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창문 앞에 서다 (양장본 Hardcover)

낮은 창문 앞에 서다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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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향 없음을 불평하지 마라.
어느 산책길에서
별안간 땅속에서 발굴된 고향의 골목길과
집터를 대면할지도 모르니.
고층 아파트와 유리빌딩들이 내려다보는 거대 도시 서울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굴까. 과거에는 무작정 서울에 상경했다가 잘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랐으나, 어느 때부턴가 서울살이의 치열한 경쟁에서 탈락해 길바닥에 나앉은 노숙자들이 앞섰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겉보기엔 성공한 사람으로 여겼는데, 어느 날 빈 아파트에서 고독사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인구 천만이 넘는 서울에서 그를 찾아오는 지인이라고는 구청과 동사무소, 돌봄센터 직원 몇 사람밖에 없다.
‘낮은 창문 앞에 서다’의 저자 고원영은 어떤 지위나 위치에서건 고독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현대인이 구축한 촘촘한 질서와 냉정한 사고방식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려 옛 골목길을 걷는다고 한다. 일탈에 불과하지만 핼스클럽이나 명상센터에 다녀온 것처럼 가볍고 느슨해진다. 골목길에서 볼 수 있는 가난과 나태한 삶의 흔적들에게서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토박이인 저자에게는 골목길이 곧 고향인 셈이다. 낮은 지붕, 낮은 대문, 낮은 담장, 낮은 창문…… 낮은 데로 임하는 동안 자연스레 도시에서의 불안과 고독을 씻어내게 된다.
저자

고원영

1958년서울출생.카메라를메고5년째서울의골목길을답사,‘낮은창문앞에서다’는우리시대의숨은행복을찾아다닌끝에저자가쓴‘골목길카프카(2019년)의연장선에있는에세이다.
쉰셋늦은나이에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해장편소설‘나뭇잎병사(2010년),산문집〈저절로가는길(2015년)〉,산문집〈그대가아프니밥을굶는다(2018년)〉,산문집〈골목길카프카(2019년)〉,장편소설〈나뭇잎묘지(2020년)〉를잇따라발표했다.
〈저절로가는길〉을소재로불교계신문과잡지,방송에서다년간활동했으며,동호회회원과더불어숲길이나골목길을함께걷기도한다.

목차

PART1,옛길에빠지다
감고당길---15
영원한재귀---21
궁속의궁,건청궁---27
장희빈신주를모신칠궁---33
경복궁서쪽돌담길을따라걷다---39
궁정동,무궁화동산---45
춤추는언덕길---49
익선동,낮은창문앞에
서다---55
문밖에서---63
공평도시유적전시관(김승옥의무진기행풍)---71
‘송석원’을찾아서---77
창경궁유리온실이야기---85
허난설헌의곡자---91
귀신사홀어머니다리---99
고유정,2019년과1933년사이---107

PART2,카메라에담긴
생각
봄외-114날

PART3,글의풍경
토니오크뢰거---152
내버려둬---158
댈러웨이부인을
읽었다-164
무라카미하루키의글이좋아지는순간---168
김승옥,서울1964년겨울---172
다니자키준이치로의음예예찬---177
뽕짝---180
태어나줘서고맙다---182
설날과위로---185
넌너무말이많아---187
클린트이스트우드닮고싶다---192

PART4,광화문으로가는여섯갈래길(실화소설)
태극기가바람에펄럭입니다---200
한교훈씨,그오래도록불편한기억---282

출판사 서평

-‘낮은창문앞에서다’를쓴배경은?
무엇이행복일까.손바닥에스마트폰을올려놓고세상을일목요연하게들여다보지만,행복은어디서든깜깜무소식이다.저유리빌딩은양보를모르는사고방식만큼이나차갑고,저아파트는누구에게도지지않으려는언어를빼닮아숨막히게촘촘하구나.누구를탓할일도아니다.그모습이바로우리가천착해온모습아닌가.그모습에고통을느낀다면자신들이구축한현대문명에오히려버림을받은꼴이다.잘구획된도시,깔끔한거리위에서통증처럼고독을호소하지만아무도들어주는사람이없다.세계최고의이혼율,어디서든볼수있는노숙자,점점연령대가낮아지는고독사…….어디서부터가잘못일까.저자고원영은2019년에쓴에쎄이‘골목길카프카’에서이미말했다.“그옛날가난했던골목길에서도분명히행복은있었다.금전으로환산할수없는종류의행복이었다.”
이제저자는그지향점으로더먼곳을바라본다.그곳은서울토박이면서이방인처럼거대도시서울을방황해온저자가늘부재한다고여긴‘고향’이다.

-저자가골목길을지나더먼과거에서찾아낸고향이란무엇인가?
명절때면으레자동차들로꽉막힌고속도로,그정체된시간을통과해서고향의북적거림에합류하는사람들을부럽게바라보면서저자는의문을품었다.내겐왜고향이없지?
오래전부터저자는그부재에대해쓰고싶었다.그러던어느날이었다.종로센트로폴리스곁을지나다‘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발견했다.2015년공평빌딩을헐고터파기하다가발굴된16세기조선시대유물과유적을보전하느라센트로폴리스지하에유적전시관이들어선것이었다.옛골목길과집터가고스란히남아있는거기서저자는마치고향에온기분이었다.저자는생각했다.서울사람의고향은바로서울의땅속이아닐까.
고층아파트와유리건물이내려다보는서울의땅,그땅속으로들어가면멀리삼국시대부터고려시대남경(南京),조선을개국하면서새로이천도된한양(漢陽),열강의틈바구니에서살아남으려고발버둥치다일본에합병된대한제국의흔적이남아있다.땅위에서는빠르게흔적지우기가진행됐다.임진왜란과병자호란,이괄의난과임오군란으로이어진전란때문만이아니다.일제강점기때의의도적인흔적지우기,산업화와천박한자본주의로인한흔적지우기가조상과후손의간격을멀리떼어놓았다.서울사람들모두가소유했던피맛골을지워버리고단지기억으로만희미하게남도록한책임을누구에게물어야하나.
센트로폴리스지하전시관에서저자는작은깨달음이왔다고썼다.고향이란명절날고속도로를지나야접근할수있는세계지만,시간을통해서도접근할수있는세계라는것을.저자는말한다.“어떤사람은고향에가기위해고속도로위에서공간적거리를좁히려애를쓴다.나는시간을좁히고자한다.역사적상상력까진어렵겠지만,내소소하고자유로운글쓰기로현재와과거를넘나들려고한다.단지서울에사는사람이아니라,서울을증언하는사람으로살고싶은것이다.”

-저자가광화문태극기부대의소요사건을소설형식으로기록한까닭은무엇인가?

저자가북촌에거주하면서본가장충격적인장면이‘태극기부대’의시위였기때문이다.단순한시위라기보다소요에가까웠다.정치1번지광화문에서수만명이몰려와조직적이고도가열차게문재인정권에항의한것은정권의잘,잘못과좌우이념을떠나누군가기록해야할,의무아닌의무이다.언론을통해수없이보도됐지만,광화문태극기부대를시민의시선으로기록할필요도있다.좌우로갈라진지오래인우리나라언론이이념위에사실을올려놓고,지극히편향된보도를일삼는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소요현장에서한전직군인으로부터‘중도란없다.자유민주주의냐,빨갱이냐.둘중하나를선택하라“는일갈을들은것도저자고원영이300매에가까운실화소설을쓰게된배경이다.여느소설과달리등장인물모두저자가경험한실제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