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토요일 (이희우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 (이희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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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희우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은 저자 자신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희우가 늦은 밤 누군가를 찾아가 하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성탄 전야를 하루 앞두고 흩날리는 눈송이를 맞으며 긴 언덕을 올라 희우가 도착한 곳은 어느 건물 앞. 입구에 달린 전동 벨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자 익숙한 얼굴의 사람이 나와 희우를 맞이한다. 안내를 따라 비좁은 방 안 침대에 누워 몸을 녹이던 희우는 잠시 뒤, 저항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팔뚝에 주사를 맞고 몽롱한 정신으로 비틀거리다 잠이 들게 된다. 다음 날, 자신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끔찍한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데…

저자의 말을 말미암아 이 소설은 ‘문학적 사실’이라는 표현으로 일축할 수 있으며, 자전 소설인 동시에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불운한 탄생부터 정신병자로서 보낸 시간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찾아 이토록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늘 외로움과 괴로움이 가득한 상태, 즉 ‘정신적 빈곤’을 통해 차츰 깨달아 가기 때문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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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희우

저자‘이희우’는필명이며자전소설인《길위의토요일》에등장하는주인공의이름에서따온것이다.글을쓰기전이희우는그림을그렸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출판사 서평

불운한정신을지니고태어나
정상과비정상사이에서방황하는남자의고백
그외롭고도진실된목소리

죄송합니다.이렇게늦은밤찾아와…….내일이오기전에는반드시말씀드려야할것같았습니다.

《길위의토요일》은저자자신이자소설의주인공인희우가늦은밤누군가를찾아가하는고백으로시작한다.성탄전야를하루앞두고흩날리는눈송이를맞으며긴언덕을올라희우가도착한곳은어느건물앞.입구에달린전동벨을누르고잠시기다리자익숙한얼굴의사람이나와희우를맞이한다.안내를따라비좁은방안침대에누워몸을녹이던희우는잠시뒤,저항할틈도없이갑작스럽게팔뚝에주사를맞고몽롱한정신으로비틀거리다잠이들게된다.다음날,자신이정신병원에입원했다는끔찍한사실을새삼실감하게되는데…….

소설은불운한운명을지니고태어나외로움과괴로움을안고환시와환청에시달리던희우가철창에갇혀억지로알약을삼켜야하는믿을수없는현실에저항하면서도,진정한자아와사랑을찾기위한힘겨운과정을그리고있다.한편정신병원이라는특수한공간에속한보편적으로비정상이라일컬어지면서도정상이라고하는바깥세상사람들을빼닮은환자들의에고이즘을비판하고,동시에정상과비정상의경계에서방황하며이를구분하는통념적잣대에대해의문을제기한다.

지금껏읽는이의마음을
이토록먹먹하게만드는
소설이있었던가

《길위의토요일》은저자이희우의불행했던유년시절부터성인이되어정신병원에입원하고퇴원한후수년동안정신과치료를받으며보낸시간을바탕으로하고있다.때문에소설속에서저자가말하는바깥세상,즉우리가현재살고있는이사회에서비정상이라고분류되어고립된채느낀고통과슬픔,외로움이고스란히담겨있다.또한정신병원에서의생활을아주사소한부분까지상세히묘사하고있는데,이는저자가매일쓴방대한분량의일기와편지,병원에서진행한치료프로그램을통해쓴명상록과자서전에서비롯된것이다.

소설은화자인주인공희우가늦은밤어떤대상을찾아가무슨이야기를하고자하는지이해하기힘들더라도,너무장황하여다소불편하더라도,부디끝까지들어줄것을호소하는것으로시작한다.또한소설첫부분에서화자가향한곳이정신병원이라는사실을바로드러내지않는데이는소설로서의장치일뿐,이내‘……일부러숨기고자했던것은아닙니다.그저아무런편견없이제이야기를들어주셨으면하는마음에서말씀드리지않은것뿐입니다.결코얄팍한마음에서그런것이아님을반드시알아주셨으면합니다.……’라며이야기하는대상은물론글을읽는독자들에게자신의이야기를피력할것임을다시한번밝힌다.그럼에도불구하고저자는이렇게말한바있다.

“글을쓰는매순간죄책감에시달렸고근본없이이는불안감에괴로워했습니다.분명한사실이지만,이제는제가보낸시간들이실재한것인지조차불분명하게느껴집니다.”

저자의말을말미암아이소설은‘문학적사실’이라는표현으로일축할수있으며,자전소설인동시에성장소설이라고할수있다.저자가말하는불운한탄생부터정신병자로서보낸시간을통해자신이무엇을찾아이토록오랜시간을보내고있는지늘외로움과괴로움이가득한상태,즉‘정신적빈곤’을통해차츰깨달아가기때문이다.

누군들자신의마음을똑바로마주하고정확히들여다볼수있겠습니까.이리저리흔들리는불완전한영혼을!

저자는‘이리저리흔들리는불완전한영혼들’이라는표현을통해소설에등장하는환자들의상태를요약한다.이는직접적으로는비정상이라고여겨지는사람들,즉정신병자를나타내는표현인동시에스스로를정상이라고여기며버젓이이시대를살고있는모든사람들을포함하고있다.가족,첫사랑,친구는물론자신의아이들을돌볼틈없이늘피곤을달고사는담당카운슬러인나선생님,큰사고로아픔을겪은병원원장,외출을나가서본비정상적인정상인들,‘정신병자들을위한자원봉사’라는명목으로병원을찾은교회사람들.모두철창에갇혀있지않을뿐모두불완전한마음을가지고살아가고있다는것이다.

아울러저자는소설을통해정상과비정상을구분할수있는기준은존재하지않으며,애초에‘정상’이라는의미또한존재하지않는다고말하는듯하다.이는정상과비정상사이에서수없이방황한끝에내린결론이며소설초반부에화자가가지고있던정신병자에대한두가지편견에대한내용을통해미리전한다.아이들로부터‘미친놈’이라고놀림받으며쓰레기를수거하는청소부가알고보니단순히정신지체를가지고도열심히일하는마음씨좋은사람이었고,무성한소문을뿌리며발가벗고거리를뛰어다니는여자의정체는남편에게학대당한가련한여인의모습일뿐이라는것이다.

나아가같은공간에서시간을보낸‘비정상’이라고일컬어지는환자들의지극히정상적인모습을통해이를더욱명확히한다.대수롭지않은사건들을발단으로시작해차츰심화되는환자들간의이기적인모습들이철창밖‘바깥세상’에살고있는‘정상’이라고하는사람들의모습과너무나닮아있다는것이다.따라서정상과비정상을구분할수있는기준은없으며세상은그저철창안팎에만연한에고이즘으로살아가는비정상적인사람들의만들어낸거짓된세상일뿐이라는것이다.그러나이거짓된세상에서도단한가지유일한희망이있다.바로‘그녀’이다.화자인희우를유일하게예술가로인정해주는존재이자진정한사랑이다.

저자는화자인희우를통해왜자신이이이야기를하게된것인지에대한이유는소설마지막부분에서밝힌다.그리고언뜻원하는것을찾은듯도하다.하지만앞서저자가한말과이소설의결말을미루어짐작했을때여전히모호한구석이많다.불분명하다.그래서더욱읽는이의마음을먹먹하게만든다.

[책속으로추가]
결국저는다시예전의저로돌아가기위해더욱더심한괴로움속으로,깊은늪속으로제몸을내던져야했습니다.글쎄요,그렇다고하여그곳에서보낸시간이후회되는것만은아닙니다.모두가나름대로의삶을살아가고있었을것이기에,때때로그런그들을관찰하는것이흥미롭게느껴지기도했습니다.그들에대한제변덕스런마음이누군가에게는그저가볍고하찮으며우습게까지보일수도있겠지만말입니다.하지만누군들자신의마음을똑바로마주하고정확히들여다볼수있겠습니까.이리저리흔들리는불완전한영혼을!
---198~199p

그때몸을돌려흡연실문을향하는그의구부정한허리위로커다란코끼리와그의못생긴색시가포개어엎드려있는모습이보였습니다.그코끼리는검은머리를옆으로늘어뜨린채그의허리를따라느긋하리라생각될만큼편한자세로엎드려있었고,그의못생긴색시는검게그을린조막만한두손으로그의어깨를꼭붙잡고있었습니다.
---335p

저녁을먹은뒤두꺼운스프링공책을껴안고방으로돌아와자리에누워천장을바라봤습니다.아른거리는모습의그녀가두팔을벌린채제게로내려오고있었습니다.손을뻗어그녀를껴안았습니다.그러고는이내잠이들었습니다.그날은아주잘잤습니다.아무런꿈도꾸지않았습니다.도중에깨지도않았습니다.누군가제어깨를흔들어깨우기전까지는말입니다.눈을뜨자허선생님이저를내려다보며말했습니다.
“희우야,일어나.명상시간이야.”
---337p

매주토요일마다외출을나가면서부터그곳의프로그램과생활을조금소홀히대한것은사실입니다.그점이은근히신경쓰여외출나갔다들어올때도티를내지않으려부단히노력했지요.하지만사람들은그런제노력에도불구하고냉정했습니다.저를대하는그태도가외출이전과확연하게바뀐것이었습니다.그상황에서제가할수있는것이라고는토요일이오기만을기다리는것이었습니다.토요일이되면허겁지겁외출을나갔고,돌아와서는저를차갑게대하는사람들틈에서다시토요일이오기만을기다렸습니다.
---345p

“이선생님.”
나선생님이손을멈추고턱을괴며쓴웃음을지었습니다.
“이선생님은지금어디에있다고생각하세요?이곳이어떤곳이라고생각하시는거예요?……”
---347p

그렇게4월이되었습니다.마침내저는보편적인관점에서정상과비정상을구분짓는경계마저도허물어져어느곳이정상이고어느곳이비정상인지조차구분할수없는지경에이르렀습니다.물론그사실은누구에게도말하지않았습니다.외출만은포기할수없었기때문입니다.
---349p

연기들은마치길잃은유령들처럼천장아래에모여서로엉겨붙은모습으로어지러이화장실안을맴돌았고,천천히환풍기가있는곳을향해움직이기시작했습니다.조금씩가까워질수록유령들은빠르게움직였고,이내환풍기를통해몇몇은날개에맞아산산조각이났고,일부는바깥세상으로흘러나갔습니다.미처그곳까지닿지못한유령들은떠나가는유령들을붙잡기위해발버둥쳤습니다.……화장실문이벌컥벌컥열릴때마다유령들은누가붙잡아끌기라도하듯문틈사이로힘없이빨려들어갔습니다.그리고죽지도못하고,바깥세상으로흘러가지도못하고,거실로나가지도못한채천장아래에서방황하던유령들은제자리에서차츰사라져갔습니다.
---404p

그곳에서보낸시간들이지하철창밖으로빠르게지나갔습니다.가방에서나선생님에게건네주려고한편지를꺼내어읽어봤습니다.그녀가제게해준여러가지말이생각났습니다.편지를다읽고다시창밖을바라봤습니다.언젠가그랬던것처럼,철창없는지하철창밖으로덜컹거리는울림이제지난기억들을스치며빠르게흘러가고있었습니다.
---410p

11월의태양은하늘을빠른속도로붉게물들였고,북서쪽에서불어온바람은낮동안힘들게달궈진공기를차갑게식혔습니다.
“……이제곧겨울이되겠지요?”
“누군가를기억한다는것은말이다,때론마음을아프게는하지만,그아픔을이겨내고끝까지잊지않고기억해주기만한다면그존재는우리마음속에서되살아나영원히함께할수있는거란다.요즘은이것이진정한‘부활’의의미가아닌가싶구나.”
---4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