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만 더 마실게요 (어쩌다 보니 17년, 한 소심한 디제이의 술집 운영 분투기)

한 잔만 더 마실게요 (어쩌다 보니 17년, 한 소심한 디제이의 술집 운영 분투기)

$12.00
Description
『한 잔만 더 마실게요』는 장사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도, 그렇다고 술집에서의 삶을 낭만 가득하게 묘사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술집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반한 에세이이고, 그러하기에 장사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도 들어 있되 손님들이 밀어닥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은 감정도 함께 녹아 있다. 17년이라는 세월 동안 켜켜이 쌓아온 그 복잡다단한 일상이 콜라주처럼 그려져 있다.
저자

정승환

저자정승환은청소년시절의어느날아무런이유도없이로큰롤팬이되기로결심,레코드가게에갔다가AC/DC의음악을듣고나서‘헬게이트’가열렸다.대학졸업후영어학원,무역회사,컴퓨터회사,당구장등여러직장을전전했다.1999년에로큰롤카페를개업하여술집주인이자디제이가되었다.
가끔은‘20세기의마지막디제이’라고자신을소개하기도한다.농담삼아하는말이지만아주틀린말은아니다.카페에서는엘피와시디를사용해서음악을튼다.신청곡을받긴해도인터넷을연결하지않았기때문에음반이있으면틀고없으면못튼다.손님들은대부분이런규칙을알고있다.그들이허락하는한앞으로도같은방식으로운영될것이다.
이술집이유지되려면적어도하루에30명의술마시는사람이필요하고,지난영업기간을고려하면대략18만명이된다.물론그중에는추산불가능한단골손님들의방문횟수가중복되어있다.맨처음단골들은이제오십이되었고새로단골이된사람은이십대다.매일밤그들중누군가의술주문과신청곡을받고있다.이제는이일을싫어하면서도좋아하고,언젠가는반드시때려치우고야말겠다는다짐을십년째하고있다.
요즘은데이비드보위의팬이며‘롤링스톤스는나의종교’라고말하고다닌다.

목차

들어가며
한잔만더마실게요

출판사 서평

매번“한잔만더마실게요”를외치는손님들,
매일“한잔만더마실게요”란말을듣는주인…
17년간엘피바에서오간술의단맛과인생의쓴맛!

종로2가에서의17년,
한소심한엘피바주인이말하는술집에담긴이야기들

_손님편집자,주인필자를인터뷰하다

나는원래이술집의손님이었다.때로는혼자서,또때론친구들과함께들러술을축내는단골손님10여년차.그는원래이술집의주인이었다.종로2가의한술집에서엘피와시디를틀고술을파는디제이17년차.
작은술집의단골들사이에서는이원고가나름전설처럼회자되곤했다.오랜시간장사를해온이야기를풀면서손님들에대한묘사를곁들인다했으니더더욱그러했다.누가이글에어떻게등장할지는단골들의첨예한관심사였다.물론바너머에있는손님으로서는알수없는바안쪽의이야기가궁금하기도했고말이다.
그는어느날엔가원고를다썼다고했다가는얼마지나지않아서는봐도봐도고칠게많다고했다.그럴때마다이렇게말했다.“글을쓰는건너무재밌어.근데엄청힘들어.”이책에는이런문장이있다.“술꾼들의가장흔한거짓말은딱한잔만더마시겠다는것이다.”마지막잔이후두번째,세번째마지막잔이이어지는게술꾼들의다반사이니말이다.술꾼들의막잔처럼그역시마지막퇴고와마지막에서두번째,세번째등등의기나긴퇴고를거쳐원고를완성해냈다.
설마단골손님인내가이원고를책으로만들게될줄은미처몰랐다.술집손님과주인의관계는어쩌다보니편집자와필자의관계로이어졌다.술집손님이자편집자를동시에하는일은연인을위해하늘에서별을따다주는것보다는쉽겠지만편집자만하는것보다는훨씬어려운일이었다.나는재미있는데남도재미있을까?알수없었다.그래서책을출간하기전,이곳을모르는사람들을술집으로모아원고를읽고의견을듣는독자교정행사도진행했다.최소한내가보기엔그들도재미있어하는것같았다.자신의예전단골술집이떠오른다는독자에게필자는이렇게말하기도했다.“그런걸생각해보라고이런글을쓴걸지도몰라요.”
그러나마지막관건,보도자료가문제였다.‘이책으로말하자면’식의글을쓰는게나에게는영넘어서기힘든일이었다.또한점잖은기존의보도자료형식으로는『한잔만더마실게요』가대체어떤책인지보여주기힘들다고판단했다.부득불필자를끌어들여,보도자료를빙자해인터뷰를했다.

체왜이런책을쓰셨나요?
술집주인이쓴삶에대한책이거의없었기때문이지요.처음엔오랜장사경험을가진다른사람의이야기를듣고싶었습니다.누구든자신과상관이있는이야기에관심을갖기마련이니까요.술집주인이쓴책을읽고싶었지만그런책은찾을수없더군요.
마찬가지로손님들은술마시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에관심을가집니다.더구나술집주인이하는이야기라면신경을쓸수밖에없지요.내가술마시는모습을지켜보는사람이하는말이니까요.다른손님들은어떤지에대해서도그들은궁금해합니다.그걸알아야자신이어떤술꾼인지를비교하고가늠할수있으니까요.사람들은일단나와상관이있다고가정하면심지어‘오늘의운세’마저도재미있게보지않습니까.

17년간종로에서술집을운영하셨으니손님들의성향도많이바뀌었을것같아요.그런변화에적응하는것도일이었을테고요.어떠셨나요?
손님들도제자신도정말많이바뀌었습니다.하지만근본적으로는크게다르지않다고생각합니다.엘피레코드와시디로옛날음악을트는사람은보수적인성향일수밖에없으니까요.저는새로이유행하고있는부류의엘피바를운영하는가게주인이아닙니다.20세기에서넘어온구식디제이입니다.하지만나름대로의낭만은있어요.<라스트모히칸>같은영화에동질감을느끼는수준의감각으로이일을하고있다고나할까요.정말재미있는점은이나라에서나말고도몇몇가게가여전히같은방식으로장사를하고있다는것입니다.

이가게는혼자술마시기정말좋은집이에요.밥은안해주시지만술은맘대로마실수있고바안의주인뿐만아니라바에함께앉은낯선사람들과도종종말을섞는,드라마로말하자면<심야식당>같은느낌의곳이랄까요.술집주인으로서는그런‘나홀로’손님들이피곤하거나힘들지는않으세요?
전혼자술마시러오는사람들을좋아해요.그들은책을읽거나고민이나생각을노트에정리하는등어떤식으로든자신만의여유로운시간을보내는사람들이지요.사유하는사람이라,어딘가멋져보이잖아요?그럼된거죠.본인이뭘읽고쓰는지가좀궁금하지만저와는상관없는일입니다.바에앉을자리가적당치않다면테이블에혼자있어도나쁘지않습니다.다만피곤한경우라면,너무취해서그만마셔야할사람이찾아올때입니다.

내가게를하나열어봤으면좋겠다는생각을하는사람들이꽤있어요.책에등장하는‘세한’역시그런인물인데요.그런꿈을가진이들에게조언을해주시지요.
자신만의공간을갖는다는것은정말멋진일입니다.누가시키는대로일을하지않아도된다니얼마나매력적입니까!시장조사를하고계산기를두드려보고무슨고생이라도할각오를하는것은당연한일입니다.그러나가장중요한일은현업에종사하는사람들에게막연하게라도자신의계획을솔직하게털어놓고조언을구하는것입니다.한가한시간을골라서예의를갖춘다면가장도움이되는말을들을수있을겁니다.의외로현업에있는사람에게질문하기를두려워하는경우를많이봤습니다.

이책을읽다보면한국사회의경제상황과맞물려술집의장사현황,그리고술집주인의멘탈상태까지눈에들어와요.IMF를기점으로활황이사그라들고살짝은쇠잔해가는사회의,또가게의기운도느껴지고요.그게제20,30대를되돌아보는기분도들었어요.근데요즘장사는어떠세요?이술집은진짜언제까지운영하실건가요?
장사는늘비슷합니다.잘해보겠다는각오만엄청나게강하고실제행동으로옮기는일은매우적습니다.그러나매일뭔가일은하고있지요.따라서작은파도는있지만크게보면비슷한삶을살고있습니다.장소와하는일이일정하면사회전체의흐름에영향을받을수밖에없습니다.언제까지장사를할건지를가끔사람들이묻는데,잘모르겠습니다.제머리가늙어서손님들의말을잘못알아듣고대화가안되거나,어쩌면그보다는세월에밀려서장사가너무안되는때가오는게더빠를것이라고생각하고있습니다.이건매우진지한농담이지요.

『한잔만더마실게요』는장사를잘하는법을알려주는책도,그렇다고술집에서의삶을낭만가득하게묘사한책도아니다.이책은술집을운영하면서겪은경험에기반한에세이이고,그러하기에장사를잘하고싶다는욕망도들어있되손님들이밀어닥치는게마냥좋지만은않은감정도함께녹아있다.17년이라는세월동안켜켜이쌓아온그복잡다단한일상이콜라주처럼그려져있는것이다.
책의출간을계기로단골들의고민도있다.밥딜런의노벨문학상수상을계기로문학의경계와확장성이이슈가되고있는요즘,이책이인기를얻어우리의위치가흔들릴까사뭇걱정되는것이다.‘혼술’이유행하는이시점에우리의단골술집이그유행에점령되면어쩌나,그래서내자리가사라지면어쩌나하는고민.지난영업기간을고려하면,추산불가능한단골손님들의방문횟수를중복해서대략18만명의손님이이곳을드나들었다.그18만명중에살아남은이들로서우리의단골술집이야기를묶은책이세상에회자되기를기꺼이바라면서도,마치내가좋아하는맛집이<수요미식회>에나오게되었을때느낄법한감정도느끼는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는바란다,이낡고작은술집이오래오래잘버텨주기를.또한이작고소박한책도사람들의사랑을받기를.
책에등장하는농담하나를마지막으로덧붙인다.오래된식당에는가게이름끝에‘옥’자가붙은경우가많다.우래옥,평양면옥,용금옥등등.이책에가장많이등장하는세한은개업30년정도되면이곳에도‘옥’자를붙여야한다며이렇게말한다.“여기는로큰롤을트니까‘로큰옥’아니면믹재거의이름을따서‘믹잭옥’이라고하는게어때요?”이에대한필자의답변.“30년간여기서계속똑같은일을하다니,생각만해도끔찍하다.”단골들은바로그끔찍한일이진짜벌어지기를간절히바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