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디자인이 아니다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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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0여 채의 집을 지은 건축가가 풀어낸 집이야기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는 1995년 출간된 건축가이자 시인이며 소설가인 김기석이 《집이야기》(대원사)를 재탄생한 결과물이다. 집은 자연에서 인류가 발견한 것이라는 저자의 겸손한 자세부터 집은 즐거워야 된다는 인식과 보여주기 위한 집은 집이 아니라는 저자의 철학 등은 20여년이 흐른 현재에도 여전히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판단으로 재편집 작업을 하였다.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란 제목은 저자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여 변질되어가는 집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일침을 가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저자

김기석

목차

프롤로그 떠나기전에 4
추천사 집에대한광활한명상_양귀자 6
재출간서문 오랜기다림이었다_구승민 8
편집자의말 집으로가는재미난여행 12

chapter01집은,그냥집이아니다
집은□다 20
집은사랑이다/집은문학이다/집은추억이다/집은동경이다/집은바다다/집은상징이다/집은성(性)이다/집은리듬이다
집은이렇게시작되었다 38
최초의집은어떻게만들어졌을까?/집은우주에서시작되었다/집의원형을탐색하다
집짓기를궁리하다 60
추위와더위,바람에대해궁리하다/환기와통풍을궁리하다/저장을궁리하다/최고의발명품,온돌을고안하다/굴뚝,우리문화의우수성을드러내다/라이트가만든온돌에서살다

chapter02집은,인류의문명사다
부엌은집의심장이다 86
집의출발은부엌이었다/한국의부엌은창조적공간이었다/부뚜막과가마솥,우리문화의기초가되다
방은집의문명사다 98
맨발의공간,그것은문명이었다/잠자리의세계사를살펴보다/모둠잠과따로잠의조화가필요하다
마당은집의고리다 110
마당은보따리문화의산물이다/마당은공간을엮는고리다/마당은빈그릇이다/마당이사라지고있다

chapter03집은,지혜로짓는다
계단은또다른마당이다 122
우리민족은계단을싫어했다/계단은그냥계단이아니다/마당이되는계단도있다/열린계단은열린길이다
창문은빛의조각이다 136
집은그늘에서시작해빛으로완성된다/빛의향연이시작되다/창문으로빛을조각하다/하늘의빛을담다
문은공간의흐름이다 148
문은시를만든다/문은실제이면서상징이다/세상에는별난문도많다

chapter04집은,삶으로이루어진다
사람들은모여서산다 164
도시의꿈이도시를만든다/집합주택은고대에도있었다/아파트가된원형경기장도있다
문화가집의풍경을만든다 180
집과물이만나낙원을이루다/물위에산다/하나의집속에하나의마을이있다

에필로그 마치면서 190

출판사 서평

“이책은한건축가의집에관한명상이다.그의명상이얼마나광활한지는읽은자만이알수있다.그냥지나쳐도무방하지만,내몸이들어가살고있는집을이토록깊이‘읽어내는’독서의경험을놓치는것은몹시아쉬운일이다.나는다행히도놓치지않았다.”_양귀자(소설가)

건축가이자시인이며소설가인김기석이《집이야기》(대원사)를출간한것은1995년이다.그책은절판되었고강산이두번변하는시간동안집에대한인식도많이변하였지만,저자가전한집에대한생각은여전히유효하다.출간당시드로잉에반해책내용도사랑하게된편집자와삽화를그렸던저자의제자구승민이책을다시살리기로의기투합하였다.그렇게재탄생한책이《집은디자인이아니다》이다.집은자연에서인류가발견한것이라는저자의겸손한자세부터집은즐거워야된다는인식과보여주기위한집은집이아니라는저자의철학등은20여년이흐른현재에도여전히가치를지니고있다는판단으로재편집작업을하였다.‘집은디자인이아니다’란제목은저자의이러한생각을반영하여변질되어가는집에대한사회적인식에일침을가하고자하는의도를담은것이다.
집을짓고자하는사람,소설가양귀자의표현처럼내몸이들어가사는집이궁금한사람,건축을공부하는사람,건축에관심이있는이들에게이책은방향을설정해주는일종의지침서가될수있을것이다.

편집자는원고를다시검토하고구승민은뿔뿔이흩어졌던삽화를찾는작업을하였다.워낙오랜시간이흐르다보니특히삽화를찾는데어려움이있었지만,여러날을뒤진끝에기존에실렸던그림외에다른드로잉도발견하는보람이있었다.아쉬운점은저자가두번째책을내기위해준비했던원고를끝내찾지못해이번책에수록하지못한것이다.이후원고가발견되면후속작업을통해발간할예정이다.

재편집은저자가말하는‘집은생명이다’라는명제가선명하게드러나도록초점을맞추었다.또한집의역사와철학,문화적배경을독자들이쉽게이해할수있도록기존의내용을재구성하였다.
[chapter01_집은,그냥집이아니다]는집은무엇인가에대한다양한이야기를시작으로집의기원에대해담고있으며,인류가자연을이용하는과정에서자연스럽게생겨난집에필요한기능과설비들이어떤과정을거쳐정착되었는지를밝히고있다.
[chapter02_집은,인류의문명사다]는집의주요공간에대한장으로,부엌을비롯하여방과마당이어떻게생겨났고변화되어왔는지이야기한다.단순한원형에서사각형으로의변화가공간분화에따른인류문명의시작이라는점을밝히고,그과정에서형성된각공간의성격과쓰임새및관계를담고있다.
[chapter03_집은,지혜로짓는다]는창,문,계단등집을구성하는요소들이집에사는사람들에게어떤영향을미치며,그안에인류가숨겨놓은지혜는무엇인지,어떻게구성하는것이바람직한지에대한이야기를담았다.
[chapter04_집은,삶으로이루어진다]는집의유형과위치하는장소에대한이야기를통해우리가만나는다양한집이인류의삶과밀접한관계가있으며,그안에담긴시간의흐름과변화는인류가이룩한문명의발달과함께하고있음을보여준다.

한편기존책에는없던주석을편집자의판단으로설명이필요하다고생각되는부분에새롭게추가했고,본문에소개되는주요건축가와건축물은각단락끝에별도로설명하여독자의이해를돕고자하였다.그렇다고이책이집에대한이론서나실용서가된것은아니다.여전히편하고가볍게읽을수있는집에대한에세이다.
“건축가로서는마초적인모습을보여주기도하였지만,인간김기석은어떤권위나주장을함부로내보이지않았다.천성이소탈하여늘편안함에익숙했고,아람광장에서대면했던일상은늘선한웃음이었다.쑥스러움은인간김기석의본모습이며,그의내면엔어린아이같은순진성이하나가득했다.”

삽화를그린구승민(건축가,시인)이기억하는스승의모습이다.재미있는사실은이책에서저자가그리는집의풍경과그의모습이겹쳐서다가온다는점이다.글하나하나에겹쳐지는저자의모습은읽는이에게선한웃음과푸근한즐거움을준다.저자는집은이러해야한다고강요하지않는다.결론을말하지않고그유래와과정을수줍은듯살며시드러내놓는다.그가던지는집에대한명제에거부감이들지않고공감하는것도이러한이유일것이다.글에묻어나는그의품성이읽는이로하여금따뜻함을느끼게한다.

“집을만들고집만드는얘기를하는것이직업이다보니실상집에대한재미없는얘기를재미있는얘기보다지겹도록많이알고있는처지라“집얘기”하면우선골치부터아플때가많다.또한나는진부하고실용적인건축원고를쓰는데지쳐있다.집에관한어설픈지식이얼마나쉽게집을망치는가를나는너무도많이보아왔다.집은지혜로짓는것이지지식으로짓는것이아니다.지혜는어디에있는가?지혜는재미있는곳에있다.”_프롤로그중에서

저자가시인이자소설가로서의재능을유감없이발휘해서풀어낸이책은우선재미있다.건축가이기만해서는이러한재미를줄수없었을지도모른다.또한집에대한광활한통찰이없었다면이처럼쉽고편안하게쓸수는없었을것이다.저자의부재가새삼안타까운것도이처럼맛깔나는글을더이상읽을수없기때문이다.그의철학과경험과지혜가담긴책을재편집을거쳐서다시발행한이유이기도하다.

부엌가구에만몇억을쓰는사람들이있다.이책에서이야기하듯부엌이중요한공간이라서가아니라집을자랑하는이벤트를위해서다.재미있는사실은고가의부엌가구를설치하는집일수록정작당사자가부엌을사용하지않을확률이높다는점이다.비싼부엌은집주인에게더이상일상적공간이아니라,사회적·경제적지위를드러내는장식이자이벤트를위해아름답게디자인된보여주기위한공간이다.“아무리크고화려해도보여주기위해짓는집은실패한집”이라고말하는저자의문제의식을고스란히드러내는실례이다.문제는집안에이런공간이넘쳐나는데있다.부엌은고급레스토랑으로,거실은미술관으로,침실은영화관으로,화장실은도서관으로,베란다는카페로꾸며진다.집에서일상이사라진것이다.일터에서돌아오면호텔레스토랑같은부엌에서요리를먹고,베란다카페에서차도마셔야하고,거실에서그림도감상해야한다.잠자기전에는영화를봐야하고,화장실에서는책도읽어야한다.

디자인은쓰임새를바탕으로한시각적표현을목적으로한다.경제성과실용성등사용성을고려하지만궁극적으로는아름다움을추구한다.집을짓는것도이와다르지않다.문제는눈에보이는무엇인가를만드는것에집착한나머지모델하우스같은공간을만드는데있다.이러한태도는사용성에기반한집이갖는일상적의미보다는디자인자체의아름다움이나일시적즐거움에비중을두기때문이다.

그렇다면집은어떻게지어야하는가?이질문은‘집이란무엇인가’라는근본적물음에서다시시작되어야한다.이물음은사람뿐만아니라생명을지닌모든것들이왜집에살아야하는지를밝히는것이기도하다.저자가이야기하는것처럼집은‘생명에서출발하여사랑으로완성’되는것이기때문이다.디자인범람시대에본질에대한갈증을해소할수있는하나의방법을이책이제시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

“사람이집의기능을사전에확실히설정하고구획하고분할할수있다는생각자체가생명에대한외경심의결핍에서연유된것이다.생명은항상미지의것,그미지의것이전혀뜻하지않은모습으로우리의공간을새로이채워주고풍요롭게해줄수있도록빈그릇을남겨두어야한다.”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