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퇴보하는 기업, 조직, 국가에 대한 반응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퇴보하는 기업, 조직, 국가에 대한 반응

$18.00
Description
'조직 퇴보'를 해부한 책!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는 기업을 비롯해 갱단이나 정당뿐만 아니라 국가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조직들을 포괄해 다룬 책이다. 이는 경제학과 정치학의 범주를 함께 기술하며 두 학문에서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의 간극 또한 함께 논의한다. 유럽사상사의 영향 아래 경제학을 연구하며 학문적 자유로움을 추구해온 저자 앨버트 허시먼의 독특한 접근법으로 퇴보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사례를 살펴보자. 저자는 '이탈', '항의', '충성심'이라는 개념을 통해 논의하며 크고 작은 조직의 퇴보 상황을 해부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개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지 그리고 이들을 겸용 내지 혼용할 때 실제 의도와 얼마나 다른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저자

앨버트O.허시먼

저자:앨버트O.허시먼(AlbertO.Hirschman)
좌우모두가인정하는세계적인경제학자로,전통적인주류경제학의맹점을파헤치면서창의적인관점을선보인학자로잘알려져있다.1915년독일의베를린에서태어나베를린대학,소르본대학,런던정경대학에서수학했으며트리에스테대학에서약관23세에경제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시기에스페인내전에참전해한나아렌트를비롯한유럽의지성들을탈출시키는일을했으며,1941년미국으로이주한뒤제2차세계대전에참전하기도했다.
이후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일하면서마셜플랜에참여했고,1952년부터5년간남미콜롬비아정부의경제고문을지냈다.이때허시먼은발전경제학자로서의입지를굳혀가면서개발도상국경제에대한괄목할만한연구서인『경제발전전략론TheStrategyofEconomicDevelopment』(1958)을집필했다.
1970년대에들어서면서그는예일대학,컬럼비아대학,하버드대학,프린스턴고등연구소등의아카데미에적을두면서지성사를기반으로한연구에매진한다.『떠날것인가,남을것인가Exit,Voice,andLoyalty』(1970)는허시먼이발전경제학자에서사회사상가로변신하는계기가된저서로,퇴보해가는조직에서보이는행동유형을‘이탈’과‘항의’,그리고‘충성심’이라는개념을통해설명하고있다.2003년미국정치학회최우수도서로선정된『열정과이해관계ThePassionsandtheInterests』(1977)에서는서구지성사에기대어자본주의의발달사를예리하게해석했고,『보수는어떻게지배하는가TheRhetoricofReaction』(1991)에서는정치적수사학의근본적인패턴을분석하기도했다.
2012년12월10일향년97세를일기로타계했으며,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에서는그의지적전통을잇기위해‘앨버트O.허시먼상’을제정하여매년국가간,학제간에뛰어난공을세운학자에게수여하고있다.

역자:강명구
1955년생.텍사스오스틴주립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1992년부터아주대학교행정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알버트허쉬만의발전론연구」,「알버트허쉬만을통해본공공성의작동원리」등의논문을발표하면서허시먼에대한연구를이어가고있다.

목차

옮긴이의글|허시먼이인도하는‘화이부동’의정치경제학

머리말
1장서론과이론적배경
2장이탈
3장항의
4장이탈과항의를결합할때겪는특별한어려움
5장게으른독점은어떻게경쟁을악용하는가
6장공간적복점과양당체제의역학관계에대하여
7장충성심의이론
8장미국의이데올로기와관행을통해살펴본이탈과항의
9장이탈과항의의최적조합은왜어려운가

부록
A.단순도형으로살펴본이탈과항의
B.이탈과항의사이의선택
C.반전현상
D.몇몇전문가적재화의가격상승과품질하락에대한소비자의반응
E.가입조건의엄격성이집단활동에미치는효과:실험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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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조직을둘러싸고벌어지는‘이탈’‘항의’‘충성심’의파노라마
흔히경제학자들은기업의제품에불만이있을때다른제품을선택하는식으로회사에등을돌리는‘이탈(exit)’이효율적이라고본다.이때조직을이끌고있는이라면이윤하락과고객감소에대응해나름의해결방안을찾을것이다.이러한관점으로보자면기업의흥망성쇠에는충분히그럴만한이유가있으며,경쟁끝에기업이무너지더라도새로운진입자에의해시장전체의자원은더욱잘분배된다.하지만이와같은완전경쟁체제의가정은현실과일치하지않는다.독과점시장에서기업의성과가떨어질때‘보이지않는손’에의해새로이시장이재편되는게아니라오히려기업이비효율과태만에빠진채시장이지속되는것을쉽게목격할수있지않은가.경제학에서주목하는경쟁이퇴보하는조직의원상회복을위한중요한메커니즘중하나인것은분명하지만,경쟁외에여타의메커니즘역시함께고려해야하는것이다.
조직의퇴보상황에서정치학자들이주목하는것은‘항의(voice)’다.여러방식을통해조직및관심계층에불만을전달하고이를경고삼아조직의변화를이끌어내는것이다.항의는낮은목소리의불평에서부터격렬한저항에이르기까지다양한방식으로표출되며,우회적이기보다는직접적이고정치적인행위다.가족이나국가와같은기초적인사회조직의경우에는불만이차오르더라도이탈을감행하기어려우므로항의가유일한대안이라할수있다.항의가이탈을보완하면서원상복구를도모하는메커니즘으로작동하는것이다.물론항의를통해변화를이끌어낼수있다는전망이보일경우에는이탈을대체하는방식으로항의가적극적으로선택되기도한다.
허시먼은‘이탈’과‘항의’라는개념을바탕으로기존의경제학과정치학이설명하지못했던현실들을지적해나간다.우선고전경제학이가격만을고려해소비자의선택을받을지여부가결정된다고본데대해문제를제기한다.소비자들은가격뿐만아니라품질에따라서도다양한선택을하며,경쟁을가장한담합을통해경쟁을무력화시키기도하는것이다.기존경제학이상정한가정의허점을뛰어넘어허시먼은예민한고객(즉시이탈을선택하는고객)과둔감한고객이혼재되어있을때퇴보가억제된다는결론에다다른다.예민한고객들은기업에문제가있음을알려주는경고음이되어주며둔감한고객들은기업이퇴보로부터회생할시간적여유를가져다주는이들이되는셈이다.
정치학에서주목하는항의역시항상긍정적인것만은아니다.허시먼은항의의부정적인예로활발하게의견을개진하는시민들의존재가도리어안정적민주주의에부담으로다가올수있다는점을지적한다.시민적민주주의론이라는전통적신념에대한도발이면서,동시에이런측면에서보자면민주주의역시이탈과유사하게민감한항의자와둔감한항의자를모두필요로한다는역설적진실에도달하게된다.
그렇다면이탈과항의를단순하게뒤섞어적용할때퇴보에서벗어날수있을까?좋은방식을모두가져다놓는다고해서문제가해결되는것은아니다.이탈과항의의적절한조합을찾는것은,마치우리가어떤조직을떠날것인지남을것인지결정하는문제만큼이나단순하지않다.각조직의성향을비롯해구성원의특성에따라수많은고려를해야하는것이다.그에따라허시먼은교육이나대중교통같은공공재의경우,어떻게해서든초과이윤을얻으려는광폭한독점이아니라현상유지를바라는게으른독점의경우,두개의정당시스템이확고한양당체제의경우등다양한사례들을일별한다.
사실이탈은손쉬운데비해항의는종류와작동방식이다양할뿐만아니라비용도만만치않게든다.하지만조직의구성원들사이에서‘충성심(loyalty)’이발동한다면사태가달라진다.이탈과항의가모두가능한조직에서충성심은항의를활성화시키는원동력으로작동하는것이다.즉충성심은이탈을할수있지만그러지않고남아서조직의퇴보를우려하는항의의목소리를만들어낸다.
하지만충성심역시항상항의의원군이되는것은아니다.기업의제품에불만이많음에도불구하고소비자들이충성을다해제품을구매한다면기업입장에서항의를받아들일이유가없지않겠는가.또한이탈과항의가어려우면서강한충성심이요구되는갱단의경우도이와유사할것이다.즉충성파의강력한행동이항의와이탈이라는근본적퇴보치유책을적절한시기에적용하기어렵게만들기도하는것이다.그리하여결국에는충성심이항의로변환되어퇴보를치유하는대신궁극적퇴보,즉조직의소멸이라는파국적결과를초래할수도있다.

손쉬운이분법과도덕으로의후퇴를넘어합리적치유책을찾아서
‘이탈’‘항의’‘충성심’이라는개념의심플함에비해허시먼의논의는그리단순치않다.하지만그러한점이도리어이책이현실에대해얼마나섬세하고풍부하게접근하고있는지를보여주고있다고도할수있다.즉이세가지개념을통해수많은크고작은조직의퇴보상황을해부하면서,동시에이러한개념들이실제로는얼마나다양하게변용가능한지그리고이들을겸용내지혼용할때실제의도와얼마나다른역효과를낼수있는지를살피고있는것이다.또한허시먼은이개념들을이용해손쉬운이분법에빠져들지도,도덕이나규범의영역으로후퇴하지도않는다.오히려그는경제학자로서정치학이나심리학등인접사회과학의생각을받아들여치열하게합리성에근거한퇴보의치유책을모색한다.이러한점때문에이책이허시먼의역작으로평가받고있는것이다.
앨버트허시먼은자본주의의심화가가져온모순이극대화되면서이에대한해결책이모색되던,이른바전간기(戰間期,제1차세계대전종료후부터제2차세계대전발발전사이의시기)에유럽에서교육을받았다.베를린대학,소르본대학,런던정경대학등을거쳐1938년약관23세에이탈리아의트리에스테대학에서경제학박사학위를받았는데,이때의교육은경제학을뛰어넘어다방면의영향력있는저술작업을하는데지대한영향을미쳤다.이후허시먼은마셜플랜에참여하고콜롬비아정부의경제고문을지내는등현장경험을쌓으면서발전경제학자로명성을날리기시작한다.이시기를지나1970년대이후에는예일,컬럼비아,하버드대학그리고프린스턴고등연구소등아카데미에적을두고서연구에매진해나간다.
이책은발전경제학자로서의허시먼이사회사상가로변모하는계기가된저서이기도하다.개방적인세계관에기반한그의사상은이데올로기적정형에갇히지않으면서동시에경제학뿐만아니라경영,행정,정치,사회,도시계획및역사학등에폭넓게적용할만하다.퇴보와마주한그어떤조직에서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