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집 (평생에 걸쳐 다듬어낸 21편의 작품들)

톨스토이 단편집 (평생에 걸쳐 다듬어낸 21편의 작품들)

$19.80
Description
** 천년의 지혜 시리즈 - 세기의 책들 20선 NO.14 문학
** 톨스토이를 대표하는 단편집 21편
** 작업자 해설이 풍부하게 담긴 엮음 선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은 톨스토이가 1872년부터 1903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발표한 단편과 중편 21편을 한 권에 모은 결정판이다. 후기 걸작 중편에 이르기까지, 톨스토이 문학의 정신적 결정체만을 가려 묶었다. 지금껏 톨스토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단편과 중편의 대표 작품으로 그 지적 호기심을 풀어줄 책이다.
수록작 가운데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톨스토이 후기 문학의 정점으로 꼽히는 중편으로, 평범한 한 관리의 죽음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삶을 처음으로 정직하게 직시하는 마지막 순간을 그린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는 한국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톨스토이 민화의 대표작이다.

이번 단편집에서는 원전의 호흡과 무게를 그대로 살리되, 현대 한국 독자가 한 호흡에 따라갈 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화폐 단위, 러시아의 관습어, 종교적 배경어에는 본문 흐름을 끊지 않는 선에서 간결한 주석을 더해 읽기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각 작품 앞장에는 발표 시기와 집필 배경, 이 한 편이 톨스토이 문학 안에서 어떤 좌표를 차지하는지 한 호흡에 가늠할 수 있도록 정리했으며 작품의 끝장에서는 천년의 지혜 시리즈의 편저, 기획자 해설을 두었다. 원전이 놓인 위치, 서사가 도달한 결, 한 세기 전 러시아 한가운데서 솟아난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거울이 되는지를 함께 짚는다.
작품들 속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인간의 여러 단면을 극히 내밀한 부분까지 끌고 내려온다. 그중 특히 가짜어음 한 장의 위조된 종이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며 여러 생을 차례로 무너뜨리다가 한 사람의 회개에서 비로소 그 흐름이 뒤집히는 장면은, 작은 결심 하나가 무엇까지 되돌릴 수 있는지를 묵직하게 되묻는다. 한 번의 실수가 한 가족 전체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사회 구조 안에서 인간이 짊어지는 무게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나 자신에게로 이야기가 흘러 들어오도록 했다.
이 책에 담긴 사랑은 늘 작은 곳에 깃들어 있다. 추위에 떠는 낯선 이에게 벗어주는 외투 한 자락, 적국의 포로가 된 남자에게 어린 소녀가 건네는 빵 한 조각, 밤새 병든 동료의 다리를 어깨에 받쳐주고도 피곤하지 않냐는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 웃어 보이는 표정, 가슴에 묻어둔 원망을 끝내 용서로 바꿔내는 한 사람의 결심까지, 톨스토이의 인물들이 그려 보이는 사랑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작은 동작 하나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한 사람 곁에 머무르고 자기 몫의 일을 하고 무너진 곳에서 한 번 더 일어선다. 톨스토이는 그 동작 하나하나를 사랑이라고 불렀다. 어떤 이는 그것을 하느님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이름이 무엇으로 불리든 그 본질은 같다.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은 늘 그 작은 동작들 안에서 흘러나온다.
은자, 물라, 키르기즈, 차르, 이엉처럼 한국 독자에게 거리감이 있을 만한 단어 옆에는 한 줄짜리 괄호 주석을 두어 본문의 한 호흡도 끊기지 않도록 했으며 책의 끝에 톨스토이 연표를 실어 이 책에 실린 스물한 편의 작품 하나하나가 그 일생의 어느 즈음에 쓰인 글인지, 그 배경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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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레프톨스토이

(LevNikolayevichTolstoy,1828~1910)


19세기세계문학의정점에서있는작가.1828년러시아툴라지방야스나야폴랴나영지에서백작가문의넷째아들로태어났다.두살에어머니를,아홉살에아버지를잃고친척의손에서자랐다.카잔대학을중퇴한뒤캅카스에서군복무를하며글을쓰기시작했다.

1869년「전쟁과평화」를,1877년「안나카레니나」를발표했다.이두작품으로그는살아있는가장위대한작가가됐다.그러나「안나카레니나」를끝낸직후깊은내면의위기를겪었다.명성도,재산도,가족도그를채우지못했다.그가위기에서벗어난길은자기영지의농민들에게있었다.가난하고배운것이없는그들이묵묵히살아내는모습에서그는자기가잃어버린것을보았다.

그이후톨스토이는농부의옷을입었다.직접밭을갈고구두를만들었다.화려한장편을멈추고농민도읽을수있는짧은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

1910년10월,여든두살의톨스토이는야스나야폴랴나를떠나길위에서마지막을맞았다.11월7일시골역아스타포보에서폐렴으로숨을거뒀다.야스나야폴랴나숲한쪽둔덕에묘비도십자가도없이묻혔다.그가평생그렸던가장단순한무덤이었다.

목차

편집자서문-05

1부-폭풍의한가운데
인간의가장깊은욕망과폭력앞에서다
1.악마(1889)-13
2.하지무라트(1904)-30
3.세바스토폴이야기(1855)-43
4.사랑이있는곳에신이있다(1885)-54
5.폴리쿠쉬카(1863)-78

2부-한사람의자기응시
도시와사교계,그리고자기자신을들여다본시간
6.루체른(1857)-97
7.유년시절(1852)-111
8.가짜어음(1903)-123
9.가족의행복(1859)-134
10.두경기병(1856)-146
11.눈보라(1856)-161

3부-죽음과사랑
한사람이마지막에마주하는가장무거운물음들
12.이반일리치의죽음(1886)-177
13.알베르트(1858)-206
14.크로이체르소나타(1889)-220
15.신부세르기우스(1898)-233
16.세죽음(1859)-249

4부-마지막빛
한작가가평생다다른자리
17.캅카스의포로(1872)-264
18.무도회가끝난뒤(1903)-280
19.알료샤단지(1905)-292
20.두형제와황금(1885)-303
21.코사크(1863)-310

부록1.톨스토이의삶-323
부록2.톨스토이연보-332

출판사 서평

평생을두고같은질문을들고다닌다는것은어떤일일까.톨스토이는스물네살의청년시절부터죽음을앞둔일흔일곱까지반세기가넘는세월동안같은곳에머무르지않으면서도같은질문앞에다시서기를멈추지않았다.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사람은무엇때문에무너지고무엇으로다시일어서는가.그가손에잡은펜의무게는늘그물음의무게였다.

이책은톨스토이가1852년부터1905년까지써내려간단편과중편가운데청년톨스토이가자전적회상으로한작가의일생이한권안에흐른다.1880년대에톨스토이는깊은내면의위기를겪었다.이미세계가그의이름을알았지만어느날그는자신에게묻는다.‘이모든것이무슨의미인가.’명성도재산도가족도그물음에답해주지못했다.그때그의눈에들어온것이농부들이었다.배운것도가진것도없는그들이묵묵히살아가는방식에서톨스토이는자기가잃어버린무언가를본다.그이후로그는농부처럼살기로한다.직접밭을갈고구두를짓고,농부들이입에서입으로전해온이야기를글로옮겨낸다.이책에실린작품의절반이그렇게태어났다.

백여년전러시아한복판에서솟아난이야기들이오늘을살아가는한국독자에게어떻게가닿을수있을까.우리일상은톨스토이의인물들과다른속도로흘러간다.일과직책으로가득찬하루가우리를정신없이떠밀고,한사람의죽음을마주하기전까지우리는자기인생에한번도정직하게멈춰서지못한다.그러나「이반일리치의죽음」에서한관리가마지막사흘동안비로소자기삶을들여다보게되는순간은시대를건너그대로우리에게도착한다.
「가짜어음」에서한장의위조된종이가사람에서사람으로옮겨가며여러생을차례로무너뜨리다가한사람의회개에서흐름이뒤집히는장면은우리손에서시작되는작은결심하나가어디까지닿을수있는지를묻는다.한세기를사이에두고도같은질문이같은무게로우리앞에놓인다.

이번단편선의작업방향은한가지다.원전의호흡과무게를그대로살리되현대한국독자가한호흡에따라갈수있도록문장의결을다듬는일에공을들였다.톨스토이의문장은본래농부의입말처럼단단하고짧다.그러나한세기전러시아농촌의풍습어,화폐단위,종교적배경어가그대로옮겨질때호흡이한번씩끊긴다.본책에서는흐름을흩뜨리지않는선에서한줄짜리괄호주석을두어그단어옆에작은등을켜두었고은자,물라,키르기즈,차르,이엉같은단어들이본문위에서한호흡도잃지않고그대로흘러가도록했다.

한권의책이한사람의일생을통째로담아내기는어렵다.그러나톨스토이의단편스물한편이이렇게한권안에모일때우리는한작가가평생을두고한질문앞으로거듭돌아온그발자국을한호흡에따라가게된다.그발자국끝에서우리가마주하는것은결국우리자신의질문이다.‘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톨스토이가평생손에서놓지않았던이물음앞에이번에는우리가한번멈춰설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