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아프니 밥을 굶는다 (설조스님, 41일간의 단식 이야기)

그대가 아프니 밥을 굶는다 (설조스님, 41일간의 단식 이야기)

$13.00
Description
이 책은 설조스님이 처음 단식을 선언한 2018년 6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41일간의 단식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안고 있는 문제를 낱낱이 파헤쳤다. 설조스님이 단식을 통해 남긴 메시지는 세 가지, 반성과 희망과 자비였다. 작가 고원영은 그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반성 : 2018년의 여름은 유례없이 뜨거웠다. 정확히 111년 만의 무더위를 비닐 천막 한 장과 물과 소금만으로 버틴 설조스님도 그렇거니와, 그 죽음도 불사한 단식을 비웃어 넘기는 조계종의 기득권층 세력이 ‘국민 이기는 정부 없는’, 이 촛불민주화 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날씨 못지않은 뜨거움이었다.
설조스님은 단식기간 대중 앞에서 끊임없이 ‘죄송합니다’란 말로 잘못을 빌었다. 작가는 한국불교 현대사와 함께해온 대중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스님의 사과, 바로 이 ‘죄송합니다’란 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1994년 개혁 당시 재가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후에는 더할 나위도 없다. 조계종은, 전두환 신군부가 1980년 불교를 유린한 사태를 법난이라 부르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라고 하지만, 스님들 내부에서 물고 물리면서 접전이 벌어지는 최근 사태는 승난(僧難)에 가깝다.
우리나라 불교 역사는 1,700년에 이른다. 까마득한 날까지는 모르겠으되, 적어도 불교 현대사로 지칭되는 시기에 스님들이 저지른 온갖 잘못을 종단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때 비로소 불교 개혁의 새날이 열리라고 작가는 믿는다.

2, 희망 : 적폐(積弊)란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이다. 이를 청산하려면 그에 못지않은 끈질긴 노력과 전방위적인 개조가 필요하다. 설조스님은 단식장에서 기득권 세력의 벽이 두껍다고 우려하는 사람에게 말했다. 악이 계속 승리할 거 같아도 선한 마음을 이길 순 없어요. 불자는 '장사꾼'이 아닙니다. 일이 ‘성사되고 안 되고’에 관계없이 옳은 주장을 하고, 옳은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계속 정진해야 합니다. 분노하라. 나치에 저항하여 레지스탕스 운동을 펼친 노익장 스테판 에쎌에게는 어떤 정치셈법도 필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용기와 희망만을 전 세계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전했다. 설조스님 또한 모든 기도에는 희망이 있다면서, 희망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외쳤다. 설조스님은 불교 개혁이 정말로 어렵다고 생각했을 때 홀연히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그가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준 건 아니지만 그를 통해 희망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3, 자비 : 종교 인구가 줄고 있다. 돈이 있어야 교회든 절이든 갈 수 있다고 한탄하는 신자도 있다. 무종교라서 종교인처럼 불행하지 않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유마힐은 ‘중생이 병들어 아프니 나도 아프다’란 유명한 말을 남긴 인물이다. 유마힐이 남긴 말의 수레바퀴는 2500년을 굴러 우리 앞에 이르렀다. 유마힐이 병이 든 것은 중생과 아픔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생이 행복하면 유마힐도 따라서 행복할까. 작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생이 행복할 때도 유마힐은 늘 아프다. 중생이란 원래 아픈 사람들이기에 유마힐의 아픔은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병이다. 단언컨대 유마힐의 본질은 아픔이다. 조계종의 높은 자리에서 돈 걱정 없이 부유하고 풍요롭게 사는 스님들은 유마힐의 아픔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의 돈과 권력은 중생의 가난과 희생 위에 지은 누각이기에.
설조스님은 올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천막 하나로 버텨냈다. 작가가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지진 않았냐고 물었더니 설조스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아침에 눈 뜨면 바로 저녁이더라고요. 나는 한 30일 살면 내 목숨이 끊어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루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갈 수 없었어요.”
그는 죽기를 마다하고 단식했던 것이다. 그렇게 극한의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는 단식장을 찾아오는 사람 누구나 만났으며, 단식장 주변 우정국 공원에서 소주병과 빵 봉자와 더불어 굴러다니는 노숙자들을 관대히 여겼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느끼는 극심한 아픔은 굶주림과 같다. 설조스님은 그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싶었으나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저 무도한 조계종 기득권 세력을 설득할 법력이 없어 몸이라도 바쳐 항거하려고 단식했듯이,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설조스님은 밥을 굶었을지 모른다.
저자

고원영

1958년서울출생이다.본명고영창으로서울예술대문예창작과졸업했다.광고제조업분야사업가였다가장편소설『나뭇잎병사(2010년)』을발표한이래글쓰기에전념하고있다.사진에도관심이깊어,글과사진이어우러진산문집을여러편냈다.발표한저서로는『저절로가는길(2015년에세이)』,『그대가아프니밥을굶는다(2018년에세이)』,『골목길카프카(2019년에세이)』,『나뭇잎묘지(2020년장편소설)』,『낮은창문앞에서다(2020년에세이)』,『별에게로의망명(2023년에세이)』가있다.2023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부문(에세이)에선정되었으며같은해서울문화재단도시사진가로선정되었다.

목차

작가의말4

부처가오셨네!13
당신이소임자야?20
설조스님의단식선언23
1994년조계종단개혁28
국민에게드리는편지35
단식이란무엇인가39
소금한포대45
세상이불교를걱정하다51
빗줄기를눈물로바꿔버린우중법문58
침묵은언제깨질까62
죽음너머를바라보다65
촛불집회하면빨갱이?70
불이(不二)75
불자로사는아픔79
나쁜관습84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86
시위군중이흩어진자리90
문재인대통령에게드리는편지95
마지막잎새99
종단에원로는설조스님뿐112
청정이란무엇인가116
누가큰스님일까120
수좌회에서왔다123
장님이장님을인도하다134
지금은틀리고그때는맞다139
저는내일을생각하지않고오늘을호흡합니다142
올것은온다148
불교와외부152
적폐청산시민연대의관계자의관계자로추정되는사람160
그래여름은지독히도뜨거웠네163
김씨와전씨사이에서낳은전씨171
이에는이,눈에는눈174
비구니들도나섰다178
막장이에요,막장…….181
위험한가계도187
촛불이점점커지고있다192
원로스님이있기는있나보다196
마지막단식법문202
단식이끝나다207
거대한회전문213
설조스님과의대담219
2018년전국승려대회235
모두가아프기에나도아프다241

출판사 서평

“그대가아프니밥을굶는다’를쓴배경

밥을굶으면서하루하루죽음을준비하는스님을보았다.먹고사는일이라면어떤모욕이라도감내하는시대에개혁,희망,부처를내세워노승은기꺼이가진자들앞에목숨을내놓았다.설조스님,그가선택한죽음의방식은단식이었다.죽음과밥이대립하는조계사에서작가는설조스님의마음속으로들어가글을썼다.

-우리나라사찰90%가조계종이고,전체불교신자의80%인조계종이왜이러나?
1700년의역사를지닌우리나라불교가MBCPD수첩에서‘큰스님께묻습니다’를방영한이후크게흔들렸다.우리나라전체사찰의90%를차지하고,전체신도수의80%를거느린조계종스님들이TV화면에비쳤다.모두조계종최상위직급인총무원장이거나교구본사주지였다.그들은즉각사실을부인했다.
스님들은학력위조,은처자,성폭행,시줏돈이나국고보조금횡령,사유재산과다보유등광범위한범죄를저질렀다는의혹에휩싸여있다.총무원장으로재직하다가지난8월21일사퇴한설정스님은조계종자체조사로도‘서울대졸업위조의혹은그허물을참회했지만,도덕성에대한사회적기준에부합하지못했다.’면서사실상학력을위조한것을인정했다.은처문제에대해선,‘친딸로의심되는전모씨에게수년동안금전을전달한사실에대한설정원장의해명도부족했다’고밝혔다.그러면서조계종조사기구는최종입장을표명했다.‘유전자검사’를통해명명백백하게의혹을규명함이마땅하다.
설정스님은결국탄핵을당하고수덕사로되돌아갔다.

-설조스님,41일간단식하다
설정스님이탄핵한단초는MBCPD수첩이제공했지만,그후등장한설조스님의단식에더큰영향을받았다.개혁을위해목숨을바치겠다고선언한그는88세의나이에41일간이나단식했다.그를지지하러조계사앞에모인사람들은진정한개혁의영웅으로그를추앙하는데머뭇거리지않았다.
설조스님의목숨을건단식은불교신자뿐아니라일반시민에게도파장을일으켰다.설조스님을곁에서지켜본내과전문의이보라씨는적지않은단식자를경험했지만설조스님처럼단단한각오는처음이라고했다.그런스님을이보라씨는사실상연명치료를거부한것으로얘기했다.설조스님은변호사를불러사후문제를논의했다고대중들앞에서유언처럼밝혀긴장감을더했다.
설조스님,그가41일의단식을통해남긴것은무엇일까.그의단식이유독파장이컸던건,1994년불교개혁의실체를밝힐,살아있는그당시최고책임자였기때문이다.그는‘원죄를지었다’고표현했다.지금불교계가짓고있는죄의근원을개혁당시재정투명화에실패했기때문이라고진단했고,그이야기를사부대중에게숨김없이알렸다.설조스님은돈과권력과집단이기주의에얽혀있는똥덩어리같은불교계를지팡이로쑤셔‘있는그대로’를보게했다.
7월30일,41일간목숨을건설조스님의단식은기력의한계와사부대중의눈물어린호소로끝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