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동물지 (서양 중세의 동물 상징)

중세 동물지 (서양 중세의 동물 상징)

$30.00
Description
12-13세기 필사본 7종의 내용을 종합한 국내 최초의 완역본
서양 동물 상징의 의미를 역사적ㆍ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10~15세기에 중세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물지(Bestiarium)’를 최초로 한국어로 옮긴 책이다. 동물지 문헌들이 가장 활발히 제작되었던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중반까지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7개 필사본의 내용을 종합하여, 동물지의 완성된 형태를 구현하였다. 동물지는 중세의 설교ㆍ조각ㆍ속담ㆍ도장ㆍ문장ㆍ우화 등의 수많은 분야에 두루 활용되어,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폭넓게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중세의 동물 상징이 지니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며, 중세인의 신앙과 가치관, 풍속과 상식 등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나아가 오늘날 다양한 문화 상품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서양의 동물 상징을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저자

작가미상

역자주나미는고려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서양중세사를전공했다.「카타르파교리의특징과그현실적의미」라는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박사과정을수료하고학위논문을준비하고있다.두산백과사전의역사·신화분야전문집필자로도활동하고있으며,번역한책으로는『곰,몰락한왕의역사』(미셸파스투로),『맨더빌여행기』(존맨더빌),『유령의역사』(장클로드슈미트)가있다.

목차

해설|동물로보는중세사회와문화

1.신의창조물
천지창조|세상의모양|창조의5단계|창조의6세대|아담의이름붙이기

2.걸어다니는동물
사자|호랑이|파르두스|표범|안탈롭스|유니콘|스라소니|그리핀|코끼리|비버|아이벡스|하이에나|본나콘|원숭이|사슴|염소|모노케로스|곰|레우크로타|악어|만티코라|파란드루스|여우|산토끼|카멜레온|에알레|늑대|개|양|숫염소|멧돼지|황소|낙타|나귀|말|오노켄타우루스|고양이|쥐|족제비|두더지|겨울잠쥐|오소리|고슴도치|개미

3.날아다니는동물
새들의본성|비둘기|매|산비둘기|참새|펠리컨|헛간올빼미|오디새|까치와딱따구리|큰까마귀|수탉|타조|독수리|두루미|솔개|앵무새|따오기|제비|황새|지빠귀|수리부엉이|후투티|올빼미|박쥐|갈까마귀|나이팅게일|거위|왜가리|세이렌|계피새|에르키니아|자고새|물총새|물닭|불사조|칼라드리우스|메추라기|까마귀|백조|오리|공작|검독수리|벌|비둘기와페린덴스나무

4.기어다니는동물
뱀에대하여|용|바실리스크|살무사|아스피스|스키탈리스|안피베나|이드루스|보아|이아쿨루스|시렌|셉스|디프사|도마뱀|뱀의본성|벌레

5.물에사는동물
고래|세라|돌고래|바다돼지|황새치|톱상어ㆍ바다전갈|악어|강꼬치고기|노랑촉수|숭어|물고기의습성|놀래기|빨판상어|뱀장어|곰치|문어|전기가오리|게|성게|조개ㆍ뿔고동ㆍ굴|거북이|개구리

6.나무
나무에대하여|종려나무|월계수|사과나무|무화과나무|나무딸기|견과나무|소나무|전나무|삼나무|편백나무|노간주나무|플라타너스|참나무|물푸레나무|오리나무ㆍ느릅나무|포플러나무ㆍ버드나무|고리버들|회양목

7.인간
인간의본성|인간의혼과몸|인간의감각|머리와얼굴|팔과손|가슴과등|허리와다리|근육과장기|인간의생애

8.신비한돌
부싯돌|아다마스|진주|열두가지보석|돌의효능

옮긴이주석
도판목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동물로보는중세의사회와문화

‘동물’은오랫동안역사가들에게외면받아왔다.하지만인간은언제나자신이외의다른동물들과관계를맺으며살아왔으며,앞으로도그렇게살아갈수밖에없다.그리고인간과동물의관계는인간이생존을유지해가는사회적ㆍ문화적양식에끊임없이변화해왔다.이런점에서동물도인간역사를구성하는중요한요소가운데하나이다.그러므로우리는한사회가동물에대해가지고있는좋고나쁨의가치판단과분류체계를통해서그안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삶의양식과가치관을더생생하게엿볼수있다.

중세유럽사회가동물들에대해어떤인식을가지고있었는지를보여주는자료는다양하게전해진다.3세기무렵에근동지역에서처음나타났던《피지올로구스(Physiologus)》를비롯해사냥서ㆍ수의학서ㆍ농경서ㆍ승마교습서ㆍ동물도감ㆍ동물우화집ㆍ매훈련서적등중세에도동물을소재로한문헌들은다양한형태로활발히제작ㆍ유포되었다.집단을상징하는문장(紋章)이나채색수사본의여백,그림ㆍ조각등에표현된동물들도중세인들이동물들과맺고있던관계나저마다의동물들에대해가지고있던생각을보여주는중요한자료들이다.

하지만중세유럽사회의동물에관한사고와문화를가장잘보여주는것은서기1천년무렵에나타나인기를끌었던‘동물지(Bestiarium)’라는장르의문헌들이다.10세기에교회의성직자와수도사들의손끝에서처음모습을드러낸이문헌들은12~13세기프랑스와잉글랜드를중심으로활발히제작되고보급되었다.그러다15세기이후부터점차쇠퇴하였는데,오늘날에도상당한수량의필사본들이전해지고있어서,이장르가당시에얼마나사람들에게인기를끌고있었는지를잘보여준다.

중세동물상징의의미를이해할수있는밑바탕

중세동물지를가리키는라틴어표현인‘베스티아리움(Bestiarium)’이라는말은‘동물’을가리키는‘베스티아(Bestia)’라는낱말에서온것으로,‘동물에관한것’이라는뜻이다.영어로는‘베스티아리(Bestiary)’,프랑스어로는‘베스티에르(Bestiaire)’라고부른다.

중세동물지는동물마다항목을구분해서삽화와함께그동물에관한내용을서술하고있다.그래서얼핏보기에는근대의동물백과와비슷해보이기도한다.하지만중세동물지는근대의동물백과와는달리동물의해부학적구조나행동양태를설명하는데초점을맞추고있지않다.오히려동물의본성,곧그동물이상징적으로지니고있는도덕적ㆍ종교적ㆍ사회적의미를서술하는것에주된목적을두고있다.

이처럼중세동물지에는동물들의다양한특성들이신앙이나도덕,인생의교훈과상징적으로묶여있다.그리고중세의설교ㆍ조각ㆍ속담ㆍ도장ㆍ문장ㆍ우화등의분야에두루활용되었으며,어떤장르보다도다양한연령과다양한계층의사람들에게폭넓게인기를끌고큰영향을끼쳤다.

따라서중세동물지는중세의동물상징이지니는의미를이해할수있는밑바탕이될뿐아니라,중세인의신앙과가치관,풍속과상식등의변화를이해할수있는중요한단서가된다.동물지안에는중세교회의이데올로기ㆍ중세유럽사회의민속과상식등이생생하게뒤섞여있기때문이다.게다가오늘날까지필사본들이비교적풍부히잘보존된상태로전해지고있어서시대와지역에따른변동을살펴보는데에도도움이된다.

중세의상상과문화를엿볼수있는보물창고

제작시기와지역등에따라필사본마다수록하고있는동물의수와내용등이다다르지만,동물지장르로분류되는문헌들에는대체로다음과같은특징들이공통으로나타난다.

첫째,동물지에는사자ㆍ곰ㆍ원숭이ㆍ개ㆍ까마귀ㆍ고래등실재하는동물만이아니라,용ㆍ유니콘ㆍ불사조ㆍ그리핀처럼다양한지역들의다양한전통들에서비롯된상상의존재들도나온다.신비한돌이나식물에관한설명이포함되어있는경우도있다.물론그가운데일부는유니콘처럼실재하지않는상상의존재이다.예컨대인도에있다는‘페린덴스(perindens)’라는나무는매우달콤한과일이열릴뿐아니라,비둘기들의천적인용이그나무의그림자만봐도기겁을하고도망치기때문에비둘기들의안전한휴식처가된다는식이다.

둘째,실재하는것이든상상에만있는것이든동물지에는겉모습ㆍ행동ㆍ습성ㆍ본성뿐아니라,이름의기원ㆍ관련된신화와믿음ㆍ다른동물이나인간과맺는관계등이그동물의‘특성’으로서술되어있다.동물지의동물은인간과분리되어있지않으며,늘인간의의식과삶안에서어떤특정한의미를획득한다.그리고동물지에서는신화나민속과같은,오늘날에는비과학적이라고여겨지는것들에서비롯된요소들도동물의객관적인특성으로설명된다.하이에나는어떤때는수컷이었다가어떤때는암컷으로마음대로변할수있는동물이며,딱따구리한테는점치는능력이있다는식이다.그래서동물지에는고대의전통으로부터이어진유럽사회의민속과신앙,속설등을보여주는내용들이풍부히담겨있다.

셋째,동물지는두개의단어와개념,두가지사물ㆍ사건ㆍ상황사이의얼마간막연한유사성이나상응성에기초해서관계를밝히면서감춰진진실을찾으려는모습을보인다.중세동물지에등장하는동물들은생물인동시에초자연적인것의의도된상징적재현이다.그래서모두감춰진의미에대한어떤상징적역할을담당한다.유니콘의이마에솟아있는한개의뿔은하느님과그리스도가하나라는의미를상징한다고여겨졌고,머리는있고꼬리는없는원숭이는하늘의천사였다가종국에는완전히소멸될악마를나타낸다고해석되었다.곧중세동물지에서자연은신의세계가비추어지고있는거울이자,신의뜻을이해하기위한단서였던것이다.

이런특징때문에근대에들어서면서한때동물지는경멸과조롱의대상이되기도했다.많은이들이근대자연과학의관찰결과와비교하며동물지의‘비과학성’을강조했고,그러면서그것을중세의‘낡고뒤처짐’을상징하는것처럼여겼다.

하지만현재가아니라그시대의맥락안에서바라볼때,동물지는중세인들의삶의양식과가치관을엿볼수있는중요한단서가된다.특히역사학ㆍ인류학ㆍ문화학ㆍ언어학등의경계를허물고연구주제의범위를넓히려는역사인류학에그것은매우흥미롭고의미있는연구대상이된다.동물지는동물들에대한가치평가와분류를통해서중세의사회와문화가지닌특성과그것의변화과정을그시대의가치체계내부로부터심층적으로살펴볼수있게해주기때문이다.동물지에표현되어있는중세의상상과상징은주관적인독창성이아니라,교육과관습등을통해사회화된감성에뿌리를두고있다.따라서우리는동물지안에교묘히감춰져있는그시대의정치적ㆍ종교적ㆍ도덕적메시지와규범들,지배논리,사회갈등과불안등을통해서중세인의사고와문화를더욱생생하게살펴볼기회를얻을수있게된다.

나아가동물에대한이러한상징체계는사회가변화해도끈질기게이어지는경향이강하다.그러므로중세동물지는오늘날다양한문화상품을통해전세계에영향을끼치고있는서구의동물상징을역사적으로이해하는데에도중요한의미를지닌다.

7종의필사본내용을종합한국내최초의완역본

이책은이러한의미를지니는중세동물지를국내최초로완역한것이다.나아가동물지장르가가장융성했던시기라고할수있는12세기~13세기에잉글랜드에서제작된다양한계통의필사본들의내용을종합해서중세동물지의모습을가장총체적인형태로구현해놓고있다.이책이번역의기초로삼은것은영국애버딘대학에소장되어있는〈애버딘필사본〉이다.13세기초에라틴어로제작된이필사본은가장화려하게만들어진필사본가운데하나일뿐아니라,후대에도계속내용을추가되면서동물지장르가발전해가는과정을잘보여준다.그러나보존과정에서내용의일부가유실되었는데,그내용은같은계통의자매필사본으로옥스퍼드대학에소장되어있는〈애쉬몰필사본〉에서찾아서보충했다.그리고12세기말에서13세기사이에제작된다른필사본들의내용을함께비교ㆍ검토하여저본으로삼은두필사본에빠져있는항목과내용들을찾아함께수록하였다.그래서중세동물지장르의가장종합적이고완성된형태를보여주고있다.

아울러이책은다양한필사본에서선별한삽화를풍부히수록하고있으며,그삽화들을가져온필사본의서지정보도목록으로정리해서첨부해놓고있다.동물지필사본들은채색삽화를싣고있는데,매우화려하고정교하게그려진필사본도있고,매우해학적이고상징적으로묘사된필사본도있다.그래서동물지의채색삽화는그자체로동물지가제작되던각시대와사회의변화와특징들을보여주기도한다.그리고뒷날동물지의내용과는별도로삽화만따로시도서등의가장자리그림으로실리기도했으며,문장이나교회건축물의장식물등에쓰이기도했다.이처럼동물지의채색삽화는그자체로중세의동물상징연구에매우중요한자료인데,한국어번역본은동물마다삽화를함께수록해상징연구에도도움이되게하였다.

[책속으로추가]
“황소는설교가들을상징한다.그들은말로사람들마음의땅을잘갈아서천상의풍작을가져올씨앗을받아들일수있게한다.하지만숫염소는악마의타락을따르고,스스로를악덕의털로덮는자들이다.”(95쪽)

“정신적인의미에서멧돼지는악마를의미한다.그짐승이지닌난폭함과힘때문이다.야생인데다가제멋대로여서‘숲의짐승’이라고부르기도한다.”(96쪽)

“나귀와암컷나귀는음란한바람둥이를가리킬때쓰이기도하고,순한사람이나어리석은이교도들을가리키는말로쓰이기도한다.영적인의미에서나귀는야비하고음탕한존재로이교도들을의미한다.”(107쪽)

“야곱의암양들은교배를한뒤에물에비친숫양들을보고는그들과같은색의양들을임신했다.암말에게도같은일이일어났다.사람들이임신한암말들앞에고귀한종마를가져다놓자,암말들은그종마와모습이닮은새끼를낳았다고한다.비둘기사육사가매우아름다운비둘기를무리안에놓으면,그것을본임신한비둘기들은그아름다운새와닮은새끼들을낳았다.이것이임신한여성들에게흉악한용모를가진짐승들을보지말라고하는이유이다.개머리유인원이나원숭이와같은짐승말이다.임산부가그것들을보고그와닮은아이를낳으면안되기때문이다.여성들은임신을해서열정이절정에달해있을때에보거나상상한것을닮은자식을낳는본성을지니고있다고한다.실제로동물들은짝짓기를하는동안밖에서본모양을안으로전하고,그렇게전해진모습을자신의것으로만든다.”(1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