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산업사회와 한국정치 (갈등의 지속과 변화)

후기산업사회와 한국정치 (갈등의 지속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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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을 공동집필한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한국사회를 분석하였다. 토마스 쿤은 “학문의 발전은 퍼즐을 풀기 위해 애쓰는 지식인들의 공동노력의 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필진은 이행기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려는 지적 호기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였다. 진리를 갈구하는 사람은 한시도 마음이 평안하지 않은 법이다. 열정이 그 사람을 이리저리 휘몰고 다니기 때문이다. 본 연구진도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격정적인 토론과 반론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논의결과를 도출하여 책으로 엮게 되었다.
저자

고상두

저자 고상두는
베를린 자유대학교 정치학 박사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교수

목차

후기산업사회 이행지표로서의 신사회운동 / 고상두

후기산업사회 노동시장 갈등과 사회협약의 정치: 한국에서 사회협약의 정치는 실현 가능한가? / 장선화

한국사회 이념갈등의 실상과 해소방안 / 윤성이

후기산업사회 시민의 변화와 민주주의 / 민 희

세대 갈등: 청년의 정치적 소외를 중심으로 / 박원호

한국 여성운동과 국가의 관계: 여성운동의 제도화와 그 효과 / 김민정

후기산업사회 이주문제와 갈등 양상 / 김성진

한국 녹색운동의 정치제도화의 기회구조에 관한 연구: 녹색운동과 녹색당의 사례를 중심으로 / 정하윤ㆍ신두철

출판사 서평

17세기 유럽의 학자들은 “4단계 사회발전론”을 정립하였다. 인류 경제는 원시적 수렵ㆍ채취에서 시작하여 목축과 농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상업의 단계에 이른다는 이론이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 공업은 아마 상상하지 못한 사회발전 단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발전을 거듭하여 20세기 후반에는 공장 자본주의적 산업사회의 종언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1970년대에 출판된 다니엘 벨의 “후기 산업사회의 도래”,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 등과 같은 저서들은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이행하였듯이, 산업사회가 후기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새로운 문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았다.

후기 산업사회론은 전 세계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오늘날 당시의 폭발적인 관심이 잦아들고 있다. 그 이유는 후기 산업사회가 이제 우리에게는 익숙한 개념이 되었거나, 아니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산업사회가 영원무궁할 수 없고 미래에는 새로운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학자는 시대의 도래를 앞서 알리는 사람이다. 이 책은 후기 산업사회에 대한 관심을 새로이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산업사회의 종말을 알리는 징표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업이 퇴조하면서 서비스업이 주류 산업이 되었다. 이미 2005년에 미국 공장노동자의 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1차 산업과 2차 산업의 종사자 수가 비슷해지고, 3차 산업 종사자가 압도적인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정보통신의 발달로 시장경제가 네트워크경제로 변모하고 있다. 네트워크경제란 상품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서서, 주요 상품인 정보가 추가비용 없이 무한 복제되어 공급되는 신경제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립셋과 로칸의 사회균열이론에 의하면 역사적 변곡점에서 사회적 균열이 발생한다. 프랑스 혁명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균열을 가져왔고, 산업혁명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균열을 가져왔다. 산업사회는 계급투쟁이 핵심갈등인 사회이다. 그리하여 자본과 노동의 대립은 근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영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졌다. 산업화 이전의 그 어떤 사회에서도 물질로 인간의 행복을 계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하여 물질적 생산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사회적 관계가 물질화되었다. 인류 역사에서 생산된 물질의 80%가 지난 100년 동안에 만들어졌고, 물질적 이익을 둘러싼 갈등은 첨예화 되었다. 푸르동의 “재산은 장물이다”라는 주장은 산업시대의 배분 문제를 둘러싼 투쟁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산업사회적 갈등과 후기 산업사회적 갈등은 그 성격을 달리한다. 전자가 국가와 시장을 둘러싼 물질적 권력관계의 갈등이라면, 후자는 시민사회적 탈물질적 갈등이다. 따라서 산업사회의 갈등이 노사갈등, 이념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이라면, 후기 산업사회의 갈등은 여성, 환경, 이주 등을 둘러싼 갈등이다. 미래는 과거의 구속 하에 건설된다. 후기 산업사회란 산업적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사회가 아니다. “후기”라는 형용사에 의해 조건 지워진 탈 산업사회이다. 한국은 이러한 후기 산업사회에도 채 도달하지 못한 단계에 있다. 아직은 산업사회에서 후기 산업사회로 가는 이행단계에 있다. 따라서 한국사회의 갈등은 산업사회적 갈등과 후기 산업사회적 갈등이 혼재하거나 혼합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공동집필한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한국사회를 분석하였다. 토마스 쿤은 “학문의 발전은 퍼즐을 풀기 위해 애쓰는 지식인들의 공동노력의 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필진은 이행기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려는 지적 호기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였다. 진리를 갈구하는 사람은 한시도 마음이 평안하지 않은 법이다. 열정이 그 사람을 이리저리 휘몰고 다니기 때문이다. 본 연구진도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격정적인 토론과 반론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논의결과를 도출하여 책으로 엮게 되었다.

고상두는 “후기산업사회 이행지표로서의 신사회운동”에서 후기 산업사회의 도래가 1970년대 서구에서 발생한 신사회운동의 중요한 발생배경이라고 보고, 그러한 연관성 속에서 후기 산업사회의 성격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시민운동이 서구의 신사회운동과 어느 정도 병치 가능한지를 확인함으로써 한국사회가 후기 산업사회에 얼마나 진입하였는지를 가늠해보고자 하였다.

후기 산업사회론은 산업사회가 후기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모든 영역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즉, 경제 및 기술 구조가 변화하면서 인간 삶의 방식이 바뀌고, 산업주의의 종언과 함께 새로운 문명의 도래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후기 산업사회적 변화는 경제분야에서는 포스트 포디즘, 문화분야에서는 탈근대, 탈물질주의, 사회분야에서는 정보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변화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발생하였지만,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후기산업사회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가 후기산업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탈물질적 가치는 생성되지 않고 있다. 다수 국민은 여전히 물질적 가치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계급정치, 복지국가, 조합주의 등 포드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포스트 포드주의에 대한 비전도 부재하다. 한국이 후기산업사회로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보사회적 관점에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높은 정보화 수준과 이에 기반한 활발한 의사소통 활동 등을 볼 때, 한국사회의 후기산업사회 이행논의는 정보, 지식, 소통, 네트워크 등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사회의 산업사회적 갈등에 관해서는 장선화, 윤성이, 민희, 박원호 4명의 저자가 집필을 하였다. 장선화는 “후기산업사회 노동시장 갈등과 사회협약의 정치: 한국에서 사회협약의 정치는 실현 가능한가?”라는 글에서 후기 산업사회에서도 여전히 노동시장 갈등이 핵심적 사회 갈등으로 남아있다는 전제 하에 한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갈등을 조정하는 제도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회협약 정치의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한국에서의 노동협의에 관한 연구는 주로 유럽의 사회적 대화, 신조합주의, 경제조정양식 등을 소개하면서 적용가능성을 논의해왔다.

1990년대까지 유럽과 한국은 노동계급 형성 시기, 국가-사회 관계의 특징, 노동계급 조직화의 수준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 왔다. 따라서 사회협약 정치를 한국에 적용했을 때 경제조정과 협의에 의한 갈등완화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사회적 협의 제도를 구축하는데 적합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유럽의 국가들에서 새로운 실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조건, 노동시장 제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사회협약의 정치에 한국을 비롯한 후발 산업 국가들이 주목하는 이유이다.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어 한국은 성장둔화, 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 높은 청년 실업률, 임금격차의 확대, 비정규직 문제 등 중첩된 노동시장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서는 1998년 이후 중앙차원의 노사정위원회가 설치 운영되어왔다. 하지만 정부는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노동과 자본은 노동시장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합의정신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16여 년간의 경험을 통해 산업사회에서와 같이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표면적 합의에 불과한 사회협약을 내세운다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노사정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중앙 차원에서는 정부가 장기적 경제전망을 제시하고, 이해 당사자들은 당면한 정책과제에 폭넓게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대화가 실질적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적이기 보다는 정부는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다차원적인 협력을 통한 합의를 이끌 필요가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 행위자와 조직 구조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표 간 회의를 거친 후 한두 번의 공청회로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지나치게 분산적이고 탈집중화되어 있다. 더욱이 노사를 비롯한 사회 내 이해 당사자들이 협의 과정에서 서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당장의 합의를 도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대화를 지속하고 사회 전체적 이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 주체를 확대하여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 역동성을 담당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인 노동시장에서의 갈등 조정기제가 공백으로 남아있다는 측면에서 형식적 사회 협약 체결을 넘어서 실질적인 사회 협의 제도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윤성이는 “한국사회 이념갈등의 실상과 해소방안”에서 후기산업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념갈등의 구조와 갈등의 실체를 분석하고 이념갈등 해소방안을 제시한다. 물질적 풍요와 정보화의 확산과 함께 개인들의 가치체계가 점차 후기산업사회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표출되는 이념갈등의 양상은 여전히 산업사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이념갈등 구조를 보면 자유주의(진보)=냉전이데올로기 좌파=시장경제 좌파가 동일한 차원으로 이해되며 그 반대편에는 보수=냉전이데올로기 우파=시장경제 우파가 동일집단으로 대립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사용되는 이념의 의미에는 세 가지 차원이 - ‘냉전이데올로기’ 영역, ‘경제’ 영역, 그리고 ‘사회도덕’ 영역 - 혼재되어 있다.

한국사회 이념갈등이 심각하게 표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주요 정책에 대한 진보와 보수 집단 간의 입장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편 대통령과 정당에 대한 평가처럼 정파적 이슈에 있어서는 이념집단 간에 첨예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념표상을 이용해 측정한 양 집단 간의 상호인식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결국 우리사회의 이념갈등이 가치와 정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