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환상과 논리의 경계에서 태어난 문학
괴기에서 추리로 이어진 여명기
미스터리의 정취
환상과 논리, 그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태어난 일본 미스터리 소설. 아직 ‘미스터리’라는 이름조차 낯설던 시절, 작가들은 설명할 수 없는 공포와 풀 수 없는 수수께끼, 그리고 그 너머의 인간 심리를 문학으로 탐색했다. 에도가와 란포의 기묘한 상상, 유메노 규사쿠의 몽환적 논리, 사카구치 안고의 음울한 사실주의, 그리고 대문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조차 미스터리적 기법을 빌려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를 다뤘던 시대.
장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 상상력과 사유가 자유롭게 넘나들던 여명기의 미스터리. 지금, 그 경이롭고 기묘한 문학의 첫 장면을 함께 들여다보자!
저자

유메노규사쿠,고이즈미야쿠모,고가사부로,에도가와란포,아쿠타가와류노스케,코사

저자:유메노규사쿠1889-1936
일본의소설가,육군소위,선승,신문기자,우체국장등다양한이력을지님.일본의3대기서중하나로꼽히는『도구라마구라』를비롯하여지방풍토를살린호러,괴기·환상적인분위기가농후한작품은높은평가를받고있다.1926년에「괴기한북」이『신청년』현상공모에서입선하면서소설가로데뷔한다.이때에도가와란포는그다지높이평가하지않았는데1929년에발표한『삽화의기적』을읽고감명을받았다고평가했다.규사쿠라는필명은정치활동가로암약하던부친이“꿈같은엉터리소설,졸작이야”라고평가했고,그것을그대로필명으로삼았다고한다.일본어로‘유메’는‘꿈’,‘노’는‘의’,‘규사쿠’는‘우작(졸작)’을의미한다.

저자:고이즈미야쿠모1850-1904
수필가,일본연구가.아일랜드계,그리스출생의영국인으로미국으로건너가신문기자가된다.1890년에방일하여시마네현마쓰에중학교에서영어교사로근무하다가같은해고이즈미세쓰와결혼,1896년에귀화하며부인의성을따라‘고이즈미야쿠모’라고자칭한다.‘야쿠모’는마쓰에의예전지방명칭인‘이즈모국’에서기인한것으로보인다.귀화한해에동경제국대학교강사로취임하며,영어로일본을소개하는저작을발표한다.대표작으로일본의고전이나민간설화를취재한『괴담』,일본인의정신을고찰한『마음』등이있다.얼굴한쪽에흉한상처가있어서그반대편만을보이게사진을찍었다고한다.

저자:고가사부로1893-1945
추리소설작가.본명하루타요시다메,동경제국대학교공학부졸업.농상무성질소연구소에근무하는한편,코난·도일에심취해1923년8월에는셜록홈즈시리즈를모방한추리소설「진주탑의비밀」이잡지『신취미』의공모전에서1등으로입상하여탐정소설가로데뷔한다.이때고향의전설속용사인‘고가사부로’를필명으로쓴다.에도가와란포가「2전동화」로데뷔한것이같은해,잡지『신청년』4월호에서였으니,창작추리소설의여명기에에도가와란포와함께활약한공로자의한사람이라고할수있다.

저자:에도가와란포1894-1965
일본의추리소설작가,괴담·공포소설가,일본추리작가협회초대이사장역임.필명은심취했던소설가에드거앨런포의이름에서따온것으로,본명은히라이다로이다.와세다대학교정치경제학부졸업후무역회사를비롯해다양한이력을거쳐1923년,당시소설가로활약하던모리시타우손,고사카이후보쿠등의격찬을받으며잡지『신청년』4월호에「2전동화」를연재하며데뷔한다.이후,「D언덕의살인사건」,「괴인이십면상」등추리소설을발표한다.1954년에는자신이기부한기금으로에도가와란포상을창설해후세육성에힘을기울이는등계명기일본탐정소설부문에서커다란업적을남긴다.

저자:아쿠타가와류노스케1892-1927
일본의소설가.1916년동경제국대학교재학중에발표한「코」가나쓰메소세키에게높은평가를받아등단,졸업후에는해군기관학교에서위탁교관으로영어를가르치는한편,「감자죽」,「기독교인의죽음」,첫번째단편집『라쇼몽』등을발표한다.1919년에는교관을사임하고오사카매일신문사사원으로서문필활동에전념한다.1927년,36세의나이로자살한다.

저자:코사카이후보쿠1890-1929
일본의의학자,수필가,번역가,추리작가,범죄연구자.도호쿠제국대학교교수역임.의학자로서생리학과혈청학연구에서업적을남겼는데세계적으로도권위를인정받았다.1921년부터잡지『신청년』에탐정,범죄를주제로한소설,논문을발표,그이듬해건강문제로교수직을사임하고1924년부터탐정소설가로서본격적으로활동한다.에도가와란포의데뷔작「2전동화」는고사카이가추천하여세상에알려진작품이다.

저자:세노오아키오1892-1962
일본의번역가,탐정소설가,와세다대학교영문과졸업후1922년8월『신청년』에R.오스틴프리먼의「수수께끼범인」을번역연재한이후스테이시어머니아,L.J비이스톤,B.오스틴등의단편을번역하여추리소설번역의제1인자로활약한다.창작작품으로는「얼어붙은아라베스크」,「혼모쿠의비너스」,「심야의음악장례」등을남겼다.

저자:사카구치안고1906-1955
일본의소설가,평론가,수필가.제2차세계대전이전부터이후에걸쳐활동한,근현대일본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중한사람.순문학뿐만아니라역사소설,추리소설,문예·시대풍속에서부터고대사까지광범위한자료를채집하여쓴수필,바둑이나장기관전기등다채로운활동을통해무뢰파(전쟁이후기성문단을비판한일부작가들의무리)라고도불렸다.전후에『타락론』,『백치』등을발표하며다자이오사무등과어깨를견주는유명작가대열에합류한다.

저자:오쓰보스나오1904-1965
일본의탐정소설작가.본명은와다로쿠로이고필명은에른스트호프만의「모래사나이」(일본어로‘스나’는‘모래’,‘오’는‘남자’를가리킴)에서가져왔다.에도가와란포가전후파5명이라고칭한탐정작가5명중한명이며,단편소설만남아있다.도쿄의학전문학교를졸업한후에우연히알게된다니자키준이치로의서생으로고베에서지내게되는데,그때다니자키준이치로의첫번째부인(이후에사토하루오의부인)인치요와관계를갖는다.이후다니자키준이치로『여뀌먹는벌레』의등장인물속모델로등장한다.

역자:유은경
동국대학교에서국어학석사과정을마치고일본에유학해일본문학으로사이타마대학교에서석사과정을,주오대학교에서박사과정을마쳤다.아사히신문사에서국제팀한국어번역팀장을하는한편,고쿠시칸대학교에서한국어강의를하기도했다.현재한국에서번역등한국어,일본어를활용한프리랜서로활동중이다.번역서『비밀』,『시소게임』,『나폴레옹광』,『앨리트명상』등이있으며,공저『20세기전환기동아시아지식장과근대한국학탄생의계보』등이있다.

목차

첫장을넘기기전에06

1.얼굴없는귀신09
2.매장된비밀17
3.진주탑의비밀27
4.두폐인53
5.피아노85
6.닮은꼴의비밀93
7.얼어붙은아라베스크113
8.덫에걸린사람147
9.빌딩183
10.시체는매달려서웃는다189
11.암호197
12.욕조233

작품해설251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여보시오!…여보시오!…여보시오!제말을들으시오.잠깐이라도좋으니까!…여보시오!…여보시오!”-그러자그여인이돌아섰다.그리고그소매를아래로내리고,손으로자기얼굴을쓰다듬었다-그모습을보니눈도코도입도없었다-
고이즈미야쿠모「얼굴없는귀신」중에서

이제그녀는검은외투의남자가자신의뒤를쫓고있다는것을의심하지않았다.그러나무슨목적으로뒤를쫓아오는것일까.도대체그는누구일까.
세노오아키오「얼어붙은아라베스크」중에서

빈집안은깜깜해서거의아무것도보이지않았다.그안에서더듬더듬여자아이의시신을매단안쪽8조방으로들어가성냥을그어보니-
“…”
-그것은틀림없는내시신이었다.
허리띠를가로대에걸고봉을입에물고오른손에성냥을,왼손에신문지를움켜쥔채-
유메노규사쿠「시체는매달려서웃는다」중에서

비밀의주역들은목숨을,눈을잃었는데,단하나지상에내린비밀의손톱자국이재난에도타지않고도둑의손을거쳐드디어이렇게비밀의유일한해독자의손에돌아오게되었다니!그한권의책에마성같은집요한의지가담겨있는것은아닐까.
사카구치안고「암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