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여자 (새로운 페미니즘)

절대 여자 (새로운 페미니즘)

$14.50
Description
여자인 것과 여자로 사는 즐거움에 대하여
산다는 게 쉽지 않지만 특히 여자로 사는 것은 더 그렇다. 해서 안 되는 것도 많고,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많다. 똑 부러지게 일해야 하지만 다소곳한 태도여야 하고, 예뻐야 하지만 너무 꾸며도 안 된다. 목소리가 크면 드세다고 하고, 작으면 저래 가지고 무슨 일을 할까 의심한다. 이런 상반된 요구들 앞에서 여성들은 적당한 지점을 찾아내야 하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고는 참 어렵다. 그뿐일까 늘 강간의 위험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고, 성희롱을 당해도 관계와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선에서 넘어가야 한다. 제 때 결혼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그리고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흉내라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없는 엄마가 되고 만다. 여성의 역할이 강조될수록, 그것을 감당하는데 실패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여성들은 죄책감으로 괴롭다. 이런 현실에 놓여 있는 여자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책에는 원망이나 한탄이 없다. 그러나 아픔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방황의 시간은 상세하게 그렸다. 그것을 읽는 동안 우리는 여성의 아픔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고, 여성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힘을 합쳐 힘든 현실을 개선해나가는 노력을 하게 되지만, 저자는 그런 요구들에서 자기를 잃거나 잊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는데 방점을 찍는다. 사회 개선을 위한 노력은 페미니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행동이었지만, 자기 자신을 돌보고 공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강조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은 집단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주 특별한 존재로, 자기만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지닌 존재의 품격을 갖게 된다. ‘절대 여자’는 바로 그런 위치에 있는 여자이다. 현실에 지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여자이다. 무슨 선택을 하는가보다, 의지를 담아 스스로 선택하는 게 중요하고, 그런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저자

아드린느 플뢰리

아드린느 플뢰리는 올해 39세의 젊은 작가이다. 고등사범학교에 다니던 스무 살에 신문사 인턴으로부터 시작하여 기자가 되었으며, 15년 간 <주르날 뒤 디망쉬> 사회면의 기자였다. 사람을 좋아하고,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게 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그녀는 교육과 종교부분에서 하나의 주제를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과 종교인들의 삶과 문제들을 심층 취재해서 작성한 시리즈 형식의 기사들이 많았다. 사람이 그녀가 사는 이유이고 새로운 영감의 샘이라면, 독서와 영화는 그녀의 삶을 지탱해주는 자양분이다. 삶의 문제들을 취재하면서 그녀는 십대에 당한 강간으로 인해 막힌 자신의 욕망을 되살리게 되고, 삶의 기쁨을 알게 되면서 안정된 기자직을 떠나 전업 작가가 된다. 그녀에게 욕망은 글쓰기와 아주 가까웠기 때문에, 두렵지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자기 삶을 주도한다. 그리고 1년 후 그녀의 첫 수필집, 《여성의 오르가슴에 대한 작은 예찬Petit loge de la jouissance f minine》(Fran ois Bourin, 2015)과 이듬해 소설, 《말 밖에는Rien que des mots》(Fran ois Bourin, 2016)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7년에 나온 이 책은 그녀의 세 번째 작품이다.

목차

프롤로그 / 여자, 여성성, 그리고 페미니즘

1 어린 소녀ㅣ어떻게 자신이 여자임을 알게 될까
엄마의 딸, 아빠의 딸 내 역사의 시작
남자 같은 여자아이, 여자 같은 남자아이 한 사람 안에 있는 성의 이중성
꿈을 꾸다 추억과 선망, 욕망의 꿈을
나를 키운 1980년대의 여성들 능력과 매력 모두 있는

2 청소년ㅣ소녀들의 첫 경험
진짜 여성처럼 보이는 소녀들 위험해진 성본능
몸은 이미 여자, 마음은 아직 소녀 성본능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해
친근한 적들의 강간 합의, 성교의 전제
강간 이후의 시간 몸을 학대하고 자신을 부정하다

3 청춘ㅣ여자가 되는 길목에서 자신을 찾아가다
상처를 견디는 각자의 방식들 수녀 같았던 나의 스무 살
좋은 마초, 위험한 마초, 측은한 마초 구분하고 대처하고
보부아르의 여성성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스럽고 섹시한
여자에게 남자는 커플

4 모성ㅣ출산은 선택, 여성성은 필수
엄마냐 여자냐 모성본능
정말 행복했나요 임신 중
내 안에 갇혀 사는 시간을 끝내고 시작, 나를 사랑하는 연습

5 욕망ㅣ여성해방의 새로운 지향점
절대 여자, 솔직해진 욕망 나는 나, 그냥 나
창녀도 페미니스트도 아닌 욕망의 표현
자유를 위한 지불 경제적 부담부터 고독까지
새로운 모계사회 남자 없이, 남자를 적으로 돌리지 않고
성적 취향 확신에 찬 사회의 관습을 넘어서
무례한 유혹들 캣콜링
신은 여자를 창조했는데 왜 여성성을 억압하는 종교들

6 노년ㅣ새로운 존재, 새로운 자유
인생의 황혼 욕망과 한계를 인정하는 편안함
여성성을 가진 인간 여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스스로 빛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가는 여정

출판사 서평

: 누구를 위한 책일까
중도 성향의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대놓고 페미니즘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의 어려움을 말하면서 페미니즘의 주제들을 다루었다. 저자에게서 페미니즘은 어려운 주제가 아니다. 페미니즘이 궁금하지만 난해해서 소화하기 힘들었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아들 키우는 엄마들도 읽어볼만하다. 아들이 여자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또한 세상의 불의 앞에 분노할 줄 아는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저자가 아들과 관계하고, 아들에 대해 말하는 내용들이 아들 키우는 엄마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딸 키우는 엄마들은 딸을 자유롭고 당당하며, 자신에게 솔직한 여성으로 키우기를 원한다면 바로 이 책이 ‘정석’이다.

여자로 사는 삶이 힘들고 버거운 사람들, 함께 사는 여성 파트너를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도 읽어야 할 책이다. 사람들이 흔히 여자를 생각할 때 놓쳤던 점들을, 그래서 삶을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여성의 욕망과 여성성의 문제, 페미니즘을 이처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잘 다룬 책은 없을 것이다.

: 자신의 여성성을 배신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스트로 살기까지
“첫 섹스는 언제나 강간(보부아르)”이라고 하지만, 열여섯 살 때 남자친구로부터 그런 경험을 당한 저자 플뢰리는 후유증으로 아름답고 빛나는 20대를 무성적 여성, 섹스결벽증녀로 살아간다. 결혼 후에도 그 영향은 여전하지만, 그 자신의 고민과 신문사 기자로서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여성 자신의 문제와 페미니즘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플뢰리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성을 갖춘 한 여자가 되기까지 겪었던 그런 경험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한 여자가 되어가는 삶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페미니즘의 새로운 통찰력도 참신하고 깊이가 있다.

이야기의 시점은 플뢰리가 아이엄마이며 이혼녀, 그리고 애인도 있는 서른여덟 살의 현재이다. 그녀는 프랑스 명문 에꼴 노르말Ecole Normale에 다니던 스무 살에 시작한 신문사 사회면 기자로 15년을 일한 후, 지금은 소설과 에세이를 쓰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파리의 좁은 아파트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거주하며 자신의 여러 삶에 성실하고 책임적이지만, 또한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무엇보다 여자로서의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당하고 주체적이며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자유를 만끽하며 살기까지 플뢰리가 이겨냈던 어려움들은 사실 여성이면 대부분 겪게 되고 현재도 겪고 있는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부터 페미니즘이 발달하고 여권이 신장된 프랑스 사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여성은 차별을 겪고 있고, 남자들로부터 성적 희롱이나 폭력을 흔히 당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성동료와 나눌 수 있는 우정과는 또 다른 도움을 주는 남성동료들과 가졌던 대등하고 존중하면서 친밀한 관계에서 플뢰리는 남성이 여성의 적만이 아니라 친구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간다.

플뢰리는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여성문제와 페니미즘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그녀는 직장 내에서 급여나 직무와 관계된 여성의 차별을 비판하고, 남녀가 동등한 가운데서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를 적극 지지한다. 전통적으로 여성성과 여성의 몸을 억압하고 남성을 위한 대상으로 폄하하거나 사회의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도구화하는 남성우월주의 문화를 끝내야 한다고 본다. 프랑스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나라들에서 그리고 아랍이나 아프리카에서 여성의 권리가 제한되고 억압되는 현실에 대해 우려하고 여러 형태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

: 플뢰리의 새로운 페미니즘
플뢰리는 본성, 곧 충동과 욕망은 억압되기보다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과 부대낄 수 있지만, 그 덕분에 자신을 다듬을 기회, 본성을 억압하지 않고 승화시킬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투쟁적 페미니즘(f militant)’라고 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그들은 프랑스 내에서 페미니스트 이슈를 선점하고 운동을 주도해가고 있으나, 모든 것을 남성우월론에 반대하는 시각으로 보면서 남녀문제와 여성성을 둘러싼 삶의 복잡하고 섬세한 면들을 단순화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뢰리는 그런 투쟁적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이유들을 가지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핵심내용들 중 하나만 소개하면, 투쟁적 페미니즘은 여성의 몸과 욕망을 혐오하고 억압한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대개 미디어와 정치, 대학의 권력과 관련을 가진 지성 사회를 대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훌륭한 교육을 배경으로 사회에서 언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신들처럼 지성적이고 머리를 쓰는 사람들과 매력을 발산하며 몸을 쓰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품위 있는 여성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리스트로 만들어놓기까지 한다.

그러나 여성성은 단 하나의 형태가 아니며, 배제해야 할 여성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페미니즘은 종교나 교리가 아니다. 여성의 자연스러운 발산이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로서의 여성성은 다양하고, 모두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여성의 몸도 남성 욕망의 객체가 되는 자기소외의 대상만은 아니다. 오히려 여성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그것을 간직해서 아름답게 하는 것은 여성이 자신을 주체로 인정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성적 욕망과 쾌감에 눈을 뜨고, 연인과의 관계에 들어가는 것은 몸과 성을 통해서이고, 최소한 그것들 없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여성이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것도 머리만이 아니라 몸을 가지고서이다. 그리고 남성들과 확실한 차이를 가지고 우위에 설 수 있는 것도 몸 덕분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의 몸을 남자는 도저히 따라오지 못한다. 그리고 여자의 몸은 여성 스스로도 만족하고 남자들도 좋아한다!

그래서 플뢰리는 여자의 진짜 능력은 몸에 있다고 한다. “여자는 동질 다형으로 변화하고 동시에 계승되고 학습된다. 그것은 숨결이고 몸이면서 사회의 영혼이다!” 여성이 여기저기서 억압당하고 감춰지고 할례 당해왔던 것도 몸을 가졌기 때문이다. 페니미즘이 무엇보다 여성의 몸을 되찾는 운동이어야 할 이유이다.

플뢰리의 여성주의 시각을 간략하게 소개했지만, 이것이 이 책이 가진 풍부하고 흥미 있는 내용들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플뢰리가 겪었던 사회와 자신의 삶에 대한 지성적이고 감성적인 통찰력은 지리적이고 인종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실은 21세기 초반 페미니즘의 격랑을 사는 세계상황에서 어느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여성 공통의, 그리고 인류 공통의 관심사이고, 또한 누구나 여성으로 자라면서 공유하는,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때로 행복하기도 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