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 (연애에 관한 여덟 가지 시선)

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 (연애에 관한 여덟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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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연애하는 삶’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테마 시집.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지원을 받은 젊은 시인들의 앤솔러지로, 연애의 사소한 흔들림을 포착한 48편의 시가 실려 있다.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여덟 명의 시인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삶과 사랑을 노래한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묻는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한 사람의 고유한 언어를 온전히 읽어내려는 노력은 당신의 연애와 얼마나 다르냐고. 뜨거운 말들로 펄떡거리는 이 시집은 한국 현대시의 오늘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저자

박세미

1987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4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다.

목차

여는글참으로난해한사랑|황유원004

「뜻밖의먼」외5편|박세미011
「여름의집-Everything」외5편|배수연025
「연안으로」외5편|안태운039
「휴일의말」외5편|정현우063
「주말」외5편|최지인079
「정원에서」외5편|홍지호099
「검고맑은잠」외5편|황유원117
해설‘우리’라는믿음|이재원(문학평론가)141

출판사 서평

“마음은누구의것입니까”
연애시를읽는시간,일상을변주하다!
8인의시인이꿈꾸는‘연애하는삶’

‘연애’를꿈꾸지않는이가있을까.연애란일상에던지는잔잔한파문이다.고요하게흐르던일상은연애를만나물결치고,우리는낯선흐름에기꺼이몸을맡긴다.그것이나를어디로데려다줄지도모르는채!그러므로연애이후삶은‘여기보다어딘가에’닿아있다.

박세미,배수연,안태운,이병철,정현우,최지인,홍지호,황유원등현재문단에서가장주목받는8인의젊은시인이『그래,사랑이하고싶으시다고?』에서‘연애’를테마로각자6편씩48편의시를모았다.동일한테마임에도이책에실린시들은각자의연애에대해고유한목소리를내고있다.여는글에서시인황유원은시를읽는것만큼사랑할수있는능력을실전에서의큰상처없이연습해보기좋은장도드물것이라고말한다.
“이중에는당신과비슷한문법을지닌시인도있을것이고,그런시인의시는분명다른시들보다쉽게읽힐것이다.동질감과편안함을느끼게되는것,그것도사랑이다.그러나우리는때로자신과정반대의사람,좀처럼읽히지않는사람과도사랑에빠진다.그것은해석할수없어위험한기호들로가득찬,그렇기에매일매일다른세상을열어젖히는기쁨을안겨줄기호들의노다지!”_여는글「난해한사랑」에서

이낯선흔들림이안주하는일상,단조로운연애를변주하고변모시킬것이다.저마다의방식으로사랑하는시들을통해나의연애,나의삶을들여다보자.

뜨겁고낯선

남자의그림자속으로그녀의그림자가들어가고/짙어진부분은쉽게뜨거워졌다/그림자의교집합이사라질때/그녀는자신의맨발을쳐다보았다_박세미,「미미」에서

원숭이들은/밤하늘을보고아름다움을알까/원숭이들은서로의목덜미에/불을가져다대는놀라움과슬픔을알까_배수연,「여름의집-Everything」에서

연애란‘그림자속으로그림자가’들어가는일.짙어진부분은쉽게뜨거워지지만,그교집합이사라지면자신의‘맨발’을내려다보게되는일이기도하다.또한서로의목덜미에불을가져다대는그선뜻함에서놀라움과슬픔을깨닫게되는일이기도하다.박세미와배수연의시를통해우리는뜨겁고낯선연애를추체험한다.

감지하고감각하기

그사이대상없는냄새가풍기기시작한다/너는냄새라고발음하지않는다/너는심증으로만숲을깨닫고/주위를돌고있다냄새를달래면서/너는각별해진다/너는이름을모른다_안태운,「그것에누가냄새를지었나」에서

얇은살갗하나뚫지못하면서너는,식물의심장까지어떻게바늘을밀어넣은거니//비가아파서우산을펴는사람이있다_이병철,「장마냄새」에서

그럼에도사랑하는대상을온전히알기란어렵다.안태운의시에서처럼그것은‘감지’를통해서만가능할‘대상없는냄새’인지도모른다.이병철의시에이르러감지는‘감각’으로바뀐다.나의심장까지바늘을밀어넣은너를감각하던화자는‘비가아파서우산을펴는사람’이다.

맞춰보며위로하기

만남이란때론보이지않던/손금이어느날보일때/금간손바닥을/천천히맞추어보는것._정현우,「손금」에서

아내가운다부족한/생활비때문일까나는아내의손을/잡고어릴때얘길한다
(…)
언젠가눈오는들판에서/사진찍자아무도없는들판에서/팔짱끼고_최지인,「노력하는자세」에서

정현우와최지인의시에서연애란마냥아름답고행복하기만한것은아니다.우리는각자의‘손금’처럼운명적으로다르고,거스를수없는차이는관계에빗금을낸다.‘금간손바닥’을천천히맞추어가는일이이시가들려주는연애의방식이다.연애가생활로넘어간지점은어떤가.최지인의시에서아내란고통을함께견디는나의분신이다.그아내와손을잡고어릴때이야기를하는것,이사소한행위가때론우리를구원한다.

조금씩녹이기

그때부터너의추위를느껴보고싶었지그때부터/너의추위를느끼고싶어서/떨면서자고있는너를안았는데//자꾸만따뜻해지는것이다자꾸/따뜻해지기만_홍지호,「기후」에서

나는네게전화를걸려다말고잠깐/복도로나와보라는문자를보낸다
(…)
내게는아까부터내리고있던눈이/뒤늦게네게도내리고있었다_황유원,「밤눈」에서

그럼에도연애란올곧게혼자임을각인시킨다.서로다가갈수록좁힐수없는거리는명징해진다.황유원과홍지호의시는이거리감을미화시키지않는다.너와나사이에는분명히다른‘추위’와다른‘눈’이내리고있다.아무리노력해도우리는같은추위와같은눈을맞을수없을것이다.다만내게내리던눈이네게도내리는순간,너의추위를느껴보고싶은순간이모여너와나사이의거리를조금씩녹여갈뿐이다.

이책에실린시들은한사람을사랑하는일과한사람의고유한언어를온전히읽어내려는노력이다르지않다는걸보여준다.연애가끝날때좋든싫든전과는다른사람이되는것처럼이책을만난독자역시분명전과는다른연애,다른삶을꿈꿀수있을것이다.

2017년우리에게찾아온봄은여러의미에서특별하다.이계절의시작에서젊은시인들은묻는다.연애시읽는시절이다시찾아올까?시가주는순수한기쁨을다시만끽할수있을까?『그래,사랑이하고싶으시다고?』는이러한열망이만들어낸소중한결과물이며,기성문단의시스템에서벗어나새로운판을통해보다다양한독자들과만나고자하는젊고유망한신진들의실험이자도전이다.