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엄마가 4.16 아들에게 (최봉희 시집 | 세월호 참사 1년 기록 시집)

5.18 엄마가 4.16 아들에게 (최봉희 시집 | 세월호 참사 1년 기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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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올해 나이 78세인 최봉희 시인이 세월호 참사1년을 담은 기록 시집 『5.18 엄마가 4.16 아들에게』. 이번 시집은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수록 시는 57편. 이번 시집은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1년 동안 세월호에 관한 시를 엮은 것이며, 모두 3부로 나뉘어 시간의 흐름을 따라 구성돼 있으며, 참사 1주기를 맞아 저자가 다시 팽목항을 다녀오면서 쓴 시로 끝을 맺고 있다.
저자

최봉희

저자최봉희는1938년일본고베에서태어났으며순천사범학교,수도여자사범대학국문과를졸업했다.1958년[자유문학]추천으로등단했으며,1962년한국여류10인선시화집『사색과영원』출간,교직에서27년근무했다.시집으로『지금나의창에는』(1986년),『비를뿌리려거든』(1990년),『북상하는봄』(1995년),『연꽃을보이시니』(2003년),『엄마라는말』(2014년)이있고,산문집『빨간앞치마를입은노인』(2014년)을냈다.제4회광주문학상을수상했다.[원탁시]동인.

목차

시집을내며
통곡과다짐-도법스님

제1부내손을잡아주겠니?

나는보았습니다
엄마를부르다
잃어버린봄
노란리본을달다
용돈
백일기도
하얀비명
신분증
노란기억팔찌
학교다녀오겠습니다
내손을잡아주겠니?
신원확인
손거울
영혼을위한소나타
연꽃차
8월의크리스마스
십자가와물병
길위의사진전
골든타임
팽목항에다녀왔습니다

제2부아이들이보낸편지

한뎃잠을자는세월호
진실마중사람띠잇기
동거차도
아이들이보낸편지
가로수
추석
길을잃다
침몰하는세월호
노란리본금지령
축하합니다
세상에서가장슬픈생일날
눈물의증언
회복기
갈대
그날이후
잊지않겠습니다
세월호특별법통과되다

제3부아이들의밥상

돌아오지않는아이들
세상의엄마들에게
감포바닷가에서
겨울비내린뒤
노란팬지꽃
눈물과바닷물
무주에서만나다
기다림의꽃
그대의집
경칩
아름다운만남
삭발
벚꽃그늘아래서
별이된친구들에게
아빠가미안해
아이들의밥상
기억의숲
5.18엄마가4.16아들에게
출항
다시팽목항에서

발문-공동의슬픔과시적치유

출판사 서평

시집소개

올해나이78세인최봉희시인이세월호참사1년을담은기록시집『5.18엄마가4.16아들에게』를펴냈다.이번시집은광주에서활동하고있는저자의여섯번째시집이다.수록시는57편.

시인자신이80년광주항쟁때17살난아들을찾아거리에나섰다가계엄군의곤봉에맞아쓰러진경험이있는5.18부상자다.이제그때의그아들은자라서17난아이들을잃은단원고실종,사망학생들의아버지또래가됐다.이시집의제목이『5.18엄마가4.16아들에게』로정해진까닭이다.

저자는서문에서“아이를잃은엄마가길거리한복판에얼굴을내놓고서명을받으며,삭발까지하고,눈물을하염없이흘리는것”을보면서“5.18나의아픔이4.16유가족과다르지않다는것을깨닫게되었다”며“참사가일어난갑오년4월은내나이일흔여덟,나는깊은바다에서잠들어있다가숨쉬며올라와유가족의슬픔에동참하게되었다.”고시집을펴낸배경을적고있다.

이번시집은지난해4월16일세월호참사직후부터1년동안세월호에관한시를엮은것이며,모두3부로나뉘어시간의흐름을따라구성돼있으며,참사1주기를맞아저자가다시팽목항을다녀오면서쓴시로끝을맺고있다.

시집의제목이기도한시[5.18엄마가4.16아들에게]에서‘1980년5월18일엄마는젊었고/세아이를낳아기를,35년이흘러/2014년4월16일엄마의아들은아빠가되었다.…너의슬픔은엄마보다더깊고/엄마의슬픔은너보다더길다//엄마는팽목항바다를향해울음을삼키고있는/안산의아들을본다/네가낳은열일곱아이는어디있느냐?’면서광주와안산의슬픔을하나로일치시키고있다.

시인은이번시집을통해팩트(fact)보다더담담한팩트가훌륭한시어가될수있다는것,그리고그것이슬픔을가장슬프게전달한다는사실을증명해주고있다.이시집의눈에띄는시적성취다.예컨대이런시다.

용돈

2014년5월5일,세월호참사20일째

아이가다니던학교근처에서
작은세탁소를하고있습니다.

4월15일생일이지나면첫주민등록증을
받게될거라고좋아하던우리아이입니다.

수학여행떠난후세월호참사소식에
진도팽목항으로급히내려왔습니다.

전원구조란말만믿고세탁소에는
이렇게써붙였습니다.
‘내일17일까지쉽니다’

아이는잠자듯이
가족의품으로돌아왔지만,
수학여행갈때손에쥐어준
2만원이전부였으니
그게너무너무미안해서울었습니다.

아이의젖은옷에서꺼낸지갑에는
두번접힌만원짜리두장이
그대로있었습니다.
우리아이어떡해요?
그돈마저도쓰지못하고떠났습니다.-전문

***

내손을잡아주겠니?

민간인잠수요원이잠수복입고헬멧쓰고
호흡기달고바다속으로잠입합니다
수심37미터
세월호가무겁게누워있는곳
그가아이들을찾으러갔습니다
책상다리에몸이끼인아이
친구손잡고있는아이
눈감고잠자듯누워있는아이
오렌지색퉁퉁한구명조끼를입은아이
얘들아,널안고가려고내가왔다
무서운아저씨는아니란다
그러니까내손잡아주겠니?
슬픔없는좋은세상데려다줄게
나비처럼훨훨날라고하늘나라로보내줄게

안산집에가자
엄마가애타게기다리신다
민간잠수요원은혼자울었습니다
너무기가막혀엉엉소리내어울었습니다-전문

백수인조선대교수는발문에서“이시는‘동병상련’의정이라는의미보다한차원높은,역사적차원에서의‘국가폭력에의한피해의상속’이라는측면을부각시키고있음을볼수있다.”고쓰고있다.백교수는이어“이시집은‘세월호참사’이후1년동안의흐름과그슬픈감정을예술적으로승화시킨기록”이라면서“최시인은시를통해희생자와그가족,그리고시인자신을포함하여슬픔의바다에빠져있는모든이들을어루만져주고싶었을것이다.

진정으로슬픔과고통을함께할때마음이녹는법이다.그런의미에서이시집은우리모두가공동으로갖는위대한슬픔이다.그리고이슬픈노래들을통해화해와치유로나아가는길이열리길염원하고있다.”고이시집의의미를밝히고있다.

도법스님은추천사에서“세월호의아픔을온통자기것으로받아들여,담담한언어로써내려간이시집이유가족과많은분들에게작은위로가되고,우리가새로운희망을만들어가는출발이되었으면하는바람,간절하다”고썼다.

출판사는저자와상의해이번시집의가격을4,160원으로정했다.“4월16일을잊지않으려는뜻”이며“4월16일이후,우리삶의작고하찮은것속에도4월16일은숨쉬고있기때문”이다.이번시집은저자와편집자,디자이너,인쇄에이르기까지모두절반의기부를아끼지않았기때문에나올수있었다.

***


도법스님추천사


통곡과다짐

멀리서동이터오는새벽에이시집을읽었습니다.팔순가까운시인이오직‘세월호’하나로,쓴글들을묶은것입니다.1년동안50여편을썼으니,매주한편이상을쓴셈입니다.시가하룻밤에뚝딱써지는것이아닐진대,매순간순간기도하는마음으로지냈음을알수있습니다.

시인은자식을잃은어미가되기도하고,별이되어떠난아이들이되기도하고,유가족을위로하는이웃이되어나타나기도합니다.돈을말리고있는선장과노란리본금지령을내린정부를향해분노하면서지난1년을기록하고있습니다.

세월호엔어두운면과밝은면이있습니다.나는밝은면을세월호의기적이라고부릅니다.많은사람들이슬픔과분노,성찰과다짐을함께나누며한마음되고돈보다더소중한것이생명임을깨닫게되었기때문입니다.이제온국민이함께한첫번째기적을현실생활로실천하는제2의기적을위해큰걸음내딛어야합니다.그런아침에,이시집은밤새통곡하고난아침에,우리가지금무엇을해야할지생각하는아침에,함께읽어도좋겠습니다.

1년이흐른팽목항에다시서서‘우리가진정선장님이라고부르고싶은이석태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과함께다시출항을다짐’하는모습은감동적입니다.새로운출항을위해서는서있는제자리에서시인이시를쓰듯이우리도제역할을함께했으면합니다.

세월호의아픔을온통자기것으로받아들여,담담한언어로써내려간이시집이유가족과많은분들에게작은위로가되고,우리가새로운희망을만들어가는출발이되었으면하는바람,간절합니다.


2015년5월


***

시집을내며

세월호참사가일어난갑오년4월은내나이일흔여덟.그렇게열심히나이를삼키다가나도깊은바다에가라앉았습니다.좋은시한편쓰는것이평생의소원이었지만시쓰는일엔게을렀고,책을읽고세상을들여다보는일만큼은게을리하지않았습니다.

남앞에나서본일없었다는한엄마가아이를잃고나서야길거리한복판에얼굴내놓고서명을받으며,삭발까지하면서눈물을하염없이흘리는것을보았습니다.5.18나의아픔이4.16유가족과다르지않다는것도알게되었습니다.누가나를끌고나왔는지,나는깊은바다에서잠들어있다가숨쉬며올라와유가족의슬픔에동참하게되었습니다.

이제세상을떠날날이가까워오는데,내가할수있는일이무엇일까?오직이화두하나에골몰하다보니,시가될수도없고,밥을굶어도좋을,시한편잘썼다고할수도없는,내가보고듣고느낀그대로의사실을기록으로쓰는내내자주울었습니다.거기에감기가찾아와서기침이심했지만눕지못하고제때밥도먹지못하고봄이어디까지왔다가시름없이가는줄도몰랐습니다.

유가족엄마들이길거리에선뜻나서듯이,용기를내어기록시집을남기게되었으니그나마위로가되고,지난1년이내게는의미있는시간으로남았습니다.

예쁜아이들의이름을불러봅니다.하늘로간어린별들의꿈속에새생명을불어넣고싶었습니다.사랑하는가족이있고,아껴주는이웃이있어,비록모든것을잃었다해도스스로이세상에존재해야하는이유가될것입니다.

4월은잔인하다고했던가요?4월은그러나부활의달이기도합니다.우리는이봄의시작이어찌찬란하다고말할수있겠습니까?

우리삶에는부끄러운일들이많습니다.보이지않는장벽은스스로무너지지않습니다.기다리지말고우리가그장벽을넘어야합니다.이다음에내가유가족을만날수있게된다면그때에슬픔을함께나누며꼭안아주고싶습니다.먼훗날그들의가슴이따뜻해져서아픈짐도잠시내려놓고환하게웃을수있는날이올것을믿습니다.새로운삶에용기와희망을잃지마시고,힘내시기바랍니다.조금이나마유가족분들께위안을드리고자이작고초라한시집을남깁니다.

2015년5월
최봉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