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 어떤 생이 다녀갔다 (진연주 연작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이 방에 어떤 생이 다녀갔다 (진연주 연작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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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장 지독한 고독은 타인을 호명하는 나의 언어 속에 존재한다
방의 기억, 혹은 불안의 변증법. 진연주 연작소설집 『이 방에 어떤 생이 다녀갔다』.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결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심사위원 류보선 우찬제 이순원 이인성 이혜경)는 평을 받으며 등단한 진연주 작가는 첫 장편 《코케인》(문학동네)을 통해 한국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바 있다. “서사보다는 내면에, 사건보다는 문장에, 대사보다는 침묵에 더 힘을 기울인 소설”(류보선)이라는 평을 받은 진연주 작가는 그의 첫 소설집에서 한층 더 세련된 언어 감각을 선보인다. 진연주의 장편이 “감각과 이미지와 우연만으로도 서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또렷한 언어로 증명”했다면 이번 연작소설집은 그 서사마저도 방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해 내면화하고 응축해냄으로써, 현대인의 고독을 더 아프게, 더 도드라지게 승화해낸다.
저자

진연주

저자진연주는1968년서울에서태어나2008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장편소설코케인』을펴냈다.

목차

_방
_검은방
_눈먼방
_허공의방
_이방에어떤생이다녀갔다

작가의말
해설_김형중

출판사 서평

문제적장편소설『코케인』으로문단의주목을받아온진연주작가의첫소설집
200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서“결점을찾기힘들정도로완성도가높았다”(심사위원류보선우찬제이순원이인성이혜경)는평을받으며등단한진연주작가는첫장편『코케인』(문학동네)을통해한국문단에신선한바람을몰고온바있다.“서사보다는내면에,사건보다는문장에,대사보다는침묵에더힘을기울인소설”(류보선)이라는평을받은진연주작가는그의첫소설집에서한층더세련된언어감각을선보인다.진연주의장편이“감각과이미지와우연만으로도서사가만들어질수있다는것을또렷한언어로증명”했다면이번연작소설집은그서사마저도방이라는특수한공간을통해내면화하고응축해냄으로써,현대인의고독을더아프게,더도드라지게승화해낸다.

말들로타인을지시하는일의허망함과충만함에대한말들
고독은타인의배제,타인과의단절속에서일어나는현상이아니라,타인을의미화하는데실패하는자신속에존재한다.“…그것은한없는망설임의자세다.분리도불안하고관계도불안하다.혹은분리도원하면서관계도원한다.그럴때,그깊고황량한망설임속에서‘말’들이태어난다.타인에도달할수없음의외로움에대한말들,나에대해서만존재하는일의고독함에대한말들,말들로타인을지시하는일의허망함과충만함에대한말들…”(김형중문학평론가)이그것이다.

여기에실린다섯편의단편들은,각각의제목이암시하듯모두어떤‘방’에스스로를유폐시켜버린‘나’의이야기다.그들모두에게는모종의트라우마가있는데,그것은대체로독한사랑후연인과의이별일경우가많고,심한경우모친에의한방화살해시도일때도있다(「검은방」).자기유폐는아주철저해서,이들은거의‘그무엇에대해서도있지않은’상태에도달한다.“애초부터무엇이되거나무엇을하고싶다는생각을가져본적이없”(「방」)는듯한삶,“소파에누워가급적아무런짓도,생각도하지않으려고최선을다하는”(「허공의방」)삶,“더욱어둡고앙상해지도록결정된”(「검은방」)삶을사는그들에게,‘방’이란말의정의는“놀라움없이,기대없이,확신없이,녹초가되지도않고미치광이가되지도않으면서.넘어오는빛줄기하나없이아침이오고밤이오는곳.충분히붙들려있고충분히사라진곳”(「검은방」)이다.간단히말해그들은모두‘친밀성(관계)불안증’환자들이고,각종의이름을단방들은그불안으로부터그들을보호해주는도피처다.방은“환영에불과한,관계라는위협으로부터격리된공간”(「검은방」)이자,‘오로지나에대해서만있음’을보장해주는공간이다.

우리둘은한번도겹치지않았다.네가너무빠르거나내가너무빨랐다.네가너무늦거나내가너무늦기도했다.너는쉬지않고돌아왔지만네가돌아올때마다나는그장소에없었다.그리고내가그장소에있을때너는돌아오지않았다.너는기다리지않으면오지않았고,기다리지않아도왔고,기다려도오지않았다.네가오지않는날의방은도처에서볼수있는흔한방에지나지않았다.무엇인가가철렁내려앉지도,갈팡질팡하지도,산산조각나지도않았으며증오나분노같은강렬한의지도없었다.그렇다고해서설렘이나그리움같은게있는것도아니었다.그러니까네가오지않는날의방은철골과시멘트와나뭇조각으로이루어진사각에불과했다.사각형안에서,그리고밖에서,너와나는항상어긋났다.너는그어긋남이우리의관계를유지해줄거라고했다.너는그것을거리라고불렀다.
「허공의방」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