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18.90
저자

롤란트슐츠

저자:롤란트슐츠(RolandSchulz)
1976년뮌헨출생.저널리스트.뮌헨독일저널리스트스쿨을졸업하고《GEO》,《DieZeit》를거쳐《SuddeutscheZeitung》매거진에글을기고하고있다.뛰어난저널리즘적공로를인정받아독일의퓰리처상이라불리는‘테오도르울프상’과‘독일리포터상’을수상하며언론계최고의리포터로자리매김했다.
의사,간호사,장례지도사,법의학자,공무원,화장장직원들을수년간직접취재해이책을집필했다.치밀하고도아름다운이탐사기록은2019년국내출간이후많은독자에게“인생의마지막문턱에서만난가장존엄한등불”이라는찬사를받았다.냉철한이성과따뜻한시선이공존하는그의문장은,소중한이를잃고슬픔을통과하는이들에게지치지않는온기와위로가되어준다.

역자:노선정
숙명여자대학교를졸업하고독일구텐베르크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했다.베를린자유대학에서고전그리스어와철학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2010년대산문화재단외국문학번역가로선정되었다.현재는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출판기획과독일어전문번역활동을이어가고있다.옮긴책으로는『심플스토리』,『강철폭풍속에서』,『아담과에블린』,『대리석절벽위에서』,『제로배럴』,『유럽,소설에빠지다1』,『1조달러』,『핸드폰』,『섬광처럼내리꽂히는통찰력』,『여성철학자』,『헤겔』,『연기와지식의감추어진역사』,『내인생의내비게이션』등다수가있다.

목차

Part1임종-몸이시작하는이별

단하나도같지않은죽음의형태
위로는안으로,하소연은바깥으로
죽음이완성되어가는시간
마지막숨이멎는찰나

Part2죽음직후-몸과제도의시간

당신의몸이작별을고하는법
이별을준비하는시간
슬픔이제도를마주하는순간

Part3단장-남겨진몸을마주하는일

죽음으로출근하는사람
마지막으로누울자리를마련할때
존재가사라지는마지막번호

Part4장례-마침내문이닫힐때

한줌의재가되기까지
당신이없는세계
유품을정리할때만나게되는것들
죽음이비로소완성되는날

에필로그당신의죽음을기록하기까지

출판사 서평

죽음에관한가장솔직하고정밀한안내서

“삶의시작에관한책은이미수없이많은데,삶의끝에관한개론서는어디에도없다는사실을알았습니다.그순간저의호기심이자극되었습니다.”롤란트슐츠는에필로그에서이책을쓰게된이유를이렇게말한다.아버지가된뒤삶의시작에관한글을많이읽으면서,그반대편인삶의끝에관해서는아무런책도존재하지않는다는사실을깨달았다는것이다.그호기심이수년에걸친취재로이어졌고,이책이됐다.

죽어가는과정을이토록구체적으로,그러면서도존엄하게다룬책은드물다.임종직전신체가겪는미세한변화부터슬픔속에서주고받는‘자비로운거짓말’,그리고남겨진이들이감당해야할현실적인절차까지.이책은그현실을뭉뚱그리거나아름답게포장하지않는다.대신그자리에정확한언어를놓는다.

저자가취재한것은독일의사례지만,죽음이어떻게다가오는지,사람이죽으면그몸에무슨일이일어나는지,남겨진사람들이무엇을감당하게되는지,이질문들은국경과무관하다.죽음을앞둔환자,곁을지키는가족,혹은머지않아누군가의마지막을마주해야할모든사람에게,이책은미리읽어두어야할가장실질적인안내서가될것이다.

저널리스트가죽음의현장에서배운것

이책의특이한점은저자가의사도,철학자도아닌저널리스트라는사실이다.롤란트슐츠는죽음을증명하거나해석하려하지않았다.다만알고싶었다.그래서현장으로갔다.완화의학전문의와호스피스간호사를만나고,장례식장에서함께일하고,화장장을직접따라다녔다.처음에이취재를허락한전문가는많지않았다.죽어가는것은삶의일부이고,죽음이후는사생활의영역이었기때문이다.그가현장에들어설수있었던것은단하나의약속덕분이었다.특정고인을식별할수있는어떠한정보도남기지않겠다는것.그약속위에서이책의모든장면이만들어졌다.

취재를거듭할수록저자는죽음을완벽히이해하려는시도자체가불가능하다는것을깨달았다.죽음은정해진시간표를따르지않으며,그과정은사람마다너무나달랐다.그러나슐츠는그불확실성을피하지않았다.죽음을완벽히설명할수없다는사실이오히려,이책이존재해야할이유가되었다.


책속으로

죽기며칠전,아직아무도그사실을모를때부터당신의심장은손가락끝으로피를보내는일을그만둡니다.몸은뇌와심장,폐같은중요한장기들로남은힘을짜내기시작합니다.(···)몸이스스로이별을시작하는것입니다.-p.9

아이들에게는차마말할수없어……/엄마한테이런이야기를꺼내면안되잖아……/마지막까지폐가되고싶지않아……(···)어떤대가를치르더라도서로를보호하려는이런현상은임종의순간이다가올때특히빈번하게일어납니다.(···)의학계에서는이런현상에‘자비로운거짓말’이라는이름을붙였습니다.-p.13

죽음은당신을자비도없이날것그대로벗겨냅니다.평생을짊어온역할과가면너머,당신이라는인간의본질만남깁니다.이순간날것의진실을마주하는게두려워떠는사람들이있는가하면,평생의무게를내려놓으며‘왜이제야진정한나를마주하게되었는가.’라며담담하게받아들이는이도있습니다.-p.51

이제당신은온전히혼자입니다.외롭다는뜻이아닙니다.친구와가족,온세상이침대곁을지키고있어도어쩔수없습니다.당신은홀로숨을쉬고홀로꿈을꾸듯,결국혼자서죽음을맞이해야합니다.-p.83

눈에보이는평온함은착각일뿐입니다.아직손끝에온기가남은몸속에선,모든것이무너져내리는엄청난폭풍이불고있습니다.주인이떠나버린몸안에서평소의흐름은순식간에깨집니다.-p.100

죽음이찾아온순간,모든전문가가남겨진가족들에게반드시권하는일이있습니다.바로아무것도하지않는것입니다.정말로아무것도하지않는것입니다.그저멈춰선숨을가다듬으세요.깊이숨을내쉬며,조용히자리에앉아있으세요.울어도좋습니다.그렇게가만히,떠나간이의손을잡아주세요.그외에아무것도서두를필요가없습니다.이미일어난일은되돌릴수없고,어차피장례식은열릴것입니다.-p.102

사망진단서는죽은자들의세계에서통용되는가장강력한문서입니다.살아있는이들의세계로치면신분증보다훨씬더절대적인권위를가집니다.이문서가없다면어떤시신도관에들어갈수없고,집밖으로한걸음도나가지못하며,영구차에실리지도못합니다.-p.122

고인의마지막모습을품위있게보존하여유족에게건네면,유족들은고인의삶에서생명의빛이완전히꺼졌음을비로소눈으로확인합니다.자신들이맞잡은손에더이상온기가없으며,이제눈앞에남은것은오직빈껍데기뿐이라는사실을직시하는과정입니다.이렇게잔인하도록정직한실체를마주하고나면,대부분고인을기꺼이놓아줄용기를얻습니다.-p.208

이보다더단출한문서는없을것입니다.하지만이장식없는서류한장에당신의전생애가응축되어있습니다.삶의가장슬픈마침표이자마지막증명서인사망증명서입니다.인간이만든모든서류중에서이가냘픈종이는가장막강한힘을가집니다.이종이한장이세상에남은당신의모든흔적을말소합니다.-p.229

당신을기억하던지상의마지막사람이마침내세상을떠난것입니다.그사람의죽음과함께,당신의죽음또한비로소완연하게완성됩니다.-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