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H. 카 러시아 혁명 (1917-1929)

E. H. 카 러시아 혁명 (1917-1929)

$19.00
Description
러시아 혁명 100주년, 지금이야말로 이 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 H. 카가 30년 넘게 몰두한 러시아 혁명사 연구의 정수가 담겨 있는 『E. H. 카 러시아 혁명』. 1917년에서 시작해서 1929년으로 끝나는 이 책은 혁명의 발발부터 전쟁과 내전, 전시공산주의, 신경제정책, 5개년 계획, 농업 집단화, 독재의 시작 등으로 이어지는 혁명 직후 10여 년의 기간을 다루며 혁명의 딜레마가 어떤 식으로든 처리되고 스탈린 독재의 기틀이 마련되면서 향후에 소련 체제가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 시점까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혁명이 추구했던 이상이 내전과 식량난, 경제적·사회적 압력이라는 소비에트 체제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장벽에 부딪히면서 전시공산주의와 신경제정책 등 혁명 전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을 카는 집요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감정과 교조를 배제하면서도 공감하는 방식으로 혁명의 성과와 오류를 기록한다. 냉정하고 공평하게 혁명의 세부적인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저자

E.H.카

저자E.H.카(EdwardHallettCarr)는기념비적인역사책《역사란무엇인가》의저자로잘알려진E.H.카(1892-1982)는영국의정치학자이며역사학자였다.케임브리지대학을졸업한뒤1916년부터20년간영국외무부에서일했다.이당시카는‘러시아혁명정부’를상대로영국등서구가추진하던무역봉쇄에관한업무를맡기도했다.1936년웨일스대학교수로서국제정치학을강의하다가1947년에물러났다.제2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41년부터1946년까지《타임스》부편집인으로지냈으며이후국제연합의세계인권선언의기초위원회위원장으로도활약했다.
무엇보다카는‘소비에트러시아’에대한세계최고권위자였다.카는소비에트러시아에대한연구와집필에평생을몰두했으며,그결과물로1950년1권부터1978년마지막권까지28년동안총14권으로《소비에트러시아의역사HistoryofSovietRussia》가출간됐다.
“역사는현재와과거의끊임없는대화”라는카의유명한묘사처럼,전쟁과혁명으로상징되는20세기의한역사를매우냉철하게분석하고“수정같이명료”하게서술했다.지은책으로《양차대전사이의국제관계1919~1939InternationalRelationsbetweentheTwoWorldWars1919-1939》,《20년의위기1919~1939TheTwentyYears’Crisis1919-1939》,《민족주의와그후NationalismandAfter》,《새로운사회TheNewSociety》,《1917년:전과후1917:BeforeandAfter》,《미하일바쿠닌MichaelBakunin》등이있다.

목차

머리말―5
연대표―7

1.1917년10월―13
2.두세계―25
3.전시공산주의―41
4.신경제정책의휴식기―54
5.새로운소비에트질서―65
6.가위모양가격위기―81
7.레닌최후의날들―96
8.스탈린의부상―107
9.소련과서구(1923~1927년)―131
10.소련과동방(1923~1927년)―146
11.계획화의시작―162
12.반대파의패배―174
13.농업의딜레마―185
14.산업화에따른진통의고조―196
15.1차5개년계획―210
16.농민의집단화―227
17.독재의양상―241
18.소련과세계(1927~1929년)―256
19.역사적관점에서본혁명―272

해제―281
옮긴이의말―321
1917~1929년에관해더읽을거리―329
찾아보기―330

출판사 서평

E.H.카의불편부당하고‘수정같이명료한’러시아혁명사

혁명의기원에서좌초까지…혁명의딜레마와세계사적반향에대한집요한추적
2017년러시아혁명100주년,독점계약한국어판정식출간


1917년‘세계를뒤흔든열흘’이래올해(2017년)는러시아혁명100주년이되는해이다.“1917년러시아혁명은역사의전환점이었으며,후대의역사학자들에게20세기최대의사건으로평가받는것도당연한일일것이다.프랑스혁명이그렇듯이,러시아혁명도한쪽에서는인류를과거의억압에서해방시킨이정표로찬양받고,다른쪽에서는범죄이자재앙으로비난받는식으로오랫동안계속해서양극단의평가를받을것이다.”라는E.H.카의말처럼,러시아혁명은“보수주의자에게는도깨비같은괴물이었고급진주의자에게는희망의횃불”같은존재였다.
“역사는현재와과거의끊임없는대화”라는카의유명한묘사처럼,카는전쟁과혁명으로상징되는20세기의방대한역사를매우냉철하고‘수정같이명료하게’서술했다.이책《E.H.카러시아혁명》은카의방대한역사서술의한부분이며,카의러시아혁명사연구의정수이기도하다.

‘왕따’역사학자의러시아혁명사연구

《역사란무엇인가》의저자로잘알려진카는(국내에서는잘알려지지않은)‘소비에트러시아’의세계최고권위자였다.카는영국의전형적인보수성향중산층의아들로태어나모범생으로대학을졸업한1916년에하급직원으로외무부에들어가1936년까지20년동안외무부에서일했다.처음에는볼셰비키에적대적인시각을갖고있었으며,레닌의혁명정부를상대로영국등서구자본주의가벌이는무역봉쇄를시행하는역할도맡았다.그러나러시아내전을거치면서,처칠을필두로한대對소비에트강경파에맞서러시아혁명정부를인정하고그들과공존해야한다는입장을갖게됐다.이러한일종의온건한현실주의는제1차세계대전종전부터제2차세계대전발발까지를살피며국제정치에서평화의조건을모색한책인《20년의위기》(1939년)으로집약된다.
1936년외무부에서사임한뒤웨일스대학에잠시몸담았다가,제2차세계대전중인1941~1945년에《타임스》부편집인으로일했다.이시기에는대공황이후결국전쟁으로폭발한자본주의의무질서함,그리고그와대비되는소련계획경제의성장을목도하면서정치적으로점차왼쪽으로옮겨갔다.또다른전쟁을막기위해서는온건한사회주의적유럽연합을건설해야한다고주장했다.그렇지만당시카가염두에둔사회주의는권위주의와사회민주주의가결합된다소모호한성격이었다.
카는마르크스주의자체에는기본적으로동의하지않았지만,대공황과양차대전으로점철된자본주의위기의시대에계획화와전체주의에호의적인시각을견지했다.그때문에보수적인기성학계에서왕따에가깝게배척당했다.하지만오히려그것이소비에트러시아의역사에대한연구와집필에몰두하는계기가됐다.그결과물이1권이나온1950년부터마지막권이나온1978년까지28년동안열네권으로펴낸《소비에트러시아의역사》(1950~1978년)이다.
그와중에1955년케임브리지에자리를잡은뒤반反볼셰비키역사학자들의이념공세에계속시달리던카가“당파적”역사가인자신을옹호하면서반격에나서며쓴책이《역사란무엇인가》(1961년)이다.경험적사실에매몰된보수주의역사학에일침을가하면서역사학자는필연적으로시대와사회의일부이며,오히려그런처지를기꺼이인정해야만사실을선택하고해석하는데서상대적객관성을획득할수있다는것이었다.그리고14권의출간을끝낸직후인1979년에이대작을일반독자용으로간추린것이바로이책이다.이책에는카가30년넘게몰두한러시아혁명사연구의정수가담겨있는셈이다.

러시아혁명에대한세가지관점

1917년혁명이일어나자마자러시아자체에서나외부에서나이충격적인사태를파악하고이해하려는시도가생겨났다.초창기에혁명을현장에서직접경험한이들이목격담을쓴이래,크게세가지의시각에서러시아혁명을바라보는역사서술이있었다.
서구에서는특히제2차세계대전이후냉전이시작된뒤로보수반공주의역사학자들이소련사회를이해하기위한토대로혁명의역사에주목했다.그런데그들이보기에,혁명은극소수볼셰비키의음모로일어난일종의쿠데타였고,대중의지지를얻지못한볼셰비키세력은체제유지를위해일당독재와전체주의,반대세력에대한가혹한탄압을계속할수밖에없었으며,그때문에결국소련은무너질운명이었다.이학자들은편견에사로잡힌나머지기본적인사실도왜곡하기일쑤였고,무엇보다도노골적인선입견때문에객관적현실을외면했다.《역사란무엇인가》에서“최근10년동안영어사용권국가들에서소련에관해쓰인……글들가운데상당수는상대방의마음속에서일어나고있는것을가장기본적인수준에서조차상상적으로이해할수없었기때문에망가져버렸”다고카가꼬집은것이바로그들이다.
한편마르크스주의자나트로츠키주의자가아닌입장에서이런보수반공주의에반기를들고사실에충실한역사를추구한독보적인인물이카이다.카는소련체제를독특한형태의산업화·근대화과정을거치는국가로바라보며내재적접근을한다는점에서두드러진다.카의연구는두가지점에서냉전적시각의주류역사와갈라선다.무엇보다도러시아혁명이볼셰비키의음모적쿠데타가아니며,오히려19세기말이래로끊임없이자생적인봉기와반란을일으킨대중이혁명의주역이라고본다.10월혁명에서가장적극적인세력이었던볼셰비키조차끝까지임시정부를무너뜨리는봉기를주저했다는사실이이를입증한다.또한카는차르체제는스스로개혁하지못해서자멸해버렸고,그것을대체한부르주아민주주의역시대중의끓어오르는정치적·사회적열망을만족시킬해법을내놓지못했기때문에무너질운명이었다고단언한다.1917년10월의순간에러시아앞에놓인길은사회주의뿐이었다는것이다.
카는누구보다도충실하게혁명의역사를추적하고기록했지만,좌우어느쪽에서도받아마땅한만큼의관심을얻지못했다.광의의수정주의학파의선구자라고볼수있건만,냉전의한가운데서어느한쪽편에도서지않았던터라많은이들이카의방대한저서를제대로읽지도않았다.
다른반대쪽에는소련의공식혁명사가있다.스탈린시대에스탈린이혁명에서맡은역할을과대포장하면서생겨난공식혁명사는소련사회의변화에따라여러차례굴곡과변천을겪었지만,기본적으로혁명의과정을필연성으로옹호하는성격이강하다.혁명승리를강조하고체제의정당성의원천으로서혁명을계속소환해야했기때문이다.한국에서러시아혁명에대한관심이가장컸던1980년대에가장널리읽힌혁명사도브레즈네프시대인1969년소련사회과학원에서대중용역사책으로펴낸책을번역한《소련공산당사》이다.(1985~1992년에는전6권으로출간됐고,1987~1991년에는《러시아혁명사》라는제목으로전3권이출간됐다.)《러시아혁명사》로나온세권은도합20만부가까이팔렸다고하니,1980년대후반한국에서러시아혁명에대한관심과열기가어느정도였는지가늠이된다.카의이책역시1980년대에출간된적이있지만,당시에는독자들의관심을많이끌지못했다.1980년대에민주화를열망했던한국인들은민중운동의이념적근거와실천적지침을찾기위해러시아혁명을읽었는데,10월혁명이부딪힌갖가지딜레마와한계를냉정하게정리한카의설명보다는자랑스러운승리의역사를열정적으로서술하고도식적인혁명방법론을제시하는소련공식역사서가더환영받았던탓이다.그렇지만그런열렬한관심은1991년소련이붕괴하자차가운무관심으로바뀌었다.그런의미에서본다면,오히려혁명의열기가식은지오래인지금에야이책의의미를제대로살펴볼수도있을것이다.

혁명의딜레마와“사회주의부정그자체”

1917년에서시작해서1929년으로끝나는이책의서술은혁명의발발부터전쟁과내전,전시공산주의,신경제정책,5개년계획,농업집단화,독재의시작등으로이어지는혁명직후10여년의기간을다룬다.혁명의딜레마가어떤식으로든처리되고스탈린독재의기틀이마련되면서향후에소련체제가나아갈방향이정해진시점까지를집중적으로살펴본다.애초에혁명이추구했던이상이내전과식량난,경제적·사회적압력이라는소비에트체제의생존자체를위협하는장벽에부딪히면서전시공산주의와신경제정책등혁명전에는미처예상하지못했던정책이실행되는과정을카는집요하게추적한다.
볼셰비키만이아니라당대의모든마르크스주의자들이예상하고기대했던세계혁명,즉선진자본주의유럽의동시혁명이감감무소식인가운데,오히려러시아혁명정부는유럽각국정부의지원을받는백군의공격에시달렸다.혁명직후벌어진내전은가뜩이나어려운경제를더욱피폐하게만들었다.이책에서도계속등장하는것처럼곡물수확이풍작인지흉작인지는혁명의생존여부를좌우할정도로소비에트정부의초미의관심사였다.그만큼사회주의의물질적토대가취약한상황에서공산당지도부는계속해서딜레마에맞닥뜨렸다.
카가보기에,이런정치적·군사적위협과경제적곤란에대해볼셰비키지도자들은저마다다른해법을내세우며이합집산을했고,논쟁의결과로당중앙위원회에서잇따라내놓은포고령과정책이혁명의항로를결정했다.그런데사회주의적목표를달성하기위해사용된수단은종종“사회주의의부정그자체”였다.제헌의회해산,일당국가로의변신,강제적농업집단화등을거치면서혁명의이상은점점변질됐다.사회주의와민주주의는완전히분리됐으며,강제적농업집단화는엄청난비극을초래하고소련사회에지워지지않는상처를남겼다.카는이과정을추적하면서계속해서질문을던진다.이런결말은혁명의이상이직접적으로낳은논리적결과인가,아니면혁명의이상에대한배신인가?배신이라면누가어떻게배신한것인가?스탈린독재체제는레닌이추구했던혁명의연장선에있는가?아니면레닌주의를뒤엎은결과인가?카는스탈린과레닌의연속성을인정하면서도레닌의진정한국제주의와마르크스주의,평등주의,그리고스탈린의민족주의와권력욕,국가주의와피상적인사회주의를구별한다.일례로카는아이작도이처에게보낸편지에서이렇게말한다.“소련의역사는레닌이73세가아니라53세에죽고,스탈린이53세가아니라73세에죽었다는‘우연한사실’에영향을받았으니까요.”

흥분과열정,저주와비난이아닌,혁명에대한시선

소련체제가아직건재하던1979년에카가최종적으로평가하는것처럼,“혁명의기록은결함과모호함으로점철됐다.하지만혁명은현대의다른어떤역사적사건보다도세계전체에걸쳐더심대하고지속적인반향을미치는원천이었다.”현실의사회주의가생명을다함에따라언뜻보기에이런지속적인반향역시잦아든것처럼보인다.체제경쟁의상대이자냉전의적수가사라진세계에서신자유주의로변신한자본주의는거침없이활개를친다.혁명자체가반향을미치기보다는혁명의기억을미연에차단한다는합의만존재할뿐이다.
올해로100주년이되지만,러시아혁명은누구도기념하지않으며,무관심과냉대를받고있다면지나친과장일까?70여년동안존재했던‘현실사회주의’체제는사라지면서어떤교훈을남겼을까?과연러시아혁명이던진질문이아무쓸모도없는걸까?혁명이건설하고자했던사회는스스로명을다했지만,그렇다고해서마치혁명이아예일어난적이없던것처럼무시해도되는걸까?러시아혁명은“‘하층계급들’이더이상옛날방식으로살기를‘원하지않고’,‘상층계급들’이더이상옛날방식을유지할‘수없을’때,그리고억압받는계급들의고통과곤궁이평상시보다한층더극심해질때,혁명은일어난다.”는,1915년레닌의예언이고스란히들어맞은혁명이었다.아무리외면당한다해도러시아혁명은프랑스혁명과더불어인간의삶의방식을뿌리째뒤흔든사건이며,오늘날우리가사는세계를심대하게변형시켰다.
이책에서카는감정과교조를배제하면서도공감하는방식으로혁명의성과와오류를기록한다.냉정하고공평하게혁명의세부적인과정을서술하고있다.흥분과열정,환멸과저주,비난과무시가가라앉은지금이야말로이책이필요한시점이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