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교토

여름, 교토

$16.00
Description
여름 한철을 교토에서 보냈다. 교토의 북쪽, 한적한 마을에 집을 빌려 지냈다. 마당에 어린 남천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작은 집이었다. 아침 햇살이 연두 빛 나무 위로 떠돌고 밤이면 여름 공기가 고요히 밀려들었다.

여행서 <반할지도> 시리즈로 머물며 여행하는 방법을 제시해 온 저자가 이번에는 한 계절을 교토의 조용한 한 동네에 머물렀다. 길가의 고양이, 서늘한 마루, 긴 낮잠, 문득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 차게 식은 수박, 하루 두 번의 산책, 동네 빵집의 향긋한 빵 냄새, 갓 만든 따끈한 두부…. 소소한 것들이 소리 없이 빛나는 순간들을 조심스레 채집했다. 욕심 부리지 않고 느긋하게, 그래서 더욱 충만한 시간들에 대한 담담한 기록들. 스며들듯 필름 카메라로 담아낸 교토의 가만한 여름.
저자

최상희

소설가.때때로여행하고글을쓴다.동생과함께작은출판사‘해변에서랄랄라’를운영하며여행의기록을책으로만들고있다.여행서<오키나와반할지도>,<치앙마이반할지도>,<북유럽반할지도>,<홋카이도반할지도>,<제주도반할지도>와소설<델문도>,<그냥,컬링>,<바다,소녀혹은키스>,<하니와코코>등을썼다.

목차

여름의집

그여름
담담한기쁨
아침을먹는아침
숲속의도서관
별을노래하는마음
아침의숲,저녁의강
일인분의소바
가만히,마음이향하는대로
취향은금붕어

몽상가의산책

숲과책
가모가와델타와피리부는대학생
부드럽지만확고한팬케이크
오래된카페의모닝세트
작은개천이굽이도는동네
손녀의경양식집
두근두근,콩
무뚝뚝하지만내게는가끔웃어주는친구의책장같은
초록과짙은그늘의산책
은빛밤
한방향으로,마음을기울여
여름,비와커피
싱그럽게솟구치는초록
유독어떤기운의
헬로,쿠사마
어른들의거리
스며들어

우리는고양이처럼

긴낮잠,수박
동네산책
카페의첫손님
빵의위로
빵집의런치세트
박력넘치는노부부의식당
과묵한셰프,푸아그라의복숭아수프
천년의떡
오후세시,빛그림자
그것은단지접시지만
호방한할머니와소바
한밤의튀김과여행의여신
달걀모양의즐거움
여행의기약
친구의포근포근한떡

여름의무늬

여행하는책
어떻게든되겠죠
다정한식당
책물고기
이치조지의거리
어딘가로사뿐,걷기시작했다
재밌는이모의매혹적인옷장
무지개의빙수
가장오래가는것은
할머니의현명한충고
시간을들여야하는맛
바람의무늬,달의교각
하얀각설탕의카페
빗소리를내며바람이불어왔다
epilogue

출판사 서평

교토를여행할때필요한건지도가아니라느긋한마음이다.
명승지와조용히숨고를수있는비밀장소,교토사람들의일상이담긴식당과찻집,근사한가게와활기넘치는시장.그리고우연히만난아름다운장면들이조용히마음에스며든다.마치별일이라곤일어나지않는소소한일상을담은일본영화처럼.

“소리없이빛나는곳들,교토는그런곳으로이루어진도시다.”

고양이의걸음으로경묘하게,서두르거나조급해하지않고,가급적애쓰지않고산뜻하게,느슨하지만충실하게,여름한철교토를여행한기록을담은에세이.책의갈피마다가만히머무는청량한여름,담담하게아름다운교토를만난다.

여행하지않는여행
여름,한철을교토에서보냈다.?관광객의발길이거의닿지않는북쪽의작은동네에집을빌려좋아하는수박을실컷먹겠다는소박한소망을품고서.이번에야말로아무것도하지않는게으른시간을보내자고계획같지않은계획만을세우고여행을나섰다.느지막이일어나계란말이를만들고인스턴트장국을끓여아침을먹고천천히커피를내려마시고마루에배를깔고누워책을읽으며차게식힌수박을먹는다.그러다문득바깥이궁금해지면신발을꿰어신고길을나섰다.미로같은교토의좁은골목을천천히거닐며대단할것도없는날들을보냈다.?그게좋았다.

오래된도시의우아한아름다움
단정한주택가모퉁이를지나면헤이와시대가,골목끝에는아스카시대가,그바로옆에메이지시대가차곡차곡쌓여있는가하면나란히있기도하고때로는겹쳐져있는우아한도시.오랜시간켜켜이쌓인시간의흔적을소중히여기는마음과그것이오래지속되는방법을고민해온도시의모습이묘하게향수를불러일으키는곳,교토.오래된가게와오랜단골손님.도시의우아한아름다움은그들사이의암묵적인자긍심과존중에서나온다.천년된떡집과대를이어운영하는화과자점,오래된찻집과식당.그곳들은시간이지나도바래지않는명성을유지하고있다.다시찾아가도그자리에변함없이있을그곳들을생각하는것만으로도마음에가만히바람이드나든다.너무뜨겁지도냉정하지않고적절한온도를유지한채,오래도록변치않고남아있는것과장소들.교토는다시찾고싶고오래머물고싶은도시다.

조용히반짝이는곳들
교토에는좋은식당이많다.미슐랭스타를받은곳도여러군데있다.그런곳도물론좋지만동네에위치한작은식당이상당히만족스러웠던적이있다.여행전지도에가고싶은식당을잔뜩표시해두었지만산책길에서만난단정한외관의맛있는냄새가흘러나오는식당에들어가수줍게내미는접시에서최고의맛을경험하곤했다.교토는그런곳이다.작은찻집과책방,혹은잡화점.주인을꼭닮은공간을찾는것만으로여행의날들이풍요로워진다.소리없이빛나는곳들,교토는그런곳으로이루어진도시다.

우리의작고사소한여름
관광(觀光)의사전적뜻은다른지방이나?나라에가서그곳의?성덕(盛德)과?광휘(光輝)를?본다는것이다.그곳의가장빛나는것을보고오는것이다.참근사한말이다.빛나는것을보기위해많은사람들이찾는곳이라니과연그럴만한이유가있구나하고고개가절로끄덕여졌다.인파로인한피로가느껴질때면조용한숲으로갔다.혹은머문듯흐르는강가로갔다.그많은사람들은어디로갔을까궁금해질만큼조용한곳들이있다.여기가어디인가싶을정도로고요한곳에서새소리가들려올때면,그래여기가바로교토였지하고안심하곤했다.이른아침숲속의도서관,소슬한바람이불어오는강둑,깊은숲속납량헌책축제,바다소리가나는대숲,풀벌레소리가들려오는은빛밤,무지개색빙수,흩날리는햇살과싱그럽게솟구치는초록.교토의여름,우리가만나게될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