준돌아가는길퍼핑빌리에서필립섬까지,작은생명이건네는위로
6.가을의나무들처럼늦게야비로소내가보인다도쿄의공원들,단풍아래서다
7.살아지는삶을보다동유럽마을,자연스럽게흐르는시간

CHAPTER2-사람
8.문명의흔적과아이의눈빛사이에서캄보디아,찬란함과가난이공존하는땅
9.젊은그녀와늙은나,그사이의시간삿포로의청명한하늘아래
10.김치냄새와손자사진사이튀르키예패키지,시끄러운사랑과고요한여행
11.동화는해피엔딩이아니다코펜하겐,안데르센이남긴슬픔
12.황금빛감옥에서이름을잃은여자들쇤브룬궁전,가장아름다운새장
13.윤동주를찾아간길용정에서교토까지,이국의흙에누운이름
14.고독한천재들의삶이야말로진정한예술품이다가우디와미켈란젤로,신을향한응시

CHAPTER3-사물
15.프라하의시계,고통이깎아낸아름다움오를로이,눈먼장인의마지막손길
16.성당의빛이내게말을걸던날스테인드글라스,빛은어둠속에서빛난다
17.인생은짧고예술은길다루브르박물관,모나리자앞에서다
18.천지위에피어오른무지개백두산,언젠가다시만나자
19.이름이남지않아도화폐는역사를쓴다한장의지폐가말하는시대의얼굴
20.비빔밥,덮밥,볶음밥같은곡식에서다른문화가자라다

CHAPTER4-공간
21.에페스공중화장실터유적보다사람이먼저보이는곳
22.부엌에서멀어질수록나는나에게가까워진다아궁이,화로,그리고여자들의자리
23.살아가는것은죽어가는것이다성슈테판대성당의카타콤,삶과죽음이공존하는곳
24.공간은영광을기억하고상처도놓치지않는다만리장성에서자금성까지,돌과흙위를살다간이들
25.온천,여자들의숨구멍같은공간운젠과사쿠라사쿠라,따뜻한물속의고요
26.어둠속에서오래된이야기들이걸어나왔다프라하의밤,조용한데깊었던도시
27.40여년만에현실이된상상알람브라궁전,기억의공간이공간의기억으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나는언제마지막으로‘나’였던가.내가진짜좋아하는것은무엇이었나.나는어떤풍경앞에서가슴이뛰었나.막막해진다.대답할수없기때문이아니라,질문을해본적이없기때문이다.이책은그질문앞에선사람들을위한책이다.
여행은새로운것을보러떠나는일이다.젊은날의여행은그랬다.더많은것을보고더많은곳에도장을찍고더많은사진을남기는일.얼마나멀리갔는지,얼마나많이봤는지가여행의성과였다.
그러나나이듦의여행은낯선풍경앞에서잊고있던나를다시만나는일이다.멀리갈수록오히려가까워지는것이있다.바로나.
호수앞에서면까맣게잊고있던스무살이떠오른다.노을앞에서면함께늙어온사람의젊은얼굴이겹쳐진다.오래된성당의스테인드글라스를올려다보며문득돌아가신아버지의기도하는뒷모습이떠오르기도한다.풍경은창문이다.바깥을보여주는것같지만실은안을비추는창문.그래서같은곳을가도사람마다다른것을본다.풍경은눈이아니라마음으로보는것이기때문이다.
젊은날의여행이채우는일이었다면칠십의여행은비워내는일이다.더많이보려는것이아니라더깊이보려는것.더많이갖는것이아니라무엇이남았는지돌아보는것.젊을때는상처를먼저보지만나이들면빛을먼저보게된다고저자는말한다.그것은체념이아니다.마음이자란것이다.세상이달라진것이아니라세상을보는눈이달라진것이다.나이듦이란잃어가는것이아니라비로소본질을만나는일이라는것을이책은조용히보여준다.
우리사회는나이듦을두려워하라고가르친다.젊음을잃는것,건강을잃는것,자리를잃는것,쓸모를잃는것.나이듦은늘상실의언어로이야기된다.그러나나이듦은역할에서벗어나비로소존재로돌아가는일이다.무엇을했느냐가아니라무엇이남았느냐를묻는시간이다.그시간은두렵기도하지만동시에처음으로‘나’를만나는시간이다.
아직칠십에도착하지않은사람에게이책은미리건네는풍경이다.두려워하지않아도된다고,그시간에빛이있다고,오히려그때비로소진짜여행이시작된다고말해주는책.이미그시간을지나온사람에게는자신의여정을비추는거울이다.나만그랬던것이아니구나,누군가도같은풍경앞에서같은마음이었구나,하는위로를건네는책.그리고지금어딘가에서역할의무게에지쳐있는사람에게는약속이다.언젠가‘나’의시간이온다는약속,그시간이반드시온다는약속이다.
시바타도요할머니는아흔여덟에글을세상에내보였고,모지스할머니는일흔여섯에붓을들어백살에사랑받는화가가되었다.뒤늦은시작이라는말은존재하지않는다.지금이가장이른때다.
단순한여행서였다면이책은출간되지않았을것이다.이책이전하고싶은것은어디에서든결국나를만나게된다는것.풍경앞에서면결국내인생이비친다는것.여행의끝에서마주하는것은새로운세상이아니라오래된나자신이라는것.이책은그것을말하고싶었다.
『칠십여행』은한사람의이야기이면서동시에모두의이야기다.저자만의특별한경험이아니라누구나겪게될보편적인시간에대한기록이다.그래서이책을읽는일은남의여행을구경하는일이아니라내여행을미리걸어보는일이다.혹은이미걸어온길을다시돌아보는일이다.
책장을덮고나면한가지질문이남을것이다.나는언제‘나’로떠날것인가.그질문이남는다면이책은할일을다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