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먹는 이야기

나의 먹는 이야기

$14.00
Description
유쾌한 기억의 방식, 나의 이야기, 나의 먹는 이야기
고전문학자 조혜란 교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호식가다. ‘먹는 일에 진심’인 그가 마침내 먹는 이야기를 주제로 책을 펴냈다. 살아내는 일 중에 가장 즐거운 것으로 먹는 일을 꼽는 저자가 음식을 대하는 자세는 음미 이상으로 각별하다. 이 책은 저자의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몸이 되고 살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에너지가” 되어온 음식들과 그와 관련된 유쾌한 기억들이 얼개를 이룬다. 어린 날 한가득한 사과가 안겨준 행복한 맛의 첫 기억부터 무위자연의 맛을 깨친 오늘 담박한 식단까지, 지극한 마음으로 차려낸 이야기상은 풍요롭고, 그 맛이 깊다. 어린 시절 주로 ‘직장맘’인 어머니를 통해 접한 음식과 공간(문화) 체험은 저자에게 삶의 자양분이 되었을 터인데, 오늘 독자에게는 50여 년 전 서울의 이색 풍경을 엿보는 망외의 즐거움이 된다. 활달한 사고에, 위트 넘치는 문장은 소소한 ‘나’의 이야기에도 쉬이 빠져들게 한다.
저자

조혜란

이화여대국문과교수.고전소설로박사논문을썼으며고전여성문학도관심영역이다.조선의
무명지식인소설에매료되기도했고(《삼한습유-19세기서얼지식인의대안적글쓰기》),고전
소설이야기와그여주인공에게빠지기도했으며(《옛소설에빠지다》,《옛여인에빠지다》)요즘
은같이공부하는이들과18세기조선여성이쓴당대최장편소설《완월회맹연》을교주및현대
역하여차례로펴내고있다.서울에서나서자라서울의한부분이되어가고있으며서울에대한
기억도많다.그중어렸을때부터지금까지먹으며다녔던식당이나시장에대한기억들이즐겁
다.먹는일을좋아하고무엇보다먹는일에진심여서겠다.먹는걸생각할때가장진지해보인
다고말해준친구도있다.계속하여진지하고즐겁고감사한마음으로적당하게먹을터이다.

목차

책머리에·내가나를기억하는법
먹는다는일에대한묵상
소화잘돼도소화제광고는필요해/입맛은축복이다/포크커틀릿,돈가스그리고돈가츠/무슨자신감
인지/보가되는느낌이라니/정성의어려움/서울에서둘째로잘하는집에서단팥죽을먹으려면
무거운즐거움,가벼운즐거움
밥맛/술맛/제단쌓기/나의로망,나의워너비/질릴때까지먹는거얌!/콜라와목욕/요리책읽는
즐거움
맛의감각
내태초의맛에대한기억/깜짝사랑,영이별/배추산성과신선로/시골음식,서울음식
이렇게저렇게쌓이는맛
계란의추억/엄마를따라가면/카스테라와멘보샤/식생활개선시도의기억/고기맛을알게되다
맛의독립
문방구를들락거린이유/도넛경품과매점의발견/당주당회식/나홀로해삼/환경미화와빵집그린
하우스/스쿨버스와번데기
한그릇밥에감사를
나의커피생활/머리위로날아다닌우동그릇들/학교에서소풍하기/파티음식,일용할음식
내상상력의구조/AI가실감날때/한그릇밥에감사를/어게인함경도물장수상

출판사 서평

내가나를기억하는법-나의먹는이야기,내가나된이야기
‘시우(時雨)’라는표현이있다.때에맞게내리는비,제때내리는비혹은단비를가리킨다.
때를놓치면놓쳐버리는부분들이생긴다.영원히선명할것같았던장면들이흐릿해지려
는이즈음,내가내일상의즐거운기억,먹는이야기에대해기록하는것은바로필요한때
에논에물을대는일과그리멀지않은것같다.내삶의어느순간에라도불러오고싶으
면,즐겁고흐뭇했던그장면들을잃어버리지않고불러올수있게하고싶다._책머리에서
4
“내마음이행여말라버리지않도록나의유쾌한기억들을잘갈무리해두고”싶다는저자의그
기억의대부분은먹는것과관련이있다.먹는일을좋아하고먹는일에진심인저자의지난기
억속에등장하는음식,혹은먹는행위와관련된이야기는바로눈앞에펼쳐지는장면처럼생생
하다.저자가음식을대하는태도,먹는행위는심취를넘어몰아의경지로표현되곤한다.즐기
는돈가스한장과도‘혼연일체’몰입의자세로마치인신공양의식을행하듯먹는가하면,푸지
게먹은뒤관람한영상화면의굶주린북극곰에게자신을기꺼이내주고싶은마음이되기도한
다.(‘포크커틀릿,돈가스그리고돈가츠’)이렇듯맛있는것들에대한음미와상찬그리고먹는
일에대한자유자재로운생각은책의앞부분(‘먹는일에대한묵상’‘가벼운즐거움,무거운즐
거움’파트)과후반부(‘한그릇밥에감사를’파트)에서다양하게보여진다.
책의중반부,어린시절맛의감각을처음느끼고키워가는과정(‘맛의감각’‘이렇게저렇게쌓
이는맛’파트)은가족의일상풍경과더불어정겹다.직장다니는어머니를대신하여먹이고돌
봐주신통큰외할머니와,철마다고유한맛의간식을만들어부쳐온시골친할머니얘기(‘시골
음식,서울음식’)는저자가먹거리이상의넉넉한자양분과분위기속에서성장하였음을느끼
게한다.분식집과의첫인연(‘당주당회식’),백화점을찾아혼자즐기는해삼의맛(‘나홀로해
삼’)등‘맛의독립’과더불어실제로성장해가는10대저자의모습은서울의지난풍경과함께
아련함을자아낸다.하지만무엇보다저자스스로“먹는데대한나의열정은어머니의밥상에
서비롯”되었다고말하듯이주요서사의중심에는어머니가있다.‘직장맘’으로분주한중에다
양한새로운요리를시도하고‘신식’기구와식재료에도전하는어머니는추억의대상이아닌
생동감넘치는모습이다.어린시절“엄마를따라”광화문,명동등지에서접한음식과공간(문
화)은저자의삶을풍성하게해준한원천이되었을터이다.매사에철저한어머니는편한존재
는아니었으나먹는것의탐닉에서만큼은동질감을느꼈던저자는이제여럿이함께하는상차
림을기꺼이,일머리있게준비하며어느새어머니를‘카피’하고있는자신을발견한다.(“파티
음식,일용할음식”)
오랜기억속의소소한이야기를이토록생생하게그려낼수있는것은먹는다는일,그리고먹
는얘기를하는것이여전히저자의삶의에너지로작동하기때문이겠다.결국‘나의먹는이야
기’는저자의가장솔직한‘나의이야기’,‘내가나된(되는)이야기’인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