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지표로 보는 오늘의 한국경제

한국경제 성장률의 장기추세가 1%로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외무역은 2022년 이후 급격히 축소 균형의 양상을 보이며 성장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잃어가고 생산성의 증가율도 둔화 중이다. 그러나 재정정책 운용 ‘수단’이 경제안정이라는 ‘목표’를 흔들 수는 없음에도 건전재정의 명목하에 긴축적 재정정책 기조가 고집된다. 급속히 등장한 인플레이션은 경제적 약자에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을 지우고 있으나 통화정책의 선택지는 높지 않다. 심화된 자산 불평등은 다시 소득 불평등을 강화하고, 소득격차가 자산의 양극화를 낳는 악순환이 전개되고 있다. 부동산 과열을 경계해야 함에도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경기를 이용하려는 정책적 습관은 여전하다.

경제적 위기에 대한 경고가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건설적 논쟁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떠한 이유로든 위기라는 단어를 백안시할 때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한국경제는 이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위기를 거론하는 이유는 효과적 사전대응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좋은 논쟁의 출발점은 경제적 현실에 대한 인식의 공유이다.

이 책은 한국경제의 현황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10개의 지표를 선정하고 상식적 수준에서 건설적 논쟁의 기반을 제시한다. 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 출발점인 국민계정 상의 총량변수인 성장률, 재정, 무역, 물가 그리고 금리와 관련한 현황을 포함하였다. 또한 한국경제의 이해에 필수적인 불평등, 고용, 생산성,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논의도 포함하였다. 경제학 지식이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추세와 현재적 의미를 제공한다. 현 경제상황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보하고 다양한 논쟁과 바람직한 정책적 판단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에서 이 책이 기획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