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순간살아가고,배우고,성장하고,사랑할수있다면
그곳이바로나만의나라다!
네버랜드에서원더랜드로,내삶에‘나나랜드’세우기
지금도여기도아닌,어디엔가있을나만의‘나나랜드’를찾아서
한국은여러모로극단을달리는독특한나라다.유구한역사를지녔으나세계적인IT강국이며영토가좁은데도지역색이강하다.세계최저수준의문맹률을자랑하지만독서량또한세계최저수준이다.노령화속도도출생률저하도세계에서가장빠르다.빈부격차도자살률도세계적이다.한국대중문화는한류를넘어세계시장을뒤흔들고있지만한국정치는제자리걸음수준이다.한국인은인정이많고나눔을좋아하는한편권력과자본에약하다.세계에서한국의지위와호감도는급격히상승했으나한국인에게한국이란여전히극복해야할대상이다.한국은살기좋고편리하지만한국이살고싶고행복한나라냐고묻는다면?대다수한국인은여전히고개를저을것이다.한국과한국인의현주소다.
《어디에나있고어디에도없는나나랜드》는바로이한국에서한국인으로태어난,너무나도평범한‘1990년생김도희’가한국을떠난뒤오히려한국을탐험하고한국을알아가고한국에돌아온이야기다.저자는한국사회가그려놓은트랙을사회가지정한속도대로달렸던극한의모범생이자‘유교걸’이었다.그러나평생행복을유예하며살았던아버지의갑작스러운죽음을계기로일상의행복과삶의의미에대해질문을던지기시작한다.무한경쟁사회,초고밀화도시,미세먼지,저녁이없는삶,가부장적인사회,물질과소유에대한욕구가넘치는사회에서,나이나성별또는사회적지위에따라정답이정해진궤도에서벗어나고자한것이다.
자신만의정답을찾기위한유일한길은일단멈춤이었다.
스무살까지여권도없었으나약8년간스웨덴,리투아니아,미국등한국을제외한3개국에서살았고유럽,영국,중국,베트남,콜롬비아등36개국을여행했다.한국너머에어떤삶이있는지,그삶이더아름다울지는몰랐지만실낱같은희망을안고매해다른나라로떠났다.베이비부머세대의자녀로태어난1990년대생들을‘N포세대’라고한다.처음으로부모세대보다더가난한세대이며,취업,연애,내집마련,결혼,꿈,경력개발,자아실현등인생의많은것을포기한세대라는뜻이다.한창꿈많은20대에인생의‘셀수없는중요한것’들을돈과시간부족과사회적압박탓에포기한세대.더는포기하지않고살수있는곳이있지않을까하는희망을품고,익숙한환경에서벗어나새로운착지점을탐색하며탈출에필요한연료를모으고싶었다고저자는말한다.
8:1의치열한교환학생경쟁률을뚫고스물셋겨울에16시간비행과베이징,코펜하겐두번의경유를거쳐리투아니아의20년도더된차디찬콘크리트기숙사에서20명의친구들과부대끼며5개월을살았다.공용화장실과주방,낡은침대와책상,생활환경은불편했지만‘현재에온전히집중하던환경’과‘존중과진심이담긴관계’덕분에더없이행복했던시간.그뒤다시한국으로돌아와졸업을앞두고인턴생활을하던중스웨덴대학에서전액장학금을받고공부할기회를만난다.저자에게스웨덴에서의2년은‘모든사회적기준에서자유로워지고오롯이나로서존재할수있었던시간’이었다.외적으로도사회적으로도스스로를속박하던기준을벗어던지자그제야자유에한발더가까워진것이다.
다양한‘나나랜드’에서적응하고배우고살아가며깨달은것들
리투아니아에서저자는취업,돈등미래걱정없이유일하게온전히현재에몰입해전세계각지에서온다양한친구들과부대끼며지내는동안,국적,인종,나이,학교,성정체성등우리를가르거나규정짓는껍데기를벗어던지고마음과마음이온전히이어질수있음을느낀다.또한“교육은시험을위해서가아니라,비판적인사고를통해행복할수있는방법을찾아가는과정”이라는덴마크친구의한마디로진정한교육의의미를깨닫기도한다.
깨끗하고신선한수돗물을그대로마실수있는스웨덴에서는일상전반에서‘지속가능성’을줄곧실천하는자세를배웠다.철저한분리수거,활성화된중고마켓,자전거출퇴근,슈퍼마켓의다양한친환경제품그리고운동을다이어트목적이아니라일상적인습관으로즐기는사람들.일상에서어떤음식을먹고,어떤생활방식을가지고하루하루를사느냐가모여결국내삶을전체를이룬다.다양한식습관,다양한취향을존중하는문화에서는다양한대체품이다양하게갖춰있는게당연했다.타인의식습관존중은단순히음식에대한문제를넘어,서로에대한배려이자가치관존중이었다.
외식은비싸지만요리재료는질좋고저렴해집에서요리하고친구들을초대해함께식사하는시간이늘었다.상대가좋아하는음식,먹지못하는음식에대한배려등이습관이되면서요리가개인과문화를이해하고사랑을담는매체가되었다.함께요리하는시간은결국한개인을넘어음식을둘러싼문화와나라를이해하는자리였다.채식주의자인친구를통해채식의세계를처음경험하고,한번도가보지않은다양한나라의음식을먹어보기도했고,임신한스웨덴친구에게는한국식미역국을끓여주기도했다고한다.모든사람이체형이나운동능력에상관없이자신만의방식으로좋아하는운동을즐기는문화에서,저자는몰입과자유를그리고춤을좋아하고심지어잘추기까지하는낯선자신을발견하기도한다.
결혼하지않고학생신분인상태에서임신하거나축복받는게너무나당연한문화,교수님을교수님이라부르지않고이름을부르는게더자연스러운문화에저자는기존관념이흔들린다.그러나호칭변화만으로도위계가무너졌고,무너진위계에는새롭게관계를맺는방식이자리잡았다.직업이나사회적위치,나이등은아무런제약이되지않았다.위계가없다고해서존중이사라지는것이아니라오히려상호존중이강화되었다.위계가사라진곳에평등이스며들었고,평등은자연스레‘상호존중’을이끌어내기때문이다.나이가적다고,경험이부족하다고해서무시당하지않았다.관계에갑을은없었다.
물론처음부터자신에게딱맞는,완벽한‘나나랜드’는존재하지않는다.마치유토피아가그러하듯이.저자는무엇이든너무잘해야하고잘하려고하는한국인답게스웨덴에서도스스로를너무몰아붙이다마음이고장나기도한다.그러나그과정에서누구에게나주어진시간과에너지는한정되어있으며무조건열심히할수만은없다는것,중요한것은자신의욕구에귀를기울이고제한된시간과에너지를삶에서중요한부분에잘분배해야한다는것,소진된에너지를충전할충분한여유를갖는것이중요하다는사실을깨닫는다.바로스웨덴식‘라곰’이다.
저자는스웨덴에사는동안‘라곰’을매일조금씩실천하며삶의변화를실험한다.하루를균형있게보내기위해아침일찍일어나5분간일기를쓰며하루를대할마음가짐을정리하고,몸과마음의균형을위해즐거운운동을생활화했다.라곰을지켜내고자의식적으로가장노력한부분은타인의욕구에휩쓸리지않는것이었다고한다.라곰의본질은삶전반에서개개인이자신의욕구에귀를기울이고그에맞는최적을찾도록돕고존중하는정신에있는만큼,다양한경험을통해‘나’의취향과‘나’라는사람을알아갔다.나만의라곰이중요한만큼타인의라곰도중요하기에,타인의취향,삶의기준,생활방식등을함부로판단하지않는자세도내재화했다.개인의욕구와다른사람과의조화를중시하는라곰은우리가행복을느끼는지점과맞닿아있다.행복은추상적인어떤관념이아니라,우리가개인의욕구를잘채우고가까운사람들과양질의시간을보낼때생기는신경호르몬신호이다.라곰은인간이행복감을느끼는메커니즘이잘녹아든가치관이다.
어디에나있고어디에도없는,그러나질문을계속해야할나나랜드
2021년미국여론조사기관퓨리서치센터가17개국선진국국민을대상으로삶에서가장가치있게생각하는것을물었다.한국만유일하게‘물질적행복’을1위로꼽았다.가족간의시간이나건강,즐거운경험보다더좋은차,더큰아파트등을행복의척도로삼는다는것.사람을물질적인조건으로재단하는것이‘아무렇지않게된’이들이,물질이부족하다는이유로가능성을미리포기하는이들이우리주변에너무나많다.
숱한고민끝에저자가다시한국으로돌아오기로결심한이유는,한국을떠나찾고살아본‘나나랜드’에서깨달은행복을실천하기위해서였다.세계에서가장행복한나라중하나인스웨덴사람들은그저그곳에살기때문에행복한것이아니었다.타인의기준을충족하기위해서가아니라자신의기준에귀기울이는삶을살며,가족과의시간,환경,지속가능성과휴식등삶에서소중한것들을오롯이지켜내고,개인의다양성을제도적문화적으로인정하는공동체문화를일구어냈기에행복에가까워진것이다.
한국에서행복한‘나나랜드’를세우기위해저자는오늘도사소한투쟁과다양한질문과일상의깨달음을놓지않고있다.결혼식의본질을잊은채효율과돈에만급급한결혼산업에휩쓸리지않으려고직접웨딩플래너가되어주도권을지켜냈다.한번은영국인남자친구와함께버스를기다리다가,타자마자본능적으로자리를찾아사람들사이를비집고서둘러앉았으나남자친구는마지막손님으로버스에올랐다.경쟁이심한우리사회에서무엇이든빨리,그누구보다먼저쟁취해야한다는경쟁심을체득하고말았다는반성이뒤따랐다.‘빨리빨리’와효율이우선가치인한국사회이지만,저자는분주함과바쁨은분명다르다고강조한다.바쁜것은가고자하는방향이분명하고그목표을이루기위한가치를실현하고자나아가는과정에서나타나는반면,분주함은가치도,방향도,우선순위도없이그저쏟아지는것들을쳐내며시간에휩쓸리는것이다.
한국에돌아온지5년째,한국에서탈출을꿈꾸던저자는한국에사는지금더는불행하지않다고선언한다.남의눈치보지않고,타인의시선이나말에상처받지않고,상처받더라도훌훌털어내버리고,자신의삶과주변사람들에게솔직하되나의삶은내삶대로,타인의삶은타인의삶대로존중하려는노력이행복의기원이다.한국에서편리하게살고있으나과연편안하게살고있는지에대해서도계속질문한다.한국에서한개인의진정한자유시간은퇴근후와주말뿐이다.그러니싸고맛있는식당과집보다훨씬더편안하고아름다운카페가즐비하고,곳곳에쇼핑할거리와유흥거리가가득한우리나라의환경이란,바쁜현대인에게천국일지도모른다.그러나편리한생활이반드시편안한삶은아니다.삶의자유와행복을위해소비에저항하는연습이필요함을느끼며,인생이라는줄위에서균형을찾고지속가능한삶을계획하는것이중요하다.
제도는당장바꾸지못한다해도스스로어떻게매순간을살아갈지는선택할수있다.살고싶은대로삶을설계하고,좋아하는사람들과매일연결되는시간을보내는것.매일용기있는개인주의자선언을하자는것.스스로가누군지,어떤삶을살고싶은지토대를쌓아가면일과미래도더욱분명해진다.방향성은갖되더는미래에집착하지않는대신,지금눈앞에벌어지는일에최선을다하고마음이일어나는대로행동하자는것이다.어쩌면우리가다름을낯설어하고남들과는비슷한선택을하는게당연한결과일지도모르겠다.그러나이당연한사실들이우리를행복하지않게한다면,이당연한것들이잘못되었다는신호일것이다.
적극적으로실패하고방황할때,비로소우리는삶에서어떤가치를추구하며살것인지,어떤사람들과함께살아갈지에대한자기만의답을내릴수있다.우리는모두각양각색의‘나나랜드’를꿈꿀자격이있고,그곳을찾아질문하며떠나고정착하고만들어갈수있다.내삶을타인에게뺏기지도,타인의삶을함부로재단하지도말자.우리는어떤모습으로든달라질수있다.나만의모양과방향은나만이만들어갈수있고,그래야한다고믿는다.진정한자기자신은익숙한것,익숙한사람들로부터거리를두고나를둘러싼세계를확장해나가는과정에서발견할수있다.그용기는익숙한것에서거리를두고익숙한것에‘왜?’라는질문을던질때생긴다고굳게믿는다.익숙한것과의결별인여행은가장나다운나를찾기위한첫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